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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위기의 증권가…주린이 가고 채린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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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2.09.24 11:09:08

개미투자자들, 주식 대신 채권 관심
은행예금보다 수익 높아 자금 몰려
채권발행기업의 신용상태 잘살펴야

 

증권업계에 개인 채권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증시 불안이 이어지면서 개미투자자들이 채권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에 맞춰 다양한 채권 상품을 마련해 공급에 나섰다. 하지만 채권은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아 무조건 안심할 순 없다. 채권시장의 두 얼굴을 들여다봤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증권가에 채권 바람이 불고 있다.

채권은 정부나 공공기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차용증서를 의미한다. 이를 발행한 사람이 파산하지 않을 경우, 만기까지 보유하면 이자와 원금을 받을 수 있다. 중간에 이를 팔아서 시세 차익을 거둘 수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15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이 12조 775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개인 채권 순매수 총액(4조 5675억원)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특히 지난 8월 한 달 동안의 채권 순매수 금액(3조 2463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5.8배나 증가했다.

이를 두고 주린이(주식+어린이, 주식투자초보자를 의미)의 시대가 가고, 채린이(채권투자초보자)의 계절이 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의 채권 유튜브 콘텐츠인 ‘채권라커’. (사진=삼성증권)

이에 발맞춰 증권업계에서는 채권 상품 종류를 확대하고 맞춤설명회를 여는 등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에 채권 등 상품 운용 부문에서 약 11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하반기에도 월 이자수익 지급식 채권이 전년에 비해 많이 판매되고 있어서, 상품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AA등급 만기 1~3년의 월 이자 지급식 여전채’ 1000억원을 판매했다. ‘해외 채권 모바일 매매 서비스’는 런칭 일주일만에 60억원 판매를 기록했다. 라이브커머스 형태로 채권에 대해 알려주는 유튜브 콘텐츠 ‘채권라커’를 방송하고, 전국 지점에서 채권 투자 설명회도 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월 지급식, 우량 장기채 등으로 채권 상품을 다양화했다. 800억원 규모로 롯데·오케이캐피탈의 월 지급식 채권 매각도 하고 있다. 채권 투자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서만 1조원 이상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의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KB증권은 1~8월까지 온·오프라인에서 리테일 채권 판매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이중 만기 1년 이하의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만기 1년 미만의 채권을 종이가 아니라 전자 방식으로 발행한 금융상품)의 판매액이 8조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HTS와 MTS를 통해 채권 투자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신한은행의 월 이자 지급식 채권도 판매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신용도가 높은 삼성·신한·하나·현대·KB국민카드의 여신전문회사채(여전채)를 선보이고 있다. 준비한 물량이 소진되면 추가로 상품을 소싱해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MTS인 ‘QV’에서 채권 투자를 진행하면 스타벅스 커피와 케이크 세트, LG전자의 스탠드 TV를 주는 이벤트도 연동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최근에 니즈에 따라 다양한 채권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온라인 투자가 쉽도록 프로세스를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수익보다 안전성이 중요”



채권 투자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시중은행의 이자보다 수익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갈수록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달 연속(6~7월) 6%대를 넘고 지난달에도 5%대를 기록하면서, 한국은행이 다음달 두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p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0.75%p인상)’을 단행한데 이어 ‘울트라스텝(1%p인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 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의하면 8월 말 기준 국고채 1년물의 금리는 3.268%로 전월 말보다 36.6bp(1bp=0.01%) 상승했다. 올해 초 1.2%대에 비하면 3배 가까이 급등한 것. 3년물, 5년물, 10년물의 금리 흐름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값(가격)은 하락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저점 매수를 하기에 좋은 시기라는 의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며 증시 리스크가 커져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대신에 채권에 관심을 갖는 ‘역 머니 무브 현상’도 채권 매수 심리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채권은 은행예금과 달리 예금보험공사가 5000만원까지 원금과 이자를 보전해주는 예금자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의 경우, 해당 기업이 도산할 경우 투자금 전액을 날릴 위험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높은 채권금리에 현혹되기 전에 채권 발행 기업의 신용도를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특히 지금처럼 경기가 하방압력을 받고 있는 시기에는 보다 보수적으로 기업분석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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