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이 또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대장동 의혹' 정면돌파 시사

“주중에는 일해야하니 토요일에 갈 것…변호사 1명만 대동해 당당히 맞서겠다”

심원섭 기자 2023.01.19 11:03:43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후 설 명절을 앞둔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검찰 소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오는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이 대표는 18일 오후 마포구 전통시장인 망원시장 방문 일정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형식적 권력을 갖고 그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저에게 또 오라고 하니 제가 가겠다”고 말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검찰은 정치 보복과 사건 조작, 정적 제거를 하느라 일반 형사사건 처리를 못 해 미제사건이 쌓여도 아무 상관 없겠지만 저는 국정, 그리고 당무를 해야 되겠다”면서 “수없이 많은 현안이 있는 이 상황에서 주중에는 일을 해야 하니 27일(검찰의 출석요청일) 아닌 28일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성남지청 출석 당시 의원 40여명이 동행한 것을 두고 여권은 물론 당내 일각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을 의식한 탓인지 “변호사 한 분을 대동하고 가서 당당히 맞서도록 하겠다”며 “우리 당 의원분들은 그 시간에 당무에, 국정에 충실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대표는 검찰이 이번 소환조사의 핵심인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돈 한 푼 안 들이고 위험부담 하나 없이 성남 시민을 위해 (민간의 개발 이익을) 환수한 것이 배임죄입니까”라며 “뭐 어떻게 하라는 것입니까”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 대표는 “오늘 우리의 검찰은 질서 유지를 위해서 공정하게 권한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서 편파적으로 권력을 남용한다”며 “공정함이라고 하는 것은 찾아볼 수가 없다. 참으로 뻔뻔하고 국민이 뭐라 하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독재적 행태를 확실히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없는 죄를 만들고, 있는 죄를 덮으면서 사적 이익을 위해 검찰권을 남용하는 일부 정치검찰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대표는 이틀 전 소환조사 통보를 받은 뒤 출석 여부에 대한 언급은 자제한 채 당내 의견을 두루 들으며 고심을 거듭해 왔으나 재차 검찰 소환에 응한 것은 검찰 수사에 당당히 맞서면서 국민의힘의 ‘방탄’ 비판을 피하는 동시에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법 리스크 파열음’ 등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전날까지만 해도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는 이 대표가 성남FC 건으로 성남지청에 출석한 지 불과 엿새 만에 검찰이 또 다른 건으로 출석을 통보해온 것 자체가 설 연휴를 앞두고 망신 주기를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검찰에 출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대장동 관련해서만큼은 검찰에 직접 출석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본인을 둘러싼 사법리스크의 핵심이자 본질인 대장동 의혹에 대해 정면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19일 CNB뉴스에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의지는 지난 2021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부터 괴롭혀 온 대장동 악순환을 직접 끊어내겠다는 것”이라며 “특히 앞서 민주당 노웅래 의원 때처럼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는 사태를 사전에 막기 위해 검찰 출석 결단을 내린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검찰은 18일에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를 다시 소환해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수감 중)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 등을 통해 천화동인 1호의 수익을 이 대표에게 주려 했는지 등을 추궁하는 등 이 대표의 혐의를 밝히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