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리더십⑫] 40년 철강인의 강심…세파 뚫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선명규 기자 2026.03.03 09:31:53

취임 2주년 앞둔 ‘순혈 포스코맨’
캐즘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헤쳐
앞으로 전사적 ‘AX’ 전환 속도전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달 6일 열린 '2026 CEO공감토크'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리더와 리더십은 이음동의어나 마찬가지다. 리더에겐 리더십이 반드시 있고, 그리하여 둘은 한몸이다. 그 실체는 기업의 성장에도 큰 발판이 된다. 리더의 자취를 따라가 보면 자연히 보이는 리더십. CNB뉴스가 [리더&리더십]을 통해 그 길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순혈 포스코맨, 정통 철강맨.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에 붙는 수식어다. 장 회장은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해 RIST 강구조연구소장,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및 철강생산본부장, 철강부문장(대표이사 사장) 등 요직을 거쳤다. 40년 가까운 세월, 포스코에 몸담은 정통파 전문가로 통한다.

2024년 3월 회장에 취임했으나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경기 침체 장기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같은 부정적 단어가 흩뿌려져 있었다. 세파를 헤쳐가기 위해서는 강심(強心)이 필요했다. 눈앞의 지난한 과제를 느긋하게 풀지 않고 외려 강수를 두고 빠르게 해결하려 나섰다. 체질 개선과 공격적 투자를 통해서다.

강하게 나서되 꼼꼼한 전략을 기저에 마련했다. 취임 이후 ‘2Core+New Engine’을 앞세운 이유다. 구체적으로 철강, 이차전지소재, 신사업 중심의 그룹 사업 재편을 통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했다.

장 회장은 우선 적자가 이어지거나 투자목적을 상실한 사업들에 대한 구조개편 계획을 확정하고 향후 3년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러한 경쟁력 열위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창출된 자금을 그룹 성장사업의 투자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가시적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포스코그룹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총 73건의 구조개편 프로젝트를 통해 누적 1조 8000억 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는 2028년까지 55건의 추가 구조개편을 통해 1조 원의 현금을 창출하고 그룹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고율관세정책으로 위기 국면에 접어든 철강사업의 반전도 필요한 상황. 장 회장이 이를 뒤집을 열쇠로 지목한 것은 투자다. 대상은 인도, 미국 등 고성장·고수익 지역이다.

구체적 움직임은 지난해 연이어 있었다. 인도 JSW 그룹과 현지 일관제철소 합작 프로젝트 추진, 현대자동차그룹과 철강 및 이차전지소재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한다고 잇따라 발표한 것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과는 미국 제철소 공동투자를 통해 글로벌 통상환경 위기 대응과 함께 북미 철강시장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4년 10월 21일 포스코그룹과 JSW그룹은 철강, 이차전지소재,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과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 (포스코홀딩스 제공)

 


위기에서 찾은 새로운 틈



장 회장의 강심(強心)은 위기에서 두드러졌다. 2023년 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 즉 캐즘 여파로 국내 이차전지 산업이 위축되자 이 때를 외려 기회로 삼았다. 그룹 이차전지소재 사업 밸류체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간으로 정하고 적극적인 고부가가치 자원 확보, 제조경쟁력 강화를 통해 조정기 이후 수요에 적극 대비하는 포석을 마련했다.

실제로 지난 2024년 10월 포스코홀딩스가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리튬 염호에서 이차전지소재용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1단계’ 공장을 준공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글로벌 리튬자원 확보를 위해 1조 1000억 원의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그룹의 이차전지소재 사업회사 3社 유상증자에 총 9226억 원을 출자해 그룹 이차전지소재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도 했다. 위기에서 새로운 틈을 찾아 뚫고나간 것이다.

 

장인화 회장이 '2026 CEO공감토크'를 마치고 참석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AI는 사회적 인프라, 빨리 전환해야 승리



삭풍 일로를 뚫고 오는 21일 취임 2주년을 맞는 장 회장의 장심(壯心)은 이제 또 다른 곳을 향한다. AI를 조직과 전략에 빠르게 뿌리내리는 AX(AI Transformation)이다.

장인화 회장은 지난달 서울 지역 임직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CEO 공감토크’에서 이와 관련한 구체적 비전을 내비쳤다.

이 자리서 장 회장은 “앞으로는 지능형 자율제조(Process)와 최고 수준의 업무수행 역량(Work) 및 새로운 가치창출(Value) 등의 목표 지향적인 ‘Mission Oriented AX’ 전략으로 변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핵심과제에 집중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신속한 적용을 위한 외부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자동화 도입 확대와 이에 따른 변화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이제 AI는 사회적 인프라로, AX로 전환을 빨리하는 회사가 이길 것”이라며 “임직원들의 AI에 대한 친밀도가 자율공정 도입의 핵심이기에 AI 역량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와 교육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3년차에 접어든 올해 장 회장의 장심(匠心)은 AX로 향하고 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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