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알았나, 몰랐나?”…진실공방으로 번진 ‘민주-혁신’ 합당 논란

심원섭 기자 2026.01.27 12:09:57

합당 추진 시작부터 기싸움…靑 “합리적 정리되길”
민주당 “당명 못바꿔” vs 혁신당 “흡수 통합 안돼”
여권 일각 “합당이 지방선거에 오히려 악재” 비판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운데)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쏘아 올린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공식화한 이후 양당은 논의 첫발부터 주도권을 둘러싼 기 싸움이 감지되고 있다.

혁신당이 합당 추진 여부를 놓고 숙의에 들어간 가운데, 먼저 합당을 제안했던 민주당 내에서 혁신당을 대상으로 ‘흡수 통합’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양당 간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반발하면서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혁신당은 이날 오후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비공개 당무위원회에서 민주당과의 합당 제안에 대해 “전 당원 투표에 부쳐 합당 여부를 판단하겠다”면서도 “민주당 주도의 흡수 통합에는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조국 대표. (사진=연합뉴스)

혁신당 박병언 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당무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합당 제안에 대해 진지하고 격렬한 찬반 논의를 했다”며 “당무위는 3시간여에 걸친 회의 끝에 당의 독자적인 비전, 가치, 정책에 기초해 당원 총의에 따라 합당 여부를 판단하고, 관련 협의에 대한 전권은 당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합당 제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당 최고위와 당무위에서 결정한 뒤 그에 대한 전 당원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하면서 당무위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찬성·반대 식의 논의가 아니었다. 민주당에서 여러 정치적 의미를 갖고 제안을 줬을 텐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정무적 판단에 대한 격렬한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하지만 민주당의 제안으로 ‘당이 너무 많이 휘둘려서는 안 된다’, ‘당 대표 중심으로 질서 있고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 등등의 견해가 일치했다”라고 전하면서 전날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합당 시 당명 변경 가능성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당명이 유지된다는 생각을 당연히 갖고 있지 않겠느냐’고 답한 것을 두고는 “흡수 합당을 전제로 한 듯한 발언으로 합당 논의를 제안한 민주당 입장이 매우 부적절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박 대변인은 조 사무총장이 ‘늦어도 두 달 내로 (합당 논의를) 정리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타임라인을 민주당 사무총장께서 일방적으로 발표하신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었다”면서 “그 시한에 저희가 구애받고 있지는 않다”고 반발했다.

한편 민주당내에서도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별세에 따른 애도 기간인 점을 고려해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현안에 대해서는 공개 발언을 삼가고 있으나, 비당권파인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은 정 대표의 갑작스러운 ‘합당 제안’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에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회의 후 브리핑에서 ‘양당 간 합당을 둘러싼 이견이 있어 보인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지금은 애도·추모 기간이라 각 당의 당무도 최소한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며 “합당 절차에 대해 논의하기는 매우 이르고 적절치 않다. (합당 관련) 민주당의 정책 의원총회 일정도 미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추모 기간이 지나면 민주당 내 합당 반대기류가 재분출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관측이 어서 정 대표의 합당 추진 방식이나 리더십을 둘러싼 이견도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이날 비당권파인 이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정 대표의 합당 추진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교감 속에 이뤄졌다’는 당 안팎의 추측과 관련해 “(정 대표 측이) 계속 그것을 이용하고 있다. ‘대통령 팔이’를 그만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합당과 관련해 대통령과 협의한 바가 전혀 없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저뿐 아니라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이 다 직접 확인했다. (협의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반청(반정청래)계로 분류되고 있는 강 최고위원도 이날 자신이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당은 흡수 통합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도 없으며, 통합 논의를 위해 당명까지 바꿔야 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면서 “우리가 왜 혁신당과의 통합을 위해 여러 조건을 감수하면서까지 구애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충청권, 부산·울산·경남 등 지방선거 격전지에서 민주당보다 ‘왼쪽’을 지향하는 혁신당과의 통합이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정 대표가 못 박은 ‘지선 전 통합’을 마냥 밀어붙일 일은 아니다”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에 친명(친이재명)계인 한 의원은 27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위 격전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도층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시 유리한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혁신당 조국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 같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둘러싼 이견이 나오는 데 대해 “당무 사항이라 청와대가 이러쿵저러쿵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차분하게 최고위원, 당의 여러 중진 의원 등이 의견을 잘 수렴해 합리적인 당 입장이 정리되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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