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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프랑스 공동 현대목판화展..."문화재단의 전시 한계 넓혔다"

'한국-프랑스 현대목판화전, Affinités-결의 만남' 총감독, 베르사유미술대학 김명남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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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22.03.15 09:20:59

JEAN LODGE, IMMIGRANT GIRL CIRCA (사진= 김포문화재단)

5월 12일~28일, 프랑스 베르사유미술대학에서 한국 작가들과 프랑스 작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국-프랑스 현대목판화전, Affinités-결의 만남'이 열린다. 이 전시는 베르사유 市의 협조로 마련된 것으로 베르사유미술대학이 생긴 1795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어서 큰 화제다.

4월 13일~8월 31일에는 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도 '한국-프랑스 현대목판화전'이 열린다. 특히 '프랑스 판화의 날'이라는 축제가 열리는 5월에는, 프랑스에서 한국의 목판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목판화를 중심으로 한국과 프랑스, 김포시와 베르사유市의 문화교류를 성사시킨 김포시(시장 정하영)와 김포문화재단(대표 안상용)은 지난 3일 "한국-프랑스 현대목판화전, Affinités-결의 만남"을 김포아트빌리지에서 먼저 개막했다. 이 전시는 6월 5일까지 김포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를 진두지휘한 김포문화재단 안상용 대표는 "한국 목판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프랑스 베르사유미술대학과 베르사유 市, 그리고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의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특히 한국과 프랑스의 가교 역할을 해주신 프랑스 베르사유미술대학의 김명남 교수의 노고에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고 밝혔다.

 

한국-프랑스 현대목판화전 총감독인 프랑스 베르사유미술대학 김명남 교수와 CNB뉴스 김진부 취재본부장이 작품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김포문화재단)

김포문화재단은 한국-프랑스 현대목판화전을 성사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김명남 교수에게 전시 총감독을 맡겼다. CNB뉴스는 지난 3일 김명남 총감독과 이번 "한국-프랑스 현대목판화전, Affinités-결의 만남"에 대해 인터뷰했다. 다음은 김진부 취재본부장과 김명남 총감독의 대화를 간략하게 정리한 내용이다.

한국-프랑스 현대목판화전의 주제는 "Affinités-결의 만남(Affinités는 공감, 관계라는 뜻)"이다. 이번 전시는 무슨 의미가 있나?

-김포시는 한강 너머에 있는 북한의 개풍군을 마주한 접경도시다. 이러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에서 열리는 이번 현대목판화전은 나무의 결이 만나는 것처럼 서로 공감하고 관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래서 아픔을 치유해 주는 그런 전시다. 특히 펜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금 우리는 너무나 아픈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좀 숨을 쉬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홍선웅 작가의 '시암리 초소' (사진= 김포문화재단)

이번 전시는 한국작가 17명, 프랑스 작가 14명 총 31명이 참여했는데, 특히 김포에서 활동하고 있는 홍선웅 작가의 '시암리 초소', '제주4.3 진혼가' 등 작품을 보면 목판화의 강함 보다 오히려 애잔함이 느껴진다. 홍 작가의 작업은 역사적 기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김억 작가의 김포를 담은 거대한 작품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다', '강화만' 등 작품도 마찬가지다."

JEAN LODGE의 작품 IMMIGRANT CIRCA, IMMIGRANT GIRL CIRCA에서, 전쟁의 아픔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버랩 됐다. 어떤 작품인가?

-JEAN LODGE의 작품은 이민자를 그린 판화로, 자세히 보면 소녀의 얼굴 모습을 마치 실로 꿰맨 듯 묘사하고 있다. 상처를 입은 모습이다. 치유받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시대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들은 내가 직접 작가의 작업실에 가서 가져왔다. 이번 전시의 중심을 잡아주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가 강행복 작가의 첫 유작전이 돼 너무나 아쉽다. 전시 준비 중 작고하셔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 작품 '화엄 시리즈'는 아방가르드한데 어떻게 보셨나?

-지난 달 갑자기 작고하셔서 정말 슬프다. 돌아가신 후 첫 전시가 됐는데, 아쉬운 점은 작품의 일부를 아직 찾지 못해 모두 전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원래 이번 전시에서 강행복 작가의 작품을 천장에서 바닥까지 달아 내리고, 공간에서 작품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연출할 생각이었다. 마치 삶에서 승화된 작업을 연출하고 싶었는데 작품이 모자라서 지금처럼 전시했다. 지금 전시된 모습은 강 작가가 떠난 빈자리를 보여주는 듯 하다.

강행복 작가의 작품들은 액자라는 틀에 갇혀 있지 않다. 그래서 더 아방가르드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마치 작품들이 밖으로 솟아 넘치는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김포시, 김포문화재단과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솔직하게 말해 달라.

-저는 너무나 좋았다. 일반적으로 관(官)하고 일하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김포문화재단과 이렇게 즐겁게 일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못했다. 이 얘기는 꼭 하고 싶었다. 앞으로도 김포시, 김포문화재단과 같이 일하고 싶다. 어려운 점도 있었다. 프랑스 베르사유미술대학 1795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한국-프랑스 현대목판화전'을 성사시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프랑스에는 판화의 날이 있다. 판화 파티, 게릴라 전시가 곳곳에서 열리는 그야말로 축제다. 한국에서 판화에 대한 인식이 별로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와 같은, 이런 형태의 전시를 많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판화가 액자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으로 나와야 한다. 설치로도 나오고 조각으로도 나와서 판화도 하나의 미디움으로 인식돼야지, 단지 재료로 인식돼 끝나면 안된다.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 과거에 우리가 생각했던 그대로 있으면 안된다.

'한국-프랑스 현대목판화전, Affinités-결의 만남'은 김포시라는 작은 지자체가 얼마나 큰 일을 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작은 지자체 문화재단 예산으로 시작했지만, 프랑스 한국문화원, 베르사유 市, 베르사유미술대학과 직접 만나 도움과 후원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작가들의 프랑스 진출을 성사시킨 점, 목판화라는 장르를 새롭게 부각시킨 점, 외부 인사인 베르사유미술대학 김명남 교수를 전시 총감독으로 임명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김포문화재단은 기초자치단체의 문화재단이 수행하는 전시의 한계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강행복, 김희진, 민경아, 박영근, 배남경, 송숙남, 이주연, 정승원, 정혜진, 김상구, 손기환, 이경희 안정민, 임영재, 김억, 홍선웅, 이언정, ANNE PAULUS, ALAIN CAZALIS, HERMAN STEINS, JEAN LODGE, JANA LOTTENBURGER, MARY FAURE, KIM MYOUNG NAM & MICKAEL FAURE, CATHERINE GILLET, DOMINIQUE ALIADIERE, KIM HUI KYOUNG, MARIA CHILLON, WANG SUO YUAN, JULIAN LEMOUSY 등 총 31명이다.

(CNB뉴스= 경기 김포/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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