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기자 | 2021.01.18 15:00:31
문재인 대통령의 18일 신년 기자회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철저한 방역 조치 속에서 진행됐다. 대면과 비대면을 결합한 대통령 신년회견은 헌정 사상 처음이었다.
회견장인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 현장에 입장한 기자는 20명으로 제한됐고 나머지 100명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회견장 배경에는 '2021 위기에 강한 나라 든든한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온라인 회견을 병행한 탓에 기자들은 예전처럼 손을 들지 않고 각자 정해진 번호표를 들었고 문 대통령은 "00번 기자님"이라고 지명해 질문을 받았다.
기자회견은 방역·사회 분야 분야로 시작해 이어 정치-경제 분야로 이어졌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여부에 대한 질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솔직히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로 했다"며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 과거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차원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대해선 국민들의 상식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저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관련 질문에 대해서도 몇 초간 고민하는 모습에 이어 “법무부와 검찰은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놓고 함께 협력해나가야 할 그런 관계인데, 그 과정에서 갈등이 부각된 것 같아서 송구스럽다. 윤 총장에 대해서는 그냥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대답했다.
다소 민감한 현안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문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원래는 방역 부분을 먼저 질문하기로 돼 있는데, 첫 테이프를 정치로 끊어서 정치 질문이 이어졌다"며 "다시 방역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요청하며 방역 관련 현안에 먼저 초점을 맞추려고 시도했다.
문 대통령은 막판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는 착잡한 듯 한숨을 내쉬는 모습에 이어 "피해자의 피해 사실도 안타깝고 그 이후 여러 논란의 과정에서 이른바 2차 피해가 주장되는 상황도 안타깝다"고 했다.
또한 자신이 민주당 당대표일 때 만든 ‘단체장의 귀책 사유로 재보선 선거가 이뤄질 경우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규정과 달리 이번 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겠다고 밝힌 데 대해선 “제가 만들었다고 당헌이 신성시 될 수는 없다. 당원들의 전체 의사가 당헌이다. 민주당의 선택, 민주당 당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예정된 시간보다 23분이 늘어난 총 123분간 28개의 질문에 답한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코로나 격차와 불평등을 해소하는 포용적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 끝까지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