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변신’ 추미애, 자전적 작품 ‘장하리’ 발표해

손정민 기자 2023.12.12 09:18:01

소설가로 변신한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출판기념회에서 자신의 작품명이 적힌 마이크를 들고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추미애 전 대표 유튜브 영상 캡처)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설가로 변신했다.

12일 문학계에 의하면 추미애 전 대표가 최근 자전적 장편소설인 ‘장하리’ 출판기념회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었다.

법무부 장관 등을 역임한 추 전 대표는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사건을 소설로 풀어냈다. 최근 노벨문학상 등 해외 문학계에서 주목을 받은 저널리즘 방식의 논픽션 소설의 형식을 채택해 창작자로서의 자유로운 시간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추미애 소설가는 ‘장하리’에서 자신을 장하리, 윤 대통령을 용건석, 김건희 영부인을 김신명,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하도훈이라는 가명의 등장인물로 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개혁 등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 이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경쟁 등을 본인의 관점에서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

추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에서 파란색으로 장하리라는 글자가 적힌 마이크를 들고 대담에 임하는 등 픽션 창작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장하리’ 출판기념회 영상은 추 전 대표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데이트되어 있다.

추 전 대표의 소설책 출판기념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도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함세웅 신부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에 대해 방울 달린 남자들이 여성 하나보다 못하다고 비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경기도 남양주)은 추 전 대표의 애칭 추다르크(추미애와 프랑스 여성 영웅 잔다르크의 합성어)를 응용해 추장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추미애 전 대표의 자전적 장편소설 ‘장하리’. (사진=해피스토리)

추 전 대표는 소설 ‘장하리’를 집필한 이유에 대해 절정으로 치닫는 국민의 분노를, 절정으로 향하는 시대의 과제를 외면하지 않고 검찰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전 대표와 소설의 인연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아들의 군대 휴가 특혜 논란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소설을 쓰고 있네’라고 답변했고, 한국소설가협회에서 소설에 대한 비하 발언이라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받은 바 있다. 그래서 장편소설 ‘장하리’ 출간에 당시 소설 발언 사건이 영향을 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장편소설 ‘장하리’는 해피스토리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숨겨진 진실, 용건석 사단의 탄생, 꿈틀거리는 거악, 검찰 쿠데타, 점화 등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출판사 측은 “소설은 장하리가 대한민국을 흔든 검찰 관련 사건들이 에피소드로 등장한다”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민주주의 역사 속에서 생생하게 등장하는 검찰 개혁에 대한 인물들과 입장들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설보다 더 소설스러운 현실을 소설로 담은 아이러니는 검찰 개혁의 선두에 섰고 온몸으로 경험했던 저자만이 구현해낼 수 있는 서사”라며 “현실과 소설 속에 팩트 체크, 시점과 시간의 입체적 구성, 인물에 대한 작명 센스와 감정 묘사 등이 읽는 이들에게 블랙코미디를 선사한다”고 전했다.

추미애 작가는 1958년 대구에서 세탁소집 딸로 태어났다.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경제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한민국 여성 중 처음으로 지역구 5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초선 의원이던 1998년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특별법 제정에 앞장서기도 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져서 그 역풍으로 삼보일배를 강행하는 등 실천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서로 소설책은 ‘장하리’가 처음이다.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 문제 등을 다룬 논픽션 책 ‘추미애의 깃발’ ‘한국의 내일을 말하다’ ‘물러서지 않는 진심’ ‘중산층 빅뱅’ 등을 발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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