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했手] “상반기 최고 화제작”…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 체험기

김수찬 기자 2024.05.04 11:14:25

폭발적인 극한 액션…전투 맛 제대로
눈‧귀 즐겁게 해주는 그래픽과 사운드
PS5 최고 인기게임 등극…상장 탄력

 

'스텔라 블레이드'의 주인공 '이브' 메인 이미지. (사진=SIEK)

영화 타짜에서 고니는 손이 눈보다 빠르다고 했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손맛도 눈맛보다 빠를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즐기는 게임 세계에서는 더욱 그럴 수 있겠습니다. 쏟아지는 게임들의 손맛을 먼저 보고 솔직하고 과감하게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시프트업의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를 체험해봤습니다. <편집자주>




‘스텔라 블레이드’는 시프트업이 국내 최초로 소니의 세컨드 파티로 합류해 개발한 트리플 A급 콘솔 게임이다. 원래 PC, 엑스박스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될 계획이었으나 플레이스테이션5(플스5, PS5) 독점작으로 변경됐고 소니가 직접 유통까지 맡았다.

한국 게임 중 최초의 플스 독점작인만큼 업계의 기대감은 엄청났다. 스타 일러스트레이터 출신 김형태 대표 특유의 아름다운 캐릭터 디자인과 뛰어난 그래픽, 액션성 등이 주목받으며, 출시 이전부터 글로벌 예약처 차트 최상단에 놓이는 등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공식 출시 전에는 콘솔 게임의 주요 평가 지표인 메타 크리틱 평점 82점, 오픈 크리틱 평점 84점을 기록하는 등 해외 평단의 준수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9년 ‘프로젝트 이브’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이후 약 5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스텔라 블레이드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직접 체험해봤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전투’와 ‘액션’을 훌륭하게 구현해냈다. 슬로우 모션과 강렬한 효과가 어우러진 화려한 연출이 나오는 장면. (사진=김수찬 기자)
 

베고, 찌르고, 쏘고…하드코어 전투 액션의 진수



스텔라 블레이드는 액션 어드벤처 RPG(역할수행게임)의 핵심인 ‘전투’와 ‘액션’을 훌륭하게 구현해냈다. 동일 장르 게임 ‘세키로’와 ‘니어 오토마타’, ‘베요네타’의 액션 감성과 소울 시리즈의 전투 시스템을 적절하게 섞어 균형을 잡아 놓은 느낌이다.

우선, 전투는 기본적으로 ‘패링(공격 쳐내기)’과 ‘가드’, ‘닷지(회피)’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빠른 공격’과 ‘강한 공격’을 조합해 선공하는 것보다 적의 공격을 쳐내고 회피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그 이유는 스텔라 블레이드만의 독특한 전투 시스템에 있다. 특수 공격인 ‘베타 스킬’과 ‘버스트 스킬’을 쓰려면 스킬 게이지가 채워진 상태여야 하는데,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막고, 피하면 이 스킬 게이지가 충전된다. 스킬 게이지가 충전된 상태에서 특수 공격을 하는 것이 일반 공격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다. 또한 ‘퍼펙트 닷지’ 등 특수 조건이 발동되면 강력한 공격이 자동으로 시전되므로, 무턱대고 공격하는 편보다 잘 피하고 잘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마냥 수비적인 플레이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스킬 게이지가 쌓인 상태에서는 베타 스킬과 버스트 스킬을 쏟아부을 수 있고, 일방적인 공격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모든 스킬은 콤보로 연계해서 사용할 수 있어서 적을 정신없이 몰아칠 수도 있다.

스킬은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육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MMORPG처럼 다양한 육성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 ‘이브’에게 특성 장비를 장착시키거나 고유 스킬을 습득하며 성장시킬 수 있다. 장비와 스킬 등은 게임 중반부 이후 모두 해금되는데, 이를 원하는 방식대로 즐기면 된다.

액션 연출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적이 공격하는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입력하고 연속적인 스킬에 성공하면 슬로우 모션과 강렬한 효과가 어우러진 화려한 연출이 나온다. 적(네이티브)을 베고, 썰고, 찌르는 등의 액션을 선보이며,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릴 때는 강한 쾌감까지 느낄 정도로 짜릿하다.

