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유통대전⑦] 쨈·아이스크림까지 ‘제로’…식품업계는 ‘당’과의 전쟁 중

전제형 기자 2024.05.06 11:31:06

고통스런 다이어트는 과거사
건강·즐거움 동시 추구 열풍
당·칼로리 줄인 신제품 봇물
업계 “제로는 선택 아닌 필수”

 

지난달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베지노믹스 K-비건페어 인 서울 2024’에서 관람객들이 비건 음료 등을 시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MZ를 넘어 잘파? 집단보다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 세대가 유통가를 흔들고 있다. 웰빙, 가성비, 가치소비, 1인 문화 등이 이들의 주요 키워드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유통·식품업계의 뉴노멀을 CNB뉴스가 연속 보도한다. 이번 편은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면서 나날이 성장 중인 ‘제로(Zero)’ 식품 시장 이야기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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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Zero)’ 식품에 대한 선호 열풍이 그칠 줄 모르고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앞다퉈 다양한 제로 칼로리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칼로리를 넘어 설탕과 알코올, 탄수화물 등을 배제하거나 최소화한 제품들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각광 받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79억2000만 달러 수준인 세계 제로 슈거 식음료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4.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세계 설탕 대체 감미료 시장 규모 역시 2022년 220억 달러에서 2028년 338억 달러로 연평균 7.4%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20년 924억원에서 2022년 3683억원으로 불과 2년 새 약 4배 성장했다. 이는 음료만 집계한 통계 수치로, 각종 제로 식품까지 포함하면 시장 규모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국내 식품기업들은 관련 제품들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오뚜기는 최근 청송 사과를 담은 ‘라이트 슈가(Light Sugar) 사과쨈’을 출시했다. 라이트 슈가 사과쨈은 높은 당 함량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고려해 당 함량이 30% 저감됐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해 저당 딸기쨈, 자두쨈 및 저당 케찹을 잇따라 선보인 바 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달 당 함량을 낮춘 ‘비비드키친 저당 소스’ 3종을 내놨다. 저당 소스 3종은 ‘짜장 소스’ ‘짬뽕 소스’ ‘돈가스 소스’로 구성됐다. 저당 짜장 소스와 짬뽕 소스는 100g당 당 함량이 각각 3g과 1g 수준으로 저당 표기 기준을 만족하고, 돈가스 소스는 당류 함량이 100g당 4g인 저당 소스 제품으로 열량도 30㎉로 낮아 저칼로리 표시 기준까지 만족한다.

롯데웰푸드도 지난달 제로 칼로리 ‘아이스바’ 2종을 출시했다. 롯데웰푸드 측에 따르면, 제로 칼로리 아이스바 2종은 ‘죠스바 0㎉’ ‘스크류바 0㎉’로 설탕 대신 천연감미료인 알룰로스가 쓰였다. 그동안 더위를 달랠 수 있는 제로 칼로리 간식이 음료밖에 없었지만 올 여름부터는 아이스크림이 가세하게 됐다.

빙그레는 비슷한 시기 장수 아이스크림 제품 ‘파워캡’의 제로 슈거 버전 ‘파워캡 블루아이스 제로’를 선보였으며, 자회사인 해태아이스도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폴라포’ 커피 맛을 당류 0g 제품으로 내놓았다. 빙그레에 따르면, 두 제품 모두 설탕 대신 수크랄로스·말티톨시럽 등 대체 감미료가 활용됐다.

 

오뚜기 ‘라이트 슈가(Light Sugar) 사과쨈’(왼쪽)과 동원홈푸드 ‘비비드키친 저당 소스’ 3종. (사진=각 사)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앞다퉈 제로 칼로리 제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기존의 맛이 유지된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유행 중인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열풍과도 맞닿아 있다. 헬시 플레저는 건강을 추구하는 동시에 즐거움을 잃지 않는다는 의미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와 이에 따른 식품업계 성장 전략이 맞물려 제로 제품 출시는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제로 열풍은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 트렌드로 인한 대세 흐름”이라며 “앞으로 더 다양한 식품 카테고리에 제로 칼로리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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