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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삼성·CJ·현대백화점…‘실버 마케팅’ 성공할까

실버 제품 잇따라 출시…구매력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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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병화기자 |  2019.02.28 09:45:20

삼성전자가 CES2019에서 선보인 실버세대의 건강을 위한 로봇 '삼성봇 케어'.(사진=연합)

 

고령화 현상의 영향으로 실버마켓, 실버푸드, 케어푸드 등의 신조어가 나오고 있다. 기업들도 이에 맞춰 각종 실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노인빈곤율의 증가로 실버시장이 작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CNB=이병화 기자)

 
노인인구 늘며 시장 갈수록 확대
일부 기업들 실버제품 속속 출시
일자리 불안정해 구매력은 물음표
 
서울시가 65세 이상 서울 시민 3034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밝힌 노인의 기준연령은 평균 72.5세였다. 이는 통상적인 노인의 기준인 65세보다 7살 가량 높다.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나온 결과다.
 
서울시가 발표한 '2018 노인실태조사' 중 노인 기준연령 설문조사 결과 그래프.(사진=서울시 사이트)
 
이런 현상은 신조어를 양산하고 있다. 중장년층을 의미하는 ‘실버’와 인터넷 서핑을 잘하는 사람을 뜻하는 ‘서퍼’가 결합한 ‘실버서퍼’가 대표적. ‘실버서퍼’는 인터넷을 능숙하게 다루며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50~60대를 의미한다. ‘실버’와 ‘푸드’의 합성어로 음식을 섭취하기 힘든 노년층을 위해 출시된 건강제품을 의미하는 ‘실버푸드’와 ‘케어푸드’라는 신조어도 통용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맞춰 몇몇 대기업들은 ‘실버계층’을 대상으로 한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지난달 종료한 ‘CES2019’에 로봇 플랫폼인 ‘삼성봇’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삼성봇은 건강, 환경 등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시대에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삼성전자는 CES2019에서 노령화 사회에 대비해 실버세대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반려로봇인 ‘삼성봇 케어’로 다양한 서비스를 시연했다. 사용자는 삼성봇을 통해 혈압, 심박, 호흡, 수면 상태를 측정하고 건강을 점검하며 복약관리도 한다.
 
현대백화점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연화식 브랜드인 ‘그리팅 소프트’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노년층을 위해 연화식으로 조리된 소갈비찜, 고등어 조림, 메주콩 조림으로 구성됐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를 병원 환자들만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고령층을 위해 나트륨 함유량이 적은 저염식 연화식을 지난해 하반기에 선보였고 LG유통에서 분리독립한 브랜드인 ‘아워홈’은 효소를 활용한 연화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식재 브랜드 ‘행복한맛남 케어플러스’를 출시했다. 아워홈이 약 6개월간의 연구기간을 거쳐 출시한 ‘연화식 양념육 4종’은 일반육보다 부드럽다고 알려진다. 아워홈은 전국 실버타운과 요양·복지 시설, 병원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신세계푸드도 케어푸드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일본 기업과 협력하고 있고 롯데푸드는 오는 2020년 실버푸드의 론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이런 제품을 출시하는 이유는 고령층이 갖고 있는 경제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사례를 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전세계 노년층의 구매력이 오는 2020년에 15조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노년층을 위한 쇼핑 앱인 ‘타오바오’인터페이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알리바바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구매력을 타깃으로 한 ‘시니어 컨설턴트’를 모집하기도 했다.
 
국내 발표도 이 트렌드와 다르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 12월 ‘인구변화에 따른 소비시장 新풍경과 대응방안 연구’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인구변화가 가져올 소비시장 트렌드로 실버마켓의 확대를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비여력이 충분치 않았던 옛날 어른과 구분되며 온라인쇼핑에도 능숙한 60세 이상 은퇴자들의 구매력은 이들이 향후에 소비의 주역으로 부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지난 2017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국내 총 인구인 약 5100만명 중 700만명 이상이었는데, 이는 2016년보다 약 40만명 증가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노령 인구의 증가가 소비확대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은퇴가구의 소득이 빠듯하기 때문.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은퇴한 가구의 지난 2016년 총소득은 경제활동가구의 37% 수준인 1826만원으로 월평균 152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경제활동가구가 연간 버는 4955만원과 비교하면 한참 낮다. 특히 은퇴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98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실버마켓이 주목받고 있는 현실과는 대조적이다.
 
낮은 경제력을 가진 노인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출시되는 실버제품들을 구입할지는 미지수인 것. 장조림 300그램(g), 고등어조림 500g, 호두조림 120g, 혼합콩조림 150g으로 구성된 연화식 세트가 4만3000원이고 보행을 보조하는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은 1000~5000만원의 가격대에 시중에 팔리고 있지만 이를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으로 남겨지고 있다.
 
이에 더해 노인층 일자리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서울시의 ‘2018년 서울시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시민 중 35.1%만 일을 하고 있고 이마저도 자영업자, 임시직, 일용직, 상용직, 고용주의 순이었다. 이는 2016년에 비해 자영업자의 비율이 감소했고 일용직과 고용주의 비율이 증가한 것.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KER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일자리 악화는 노인빈곤율과 인구 고령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CNB=이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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