탈북자를 소재로 한 콘텐츠 바람이 불고 있다.
23일 문화계에 의하면 배우 겸 영화감독, 작가인 유지태 씨가 최근 탈북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웹툰 ‘안까이’ 연재를 시작했다.
유지태 배우의 소속사인 비에이치엔터테인먼트 측에 의하면 그가 영화 제작을 위해 집필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웹툰·웹소설 프로덕션 콘텐츠랩블루와 카카오페이지에 웹툰 ‘안까이’를 연재하고 있다. ‘안까이’의 그림은 영화 ‘강철비’의 원작 웹툰 ‘스틸레인’의 제피가루 작가가 맡았다.
안까이는 함경도 사투리로 아내 또는 내 여자라는 의미이다. 웹툰 ‘안까이’는 탈북자 여성 김옥, 그녀를 빚 담보로 맡게 된 조선족 청년 청림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개인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어두운 사회, 극단적인 관계로 시작한 만남이 점차 진정성을 발휘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태 작가는 그동안 단편영화 ‘초대’ ‘나도 모르게’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 ‘자전거 소년’ 등을 연출해 공개했고, 2013년 장편영화 데뷔작 ‘마이 라띠마’로 프랑스 도빌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웹툰 작가로 데뷔하며 새로운 장르에 발을 들이게 됐다.
에세이 베스트셀러 작가인 이지성 씨는 ‘이지성의 1만 킬로미터’를 출간했다. 차이정원 출판사에서 나온 책으로, 부제는 ‘그들은 왜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나는가?’로 탈북자들의 험난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은 최근 교보문고, 인터넷 서점 알라딘 등에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이지성의 1만 킬로미터’는 북한의 쉰들러라고 불리는 슈퍼맨 목사를 주인공으로 하는데, 그는 탈북자 4000명의 탈출을 도우면서 중국 공안에 8번 체포되고 3번 감옥에 다녀왔다. 이지성 작가는 5년 동안 이 목사의 후원자로 탈북자 구출, 한국에 이들의 현실을 알리는 일 등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중국 단둥과 라오스, 태국 등에서 활동한 내용을 에세이로 쓴 것으로 보인다.
이지성 작가는 ‘꿈꾸는 다락방’ ‘리딩으로 리드하라’ ‘에이트’ 등 에세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당구 여신 차유람 씨와 결혼했다. 전 국가대표인 차유람 이겨내컴퍼니 대표는 국민의힘 문화체육특보로 활동하기도 했다.
송중기 배우가 주연을 맡은 탈북자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도 공개될 예정이다.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마리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로기완’은 여성 감독인 김희진 씨의 작품으로, 최성은, 조한철, 김성령, 이일화 등이 출연한다. 송중기 배우가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로 팬들의 인기를 재확인하고, 한국형 SF 영화인 넷플릭스 ‘승리호’에 이어 선보이는 작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원작인 ‘로기완을 만났다’는 조해진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2011년 창비에서 출간됐다.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는 함경북도 온성 제7 작업반에서 태어나 자란 로기완이 혼자 생존을 위해 벨기에로 밀입국하고, 브뤼셀을 배경으로 로기완과 그의 행적을 추적하는 작가 나의 이야기다.
조해진 작가는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 ‘단순한 진심’ ‘완벽한 생애’, 단편집 ‘빛의 호위’ ‘환한 숨’ 등을 발표했다. 신동엽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민중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받은 여성 소설가다.
탈북자를 소재로 한 콘텐츠는 남한에서 거주 중인 탈북자가 3만명을 넘어서며 최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새로운 논란이 되고,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가 개관 3주년 축제에서 북한 인권 전시회 등을 진행하면서 관심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탈북자를 소재로 한 콘텐츠는 그동안 꾸준히 만들어졌다. 영화 ‘야차’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2022년), ‘윤희’ ‘신이 보낸 사람’(2014년), ‘용의자’ ‘48미터’(2013년), ‘풍산개’ ‘무산일기’ ‘두만강’(2011년), ‘국경의 남쪽’(2006년) 등이 있다. 이 영화들에는 설경구, 박해수, 양동근, 이엘, 송재림, 최민식, 차인표, 심혜진, 유해진, 공유, 박희순, 김인권, 홍경인, 윤계상, 김규리 등이 출연했다.
소설 작품도 있다. 올해 윤순례 소설가는 탈북자에 대한 연작 소설집인 ‘여름 손님’을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권오경 작가는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는 외국인을 등장인물로 하는 ‘인센디어리스’를 문학과지성사에서 발표했고, 한국계 캐나다 작가인 앤 신은 영어 소설 ‘마지막 망명자’를 출간했다.
국내에 거주 중인 탈북자 작가가 집필한 소설책도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도명학 작가의 ‘잔혹한 선물’은 푸른 사상 출판사에서 출간됐는데, 북한 내부의 모순과 혼란, 어려움 등을 그리고 있다. 이들이 예술을 매개체로 자유롭게 활동하는 자유통일문화연대, 통일문학포럼 등도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