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3·8 전대] ‘마지막 변수’ 유승민, 출마 접은 진짜 이유

“때 기다리겠다” 불출마 선언…‘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로

심원섭 기자 2023.02.01 09:46:17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가 유력시되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31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와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 '민심'에서 선두를 달리며 당대표 출마가 유력시되면서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계를 저격해왔던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자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 전 의원은 당 대표 후보 등록일(2월 2~3일)을 불과 이틀 앞두고 이날 자신의 SNS에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그동안)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면서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폭정을 막고 민주 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고 윤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세우면서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시는 시민들과 함께하겠다”고 적었다.

물론 유 전 의원이 말없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직접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는 쏟아지는 언론의 출마 문의와 침묵 속 불출마를 하는 것 보다는 직접 자신이 불출마 의사와 배경을 밝히는 것이 향후 행보에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나경원 전 의원의 중도 포기를 전후한 지지율 급변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의 출마 포기 전만 해도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유 전 의원 지지율이 최소 10%가 넘었지만 지금은 10% 아래로 주저앉은 상황이다.

또한 최소 수억원 이상의 선거비용도 부담이 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한 기탁금은 당 대표는 예비경선 4000만원, 본경선 5000만원 등 9000만원이며, 뿐만 아니라 문자메시지도 한 통에 20원으로 책정했을 때 책임당원 80만명에게 보내면 한 번에 1600만원이 들어가고 공보물·현수막 등을 감안하면 수억원이 선거자금으로 필요하다.

더구나 유 전 의원은 최근 자신을 지지했던 신원식 의원이 ‘지지 철회’를 선언하는 등 원내에서 선거를 도와줄 세력이 사실상 와해돼 선거조직 인원도 없고 당선 가능성과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선 모금도 어려워 ‘이중고’가 불가피한 싸움이었던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1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이 조직과 자금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전당대회에서 한 자리 지지율로 패배하면 허무하지 않겠느냐”라며 “아마 그 같은 결과로 정계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유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국민의힘 대표 경선은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간 양파전을 진행될 전망인 가운데 안 의원에게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그동안 ‘반윤’ 노선을 유지했던 유 전 의원의 사퇴로 3‧8전대에서 비윤·반윤 후보가 거의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그렇지만 유 전 의원에 대한 지지표가 절대로 친윤에게 갈 표는 아니어서 나 전 의원 포기에 이어 중도 색채가 강한 안 의원에게 또 다른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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