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예기] 구리값 날고, LS전선 날고…실적행진 언제까지?

김민영 기자 2026.02.23 09:30:36

원자재 가격 상승하면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
AI 수요 급증도 ‘호재’
한발 가까워진 호황기

 

LS전선이 강원도 동해시 동해항에서 해저케이블을 선적하는 모습. (사진=LS전선)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에는 구리 가격 상승과 AI 관련 수요 증가로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LS전선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새해에도 구리 가격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올해 전선업계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판가 인상과 함께,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증가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선 올해 국내 전선업계가 역대급 실적을 다시 한번 갈아치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현물 가격은 이달 톤당 월평균 1만 3012달러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월간 가격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제조원가의 절반 이상을 구리에 의존하는 전선업계가 가격 상승세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연동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선업계 특성상, 원자재 가격이 오를수록 매출은 늘어나게 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있는 조달청 비축뉴스레터(제116호) 자료의 2025년 말 비철금속 현황.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LS전선 관계자는 CNB뉴스에 “만약 구리값으로 원가 100원에 사들인 게 120원이 됐을 경우 값이 20원 올라도 회사 측에서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게 아니라 에스컬레이션 조항에 따라, 100원에 사들인 게 120원이 되는 효과가 된다. 즉, 고객사에서 기존 계약(100원)대로 사들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는 매출이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구리값이 오를 경우에는 케이블값도 같이 오른다”고 말했다.

에스컬레이션 조항은 물가 변동과 계약금액을 연동하는 제도다. 이전에 매입한 구리 재고자산도 차액만큼 평가가치가 늘어난다.
 


전선 수요 확대 최전선에 선 ‘AI’



호재는 또 있다. AI의 확산이 전선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CNB뉴스에 “AI 때문에 전기를 많이 쓸 것이고, 구리 사용량도 급증하게되며, 케이블 수는 또한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단기적인 실적개선이 아닌 슈퍼사이클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운영에는 고압 전선이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에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초고압 송전망 구축이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북미·중동·유럽을 중심으로 노후 전력망 교체와 장거리 송전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며 고부가가치 케이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기술 장벽이 높은 해저케이블과 초고압 전력선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점도 수요 흡수에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우선, LS전선은 글로벌 수요에 대응해 지난해 동해공장 증설을 마치며 초고압직류송전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4배 이상 늘렸다. 지난달에는 멕시코 중부 케레타로주에 있는 생산법인 LSCMX에 2300억원을 출자,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에 대한 준비에 나섰다.

 

2026.02.05 기준 비철금속국제가격 모습.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또 늘어나는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성장 속도에 맞춰 해저케이블, 초전도케이블, 초고압케이블 기술 등을 앞세워 미래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S전선은 지난해 11월, 미국 글로벌 빅테크 기업 AI데이터센터에 대용량 전력 분배 시스템인 ‘버스덕트’를 3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물량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약 200억원 규모의 공급을 시작으로 향후 3년간 총 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버스덕트는 금속 케이스 내부에 판형 도체를 배치해 대용량 전력을 분배하는 시스템으로 일반 전선보다 손실과 발열, 화재 위험이 낮아 데이터센터 등 고전력 시설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LS전선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북미·베트남을 잇는 글로벌 버스덕트 생산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LS전선은 약 1조원을 투자해 지난해 4월, 미국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에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착공했다. 체서피크 공장은 버지니아 남동부의 엘리자베스강 유역에 39만6700㎡(약 12만 평) 규모 부지에 연면적 약 7만㎡(약 2만평) 규모로 2027년 준공될 예정이다.

생산설비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201m 높이의 전력 케이블 생산타워와 여기에 피복을 씌우기 위한 공장, 전선을 감아 최종 제품으로 생산하는 공장, 전용 항만시설 등이 포함됐다. LS전선은 향후 10년간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선제적인 투자를 결정했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 상승, AI의 강세 등 대내외 환경이 빚어낸 호재와 공격적 투자가 맞물리면서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LS전선 측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조원 늘어난 7조원대 중반으로 추정된다”며 “올해는 외연 확장을 통해 7조원대 후반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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