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리는 왜 재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돕는가?…‘투게더’

김한준 기자 2024.02.15 17:16:59

투게더=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현정 옮김.

독일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 울리히 슈나벨(Ulrich Schnabel)이 인간의 본질적인 공동체 의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기후변화, 환경 문제, 전염병, 사회 양극화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위기들을 극복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잊혀져 가는 미덕'인 공동체 의식을 강조한다.

슈나벨은 ‘투게더’에서 인간이 ‘초사회적’ 존재임을 강조한다. 인간은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따라 하기 때문에, 소수의 긍정적인 행동이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인간 행동을 분석하고, 협력이 성공하는 요인, 유치원부터 공동체 의식을 교육해야 하는 이유, 개인의 자유가 공동체에서 발전할 수 있는 이유 등을 설명한다.

재난 상황에서 인간은 이기적인 행동보다는 공동체 의식을 발휘하는 경향이 있다. 슈나벨은 항공기 비상착륙 사례, 9·11 테러 등을 예시로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침착하고 협조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델라웨어 대학 재난연구센터의 자료를 인용하며, 비상 상황에서 사람들이 집단 패닉이나 이기적인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밝힌다.

슈나벨은 ‘투게더’에서 ‘티핑 포인트’ 개념을 소개한다. 티핑 포인트는 어떤 생각이 점차 인정을 얻어가다가 어느 순간 기존의 생각을 대체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그는 전체 집단의 10~25%만이 참여해도 티핑 포인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 먼저 행동하는 소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도미노 비유를 통해 소수의 긍정적인 행동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여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슈나벨은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스스로 공동체 의식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우화를 예시로 들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인간의 유전자 속에 공감하고 소통하고 함께 행동하려는 ‘초사회성’이 뿌리박혀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투게더’는 인간의 본질적인 공동체 의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희망을 보여준다. 그는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사회 분열을 해소하며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담한 제안을 하고 있다.

저자 울리히 슈나벨은 천체물리학부터 뇌와 의식 연구, 심리학,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독일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아무리 복잡한 주제라도 재미있는 방식으로 풀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 탁월한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카를스루에 대학교와 베를린 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출판학을 전공하고, 현재 독일 최대 종합 주간지 《디 차이트》의 과학 부문 편집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 과학저널리즘 부문에서 ‘게오르크 폰 홀츠브링크 상’을, 2009년 통합의학 부문에서 ‘테오프라스투스 파라셀수스 상’을, 2010년 과학교육 부문에서 ‘베르너와 잉어 그뤼터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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