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3·8 전대] 나경원, 존재감 여전…김기현·안철수 양강구도 속 ‘적극 구애’

심원섭 기자 2023.01.31 10:56:34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25일 여의도 국힘의힘 당사에서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의 존재감이 여전하다. 당대표를 선출하는 3월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유력 주자들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나 전 의원의 불출마로 인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당내 두 자릿수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나 전 의원 지지세를 가져가는 것이 승기를 잡는데 결정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연일 구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은 지난 29일 여의도 한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당대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자신의 ‘지지선언’에 대해 “(김기현·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많은분들로 부터 연락이 오는 중이지만 제 생각을 아직 정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제가 특별한 열할을 할 일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혀 한동안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경원 전 의원의 당대표 불출마 선언 이후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김기현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은 지난 28일 구상찬 전 의원의 자녀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만나 한 테이블에 앉아 상당 시간 얘기를 나누는 등 연일 ‘연대 메시지’를 보내고 있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나 전 의원과 ‘수도권 대표론’의 기치를 공유해 온 안 의원도 나 전 의원의 불출마 결정을 위로하면서 최근 회동을 제안하는 메시지를 보내 나 전 의원으로부터 '조금 시간을 달라'는 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양측은 앞다퉈 나 전 의원에게 구애의 손짓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역시 ‘수도권 대표론’을 주창하면서 안 의원과 ‘느슨한 연대’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는 윤상현 의원도 “(내년 총선에서) 나 전 의원을 수도권 선대위의 공동위원장으로 모셔야 한다”며 한껏 치켜세우는 등 역시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은 이 같은 적극적인 각 후보들의 적극적인 러브콜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 전 의원은 불출마 선언 당시 “앞으로 전대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은 없다”며 특정 후보 지지에 선을 그었으나 불출마 선언 후 측근들에게 “이게 끝이 아니다”라고 말해 전대까지 남은 기간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점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친윤계 압박 등에 당권 도전을 포기한 나 전 의원으로서는 안 의원과 손을 잡았다가 자칫 당내 주류와 완전히 등지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상황이 된다는 우려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관계 등을 고려해 결국 김 의원 쪽으로 기울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당권 포기 과정에서 쌓인 감정의 ‘앙금’을 고려할 때 쉬운 선택지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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