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기자 | 2020.09.14 21:17:53
미국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인터뷰하고 최근 펴낸 책 ‘격노’에서 언급한 ‘2017년 7~9월 북한에 80개까지 핵무기 사용이 검토됐었다'고 쓴 내용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14일 입장을 내놓았다.
이 관계자는 우드워드 책이 ‘북한이 2017년 7월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미국이 실제로 북한 타격용 핵무기 발사 직전 상황까지 갔었다’라고 언급한 데 대해 “책에 나온 구체적인 백악관 내부 스토리를 확인해 드리기는 어려우나 당시 상황이 매우 심각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공공연하게 외신에 외과적 타격(surgical strike)이라는 단어가 등장할 때였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7월 6일 베를린 구상을, 그리고 한 달 뒤 8.15 경축사에서 ‘전쟁 불용 입장’을 천명했다는 사실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드워드는 책에서 미국 네브래스카주 전략사령부가 북한의 정권교체를 위한 '작전계획 5027'을 주의 깊게 연구·검토했고, 이에 따르면 공격이 감행될 때 핵무기 80개 사용 가능성이 포함돼 있다고 썼다. 작계 5027은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한 한미 연합작전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 6일 베를린 구상에 이어 2017년 8.15 경축사에서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은 안 됩니다.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입니다”라고 역설했다.
이 청와대 관계자는 △핵무기 사용은 우리 군의 작전계획에 없고 △한반도 내 무력 사용은 우리나라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2018년 한국이 전쟁 막고, 평화 국면으로 반전시켜"
문 대통령은 2017년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북한 붕괴를 원치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이어 평창동계올림픽 초청 의사를 전세계에 발신하면서 결국 북한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고 이어 2018년 4월 27일 제1차 남북 정상회담, 5월 22일 한미 정상회담, 5월 26일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2017년 7~9월 당시 상황에 대해선 북미회담에 반대한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조차 회고록에서 “모든 외교적 춤판은 한국이 만든 것”이라고 쓴 바 있다.
이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한반도에 ‘핵무기 80개 사용을 검토했다’는,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보도가 나왔을 뿐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를 어떻게 넘길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어 자세히 설명을 드린 것”이라며 “2017~2018년 당시 우리 정부는 단순히 전쟁 위기를 넘기는 차원이 아니라 (위기를) 평화 국면으로 반전시켰다. 비록 현재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지만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