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텔링] "오라니 또 가겠다는" 이재명, 노림수 '셋'

심원섭 기자 2023.01.31 10:47:30

민주당 이재명 대표(앞줄 가운데)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30일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검찰 독재규탄” “김건희 특검수용”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예상을 깨고 검찰의 추가 출석요구에 흔쾌히 응해 주목된다. 검찰은 이 대표를 다시 포토라인에 세워 이 대표의 기를 꺾겠다는 심산이지만, 이 대표는 정면돌파할 태세다. CNB뉴스가 반격에 나선 이 대표의 노림수 세 가지를 분석해봤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1. 당당한 모습으로 국민여론 환기


이 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어 ‘위례·대장동 개발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재소환 요구와 관련해 “결국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 패해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 대표는 검찰 수사를 ‘정적 제거’ 등의 표현으로 비난해 오긴 했지만, 이번처럼 사법 리스크의 원인 중 하나로 자신의 부족함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당초 검찰의 재소환 요구 소식이 알려진 뒤로 대부분의 참모와 지도부는 굳이 출석해서 검찰에 끌려다닐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 따라 출석을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조사를 피하면 자칫 검찰이 제기한 의혹에 떳떳하지 못하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이며, 아울러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성실히 조사받는 모습은 향후 검찰 행보가 부당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상당 시간을 할애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자신이 무관하다는 것을 상세히 설명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히면서 아울러 ‘모욕주기’라고 비판하면서도 검찰 조사에 응해 ‘정치 탄압’ 프레임을 극대화하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2. 야권 분열 사전 차단

특히 이 대표의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갈등과 분열의 소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검찰 출석에 절대로 동행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대외적으로는 ‘정치탄압’ 이미지를 노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사법 리스크’가 내분의 단초가 되는 상황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표 측 관계자는 31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가장 경계하는 게 내부분열로서 상대가 이를 노리고 그 지점을 계속 공략하는데, 그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따라서 이 대표는 앞서 의원총회에 이어 기자간담회에서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의원들이) 오지 않는 게 좋겠다'고 거듭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대표 검찰 출석 당시 동행한 의원들과 동행하지 않은 의원들의 명단이 도는 등 강성 지지자들이 오히려 ‘갈라치기’ 양태를 보이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 지지층 결집 효과

 

민주당은 30일 국회에서 고위전략회의를 열어 이 대표의 검찰재소환을 앞두고 장외투쟁을 통해 윤석열 정부 국정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행사로 다음 달 4일 오후 4시 서울 숭례문 인근 광장에서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이하 규탄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규탄대회는 윤석열 정부의 난방비 폭등 등 민생 위기를 부각하는 한편,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물론, 민주당 소속 전체 국회의원과 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 핵심당원 등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규탄대회는 사전 행사를 포함해 총 1시간 15분가량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와 결합해 행사를 진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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