유혈이 낭자한 ‘하드코어’한 모습도 이따금 연출된다. 몬스터들을 총기로 터뜨리거나 반으로 가르는 등의 묘사도 있고, 주인공 캐릭터가 특수 장치에 사망할 시 나오는 장면도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시프트업이 앞서 ‘극한의 19금 액션’이라고 설명한 이유가 있었다.

 

주인공 캐릭터 '이브'와 사물, 배경 모델링이 수준급이다. (사진=김수찬 기자)
 

캐릭터·사물·배경 ‘수준급’…감상하는 재미 ‘쏠쏠’



그래픽은 매우 뛰어났다. 게임 내 모든 캐릭터와 사물, 배경 모델링이 수준급이다.

특히나 주인공 캐릭터 이브의 모델링이 훌륭하다. 티저 영상과 데모를 체험해본 이용자라면 이미 알겠지만, 이브의 빼어난 외모는 전 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정치적 올바름(PC주의)’이 심한 서구권 게임업계에서 다양성을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미형의 여성 주인공을 내놓지 않는 분위기인데, 시프트업은 당당하게 이브의 아름다움을 내세웠다.

아름다운 외모와 유독 강조된 신체 굴곡은 김형태 사단의 특징을 잘 보여줬다. 비현실적인 외형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국내 모델 신재은을 기반으로 만들어 낸 나름 사실적인 캐릭터다.

이브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코스튬 의상인 ‘나노슈트’다. 교복, 바니걸, 드레스, 레이서, 비키니, 캐주얼 등 총 39종의 다양한 콘셉트가 있어서 색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수시로 의상을 교체하며 게임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했다.

또한, 안경과 귀걸이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수집하고 헤어스타일까지 바꿀 수 있어서 이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들었다. 게임 플레이에 충분한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단언할 수 있다.

몬스터들의 외형 역시 생동감이 넘친다. 그로테스크함과 강력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모델링이 돋보인다. 조형물을 만든 후 3D 스캔 장치로 구현했기 때문에 현실감이 더욱 배가됐다.

배경 디자인과 모델링 역시 매우 인상 깊었다. 황무지와 사막, 인류 최후의 도시 ‘자이온’ 등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섬세하게 보여줬다. 장소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해낸 것은 물론이고, 배경과 연관된 사물 묘사는 몰입감을 높여줬다.

몰입감을 높이는 또 다른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다. 몽환적이면서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곡들이 배경과 완벽하게 어우러졌고, 전투 시에는 급박한 느낌까지 연출해냈다. 세계관의 분위기와 서사의 감정까지 고조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전투 장면과 배경 그래픽 모습. (사진=김수찬 기자)

 


 

개발 역량 증명…상장 기대감 높여



물론 아쉬운 지점도 있다.

일직선으로 진행되는 단순한 메인 스토리, 반복되는 서브 퀘스트, 부족한 캐릭터 서사 등은 게임의 몰입도와 매력을 다소 떨어뜨렸다. 미니맵이 없어서 불편하기도 했고, 지형지물을 붙잡고 이동할 때 너무 정교한 조작을 요구하는 등의 문제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종합적인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게임 평점 웹사이트 메타 크리틱에서는 유저 점수 9.3점을 기록하며 PS5 주요 대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출시 후 8개국 PS 스토어에서 판매 1위를 달성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출시 첫날엔 100만장 이상을 팔아치웠으며, 현재도 영국과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 등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콘솔 게임을 처음으로 출시하는 이 정도의 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확실히 고무적인 성과다. 트리플A급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역량을 확실히 증명한 것이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흥행이 확실해지면서 현재 진행 중인 기업공개(IPO) 역시 흥행이 예상된다. 시프트업은 지난 3월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뒤 연내 상장 절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르면 7월 정도에 상장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스텔라 블레이드의 매출이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고, 이에 따라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현재 시프트업의 기업 가치는 약 2조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가 흥행함에 따라 3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작 출시 효과에 따라 기업 평가의 이점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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