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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예비문화도시 탈락"...의정부시, 이번엔 관(官)중심 탈피할까?

작년 12월 최종보고서에 담은 "시장 공약 사업 1조원"이 탈락 원인...올해는 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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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21.02.25 11:04:56

의정부시는 지난해 7월 24일 문체부에 '3차 문화도시 조성사업' 지정 신청서를 제출하고, 12월 18일 예비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최종 발표회까지 참여했지만 결국 탈락했다. 탈락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관(官) 중심의 느낌이 강했다는 평가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심사위원들에게 제출된 최종보고서에는 "지방자치단체장(안병용 시장) 주요 공약사업-의정부 백년대계를 위한 8.3.5 프로젝트"가 담겨있다. 그 내용은 복합문화융합단지 조성을 위한 사업비 4821억원 등 총 약 1조원의 사업을 언급한 것으로, 이것이 탈락의 주 요인이었다는 것. 관 중심의 내용일 뿐 아니라 심사위원들 입장에서 볼 때, "국비 100억원 지원은 별 것 아니라는 것이냐"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었기 때문.

 

문체부 예비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최종발표회에 제출된 최종보고서 (사진= 김진부 기자)


특히 의정부시 부시장 출신인 손경식 문화재단 대표가 보고서를 직접 꼼꼼하게 작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 시장의 공약사항을 보고서에 포함시킨 것은 손 대표가 문화도시의 취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한다.

문체부의 문화도시 사업은 기본적으로 지역 주민들이 문화도시 설계자 역할을 수행하는 민(民) 중심의 사업이지, 관(官) 중심의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정부시가 비교적 좋은 점수를 얻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 12월 최종보고서에 1조원 공약사업을 삽입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올해 법정 문화도시 조성사업 재도전"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국비 최대 100억원을 포함해 총 200억원으로 5년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자자체들의 관심과 경쟁이 뜨겁다. 따라서 의정부시는 올해도 '문화도시 조성사업'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관(官) 중심"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 1일 '의정부 문화도시추진지원단장'으로 의정부시 문화교육국장 출신인 임문환 씨를 채용했기 때문이다.

결국 의정부문화재단의 문화도시 사업은 의정부시 부시장 출신인 손경식 대표와 국장 출신인 임문환 추진단장이 맡게 돼 외형적으로 볼 때, 누가봐도 관(官) 중심 체제가 됐기 때문이다.

 

의정부시청 전경 (사진= 김진부 기자)


게다가 안병용 시장(재단 이사장)은 내년 6월, 손경식 재단 대표이사는 내년 8월까지가 임기여서 올해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되어도 내년 법정 문화도시 지정 준비에 참여할 수 없고, 임 단장도 1년 계약직으로 최대 임기가 2년, 즉 내 후년 1월 말까지다. 따라서 내년 말 법정 문화도시로 최종 지정된다 하더라도, 국비와 시비 등 200억 예산으로 5년을 진행해야 하는 본 사업을 이끌 수 없게 돼 결국 사업의 지속성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다.

손경식 대표의 답변은?

손경식 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임문환 단장 채용과 관련해 "대표 임기가 8월까지니까, 시장님께 말씀드려서 (문화도시 추진지원단장을) 계약직으로 하자고 했다"며 "이 문화도시 사업은 꼭 해야 하는 사업이므로 대표인 내가 잡고 일해야 하지만, 임기가 있어서 그럴 수 없으니 (임문환 단장을 법정 문화도시 지정까지 책임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이번 '예비문화도시 탈락' 이유와 관련해서는 "7월 초 문화도시 신청을 하고 단지 4개월 준비한 것이다. 적어도 1년 이상은 준비해야 한다"며 "올해 새로 신청해서 준비하면 1년 6개월 정도 준비하는 것이 되니까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되도록 최성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의정부시는 2019년 6월부터 안병용 시장이 민관네트워크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의정부형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왔다.

 

손경식 문화재단 대표(우측)가 과거 2016년 부시장으로 정년퇴임하면서 안병용 시장으로부터 공로패를 받고 있는 장면 (사진= 의정부시)


안 시장의 공약 사업, 1조원 사업을 최종보고회에 삽입한 이유와 관련해서는 "이번 문체부의 법정 문화도시 지정 사업은 어느날 갑자기 200억원을 가지고 무엇을 새롭게 하는 것이 아니고, 기존 터전 위에 이 사업을 얹어야 효과가 나는 것"이라며 "의정부시도 이러한 문화관련 사업들이 많으므로 이를 베이스로 깔고 추가로 문화도시사업을 해나가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임문환 의정부시 문화도시추진지원단장은 관(官) 주도형이라는 우려와 관련해 "단장이 공무원 출신이라 관 주도형 느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분명 관 주도이지만 앞으로 민관 협업을 통해 약점이지만 강점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한편 손경식 대표가 취임하기 전, 의정부문화재단의 전신인 의정부예술의전당을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이끈 (前)사장은 현 국립오페라단 박형식 단장이다. 정동극장장,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사장, 안양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인물이 의정부 문화예술을 책임져오다가, 법과 행정전문가인 부시장 출신 손경식 대표가 의정부시 문화예술을 리드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올 수 밖에 없다.

우려되는 것은 의정부문화재단 뿐 아니라 최근 부임한 의정부시시설관리공단(이사장 임해명), 의정부시상권활성화재단(대표이사 김광회), 의정부시평생학습원 재단(원장 송원찬)의 대표들이 모두 市 국장 출신이라는 것. 내년 6월이면 임기가 끝나는 안병용 시장의 산하기관 인사가 모두 관련 분야 전문가가 아닌 市 국장 출신이라는 것은, 과연 의정부시의 발전과 시민들의 행복을 위한 제대로 된 인사인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CNB= 경기 의정부/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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