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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플라스틱 아웃’ 선언한 기업들...잘 되고 있나

종이컵·머그잔도 환경 문제 유발, 대응책 고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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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병화기자 |  2018.11.07 09:00:16

▲스타벅스가 플라스틱 대신 제공하고 있는 유리잔(왼쪽), 녹색·흰색 종이빨대(가운데), 머그잔(오른쪽).(사진=연합)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잇따라 플라스틱 규제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하지만 장단점이 있어 무작정 줄이기가 쉽지 않다. CNB가 플라스틱과의 전쟁에 나선 기업들의 실상을 들여다봤다. (CNB=이병화 기자)

폐플라스틱 수출길 막혀 ‘갑갑’
삼성 등 일부기업들 자구책 마련
종이컵·머그잔 완전한 대안 못돼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빨대 등 1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 금지를 승인하는 규제안을 통과시켰고 회원국에 플라스틱 컵 사용의 감축 목표를 설정하거나 별도로 세금을 부과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이와 다르다. 전 세계 폐플라스틱양의 46%를 수입하던 중국이 올해 폐플라스틱의 수입을 전면금지하면서 국내 상황이 심각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의 대체국가로 거론되던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최근 폐플라스틱 수입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반대로 일본, 미국 등지에서 국내로 수입되는 폐플라스틱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국내에서 올해 1~8월 폐플라스틱의 수입량이 전년 동기와 대비해 211% 증가했지만 수출량은 57%나 줄었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그러자 최근 정부는 지난 8월 커피전문점을 포함한 외식매장을 대상으로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단속하는 등 실질적인 규제에 나섰다. 

이는 1회용품의 사용을 규제하는 ‘자원재활용법’에 따른 것이다. 이 법 제10조는 커피전문점(식품접객업) 매장 내에서 1회용품의 사용을 억제하고 고객에게 무상으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매장 면적이나 위반 횟수에 따라 5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합성수지의 일종인 플라스틱이 환경에 유해한 이유는 그동안 잘 알려져 왔다. 잘 썩지 않고 복합재질이어서 재활용이 쉽지 않은데다 생분해되지 않아 환경오염의 주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재활용되는 폐플라스틱의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연간 약700만톤 중 35% 정도만 재활용되고 있다. 1회용 플라스틱 컵과 연간 250억개 가량 사용되는 1회용 빨대는 거의 재활용되지 못한 채 처리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나름 자구책을 마련해 ‘플라스틱 아웃’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할 계획이다. 또한 매장에 비치한 유리컵을 지난해와 대비해 20~30% 늘렸다. 최근 다른 기관과 함께 1회용컵의 수거를 위해 ‘길거리 발생 1회용컵 수거함 설치’ 시범사업도 전개했다. 서울시의 주요 상권에 1회용컵의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50여개의 수거함이 시범적으로 설치됐는데 스타벅스는 수거함 제작에 1억원을 기부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CNB에 “6월부터 각 매장에 머그잔이나 유리잔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데 지난해에 비해 각 매장에 배치된 머그잔의 수가 5배 정도 늘었다”며 “매장별로 기존 세척기보다 많은 양을 신속하게 세척하는 자동세척기를 설치해 위생문제도 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삼성SDS, 삼성전기 등 일부 계열사와 펼친 ‘사내식당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을 지난달 23일부터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물산, 호텔신라 등 전 계열사로 확대했다. 삼성은 테이크아웃 메뉴를 담아주던 플라스틱과 비닐 포장을 재생종이로 만든 봉투로 대체하는 등 직원들에게 에코백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 부품(DS) 부문은 신입사원에게 자체 제작한 텀블러와 에코백을 나눠주며 환경보호에 동참할 것을 권장했다. 사내에 입점한 커피숍에서 취급하는 플라스틱 컵과 빨대를 종이 재질로 바꾸고 개인 컵을 이용하는 직원에게는 할인된 가격에 커피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은 사내식당에서만 플라스틱과 비닐의 사용량을 월 36톤, 연간 432톤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원의 '삼성 디지털시티' 사내 식당에서 임직원들이 테이크아웃 음식이 담긴 재생종이 봉투를 들고 있다.(사진=연합)


GS리테일은 GS25, GS수퍼마켓, 랄라블라, 파르나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등 총 500여 매장에서 고객에게 플라스틱빨대 대신 종이빨대를 제공하기로 했다. GS리테일은 종이빨대의 원가가 3~4배 가량 높지만 재활용이 용이해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GS25는 지난 8월 13일 이후 출시된 도시락의 용기를 친환경 원료인 바이오 폴리프로필렌(PP) 소재로 바꿨고 플라스틱 숟가락도 나무 숟가락으로 대체했다. 

종이컵까지 금지한 기업 등장 

이처럼 정부와 국내 기업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이 퇴출되고 있지만 규제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예컨대 매장에서 플라스틱 대신 종이컵을 사용하면 재활용이 용이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미국의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종이컵 표면에 방수처리를 위해 플라스틱 재질인 폴리에틸렌 처리를 하기 때문에 종이컵의 장점으로 지목돼 온 재활용이 어렵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종이는 생분해가 쉽고 재활용성이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환경친화적 재질로 인식되고 있지만 종이가 매립될 경우 노출이 안되고 적절한 습기가 없어 분해가 쉽지 않다. 그리고 종이를 재활용할 경우 다양한 화학물질이 사용돼 많은 양의 폐수가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머그잔도 문제는 있다. 매장 점원은 고객이 마신 머그잔을 세척해야 하기 때문에 근로 강도가 더해지고 많은 세제와 물이 사용되기 때문에 매장 주인의 입장에서는 점원 채용과 지출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될 우려가 있는 것. 

이를 알고 대책을 마련한 기업도 있다. 미국계 다국적 투자그룹인 골드만삭스는 중동과 아시아 지역 사무소에 이어 지난달 28일부터 미국 사무소에서도 종이컵의 사용을 금지해 각자 자신의 머그잔을 가져올 것을 요청했다. 이 사례는 환경에 유해한 종이컵의 사용을 규제하지 않는 국내 현실과 대조되고 있다.

(CNB=이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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