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친한계’ 김종혁 중징계 후폭풍…당내 갈등 재점화

한동훈 “차라리 나를 찍어내라” vs 장동혁 “불의에는 대가 따라야”

심원섭 기자 2025.12.19 11:57:45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지난 11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소명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위원장 이호선 국민대 교수)가 지난 16일 친한계(친 한동훈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헌·당규 및 윤리규칙 위반 혐의’로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를 당 윤리위에 권고키로 한 것을 놓고 당내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과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정면충돌한 데 이어 의원들도 양분되면서 내홍이 심화하는 모습이 되는 상황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차라리 나를 찍어 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오히려 장동혁 대표는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섭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지난 16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2년 권고 결정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장 대표가 임명한 것으로 알려진 이 위원장은 지난 16일 여의도 중앙당사 가진 브리핑에서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조치에 대해 “김 전 최고위원은 올해 9월부터 10월 사이 다수 언론 매체에 출연해 당을 극단적 체제에 비유하고, 당원에 대해 모욕적인 표현을 했다”면서 “김 전 최고위원의 답변서를 받고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김 전 최고위원은 종교 차별적 발언을 하고, 당론 불복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도 있다”고 징계 사유를 설명하면서 “김 전 최고위원이 어떤 말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당 행위를 한 것도 있지만 소극적으로 침묵을 지키며 해당 행위를 한 것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위원장은 “(김 전 최고위원) 발언의 양과 질을 생각할 때 현저히 균형을 상실했기에 결과적으로 상대 당에 오히려 유리하게 활용됐다는 점에서 어떤 것을 얘기하지 않은 것, 자체가 해당 행위에 해당한다”고 거듭 설명했다.

실제로 당무감사위는 이 위원장 취임 이후 한 전 대표의 이른바 ‘당원게시판’ 사건에 대한 당무감사위의 조사 중에 나온 김 전 최고위원의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당내 분열을 조장하는 등 당론에 반하는 언행을 하면서 신천지 등 특정 종교를 사이비로 규정해 차별적 표현을 했다는 점 등의 이유를 들어 징계 절차에 착수한 바 있다.

이에 김 전 최고위원은 19일 CNB뉴스에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의 중징계는 기존 정당에서 당연히 오갈 수 있는 정당한 비판을 틀어막으려는 시도로, 정당민주주의와 자유민주체제 자체를 말살하려는 파시스트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한 친한계 한지아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당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당의 기준에 맞춰 선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위험한 신호”라며 “민주주의 정당이 취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니며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는 등 친한계에서도 즉각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영남권 한 친한계 의원도 “이번 징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전 대표 당원게시판 논란 징계를 위한 포석을 까는 것으로 본다”면서 “이처럼 당 기구가 대표의 혀처럼 놀아나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가 18일 한 종편과의 인터뷰에서 “원하는 게 나를 찍어내고 싶은 것이라면 그렇게 하면 된다. 다른 사람들을 이렇게, 이런 식의 분위기를 만들어 우스운 당으로 만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한 전 대표도 지난 17일 수도권 전·현직 당협위원장 모임인 ‘이오회’에서 당 대선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만나 손을 맞잡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다음 날 한 종편과의 인터뷰에서 “원하는 게 나를 찍어내고 싶은 것이라면, 그렇게 하면 된다”며 “다른 사람들을 이렇게, 이런 식의 분위기를 만들어 우스운 당으로 만들지 말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국민의힘 장 대표가 한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무위의 친한계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해 중징계 권고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한 질문에 “당을 하나로 뭉쳐서 단일대오로 제대로 싸울 당을 만드는 것과 해당 행위 하는 사람들을 방치하는 게 잘 맞지 않는다. 해당 행위 하는 분들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취하고 당이 하나로 뭉쳐서 싸우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주장한 발언에 맞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7일 경기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밖에 있는 적 50명보다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섭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당내에서는 당무위가 권고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현재 공석인 당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장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대리인 출신으로 소위 ‘윤어게인 인사로 알려진 도태우 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게시판 사태에 대한 당무위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당이 한 전 대표를 쳐내기 위해 사전 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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