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에 힘주는 통신사들②] ‘우영우로 눈도장’…KT, 플랫폼까지 탄탄하게

선명규 기자 2022.11.09 09:41:53

‘KT표 콘텐츠’ 뜨는 가운데
알아서 척척…‘지니TV’ 인기
이용자들, 접근성·재미 ‘만족’

 

지난달 4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 커스터머부문장 강국현 사장이 IPTV전략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KT)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 수가 정체기에 접어들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탈(脫)통신’에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에서 성과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에는 콘텐츠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3사의 전략을 하나씩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관련기사]
① ‘스튜디오 올로케’ 시대 연 SK텔레콤

올해 상반기 최고의 드라마로 꼽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의 제작사 중 하나는 KT가 지난해 설립한 ‘KT스튜디오지니’이다. ‘우영우’의 기록적인 흥행에 KT 옆에는 콘텐츠 기업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잘 만든 드라마로 ‘KT표 콘텐츠’의 가능성을 알린 KT는 다음 스텝으로 플랫폼 강화를 선택했다. 이는 양질의 콘텐츠가 담길 그릇까지 탄탄하게 만들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지난달 핵심 플랫폼인 IPTV를 전면 개편하면서 새로운 브랜드 ‘지니 TV’를 출시했다. ‘미디어 포털’ 개념이 도입된 것이 특징으로, 모든 콘텐츠를 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새로운 UI(User Interface)가 핵심이다.

무엇보다 빨라졌다. 불필요한 접근 단계를 줄였다. 기존에 넷플릭스를 보기 위해 리모컨 방향키를 10회 이동해야 했다면, 2회 이동만으로 시청이 가능해졌다.

말 한마디로 선별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지니야 우영우 찾아줘”라고 말하면 VOD부터 방송 편성표의 채널, 지니뮤직에서 제공하는 우영우 OST,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관련 콘텐츠들이 모두 검색되는 식이다.

 

KT 커스터머부문장 강국현 사장과 KT 모델이 지니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원하는 콘텐츠에 빠르고 쉽게 접근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KT의 특허 기술로 개발된 미디어 전문 AI 엔진 ‘AI 큐레이션’을 통해서다.

KT에 따르면 AI 엔진의 학습 속도는 기존보다 30% 빨라졌고, 추천 알고리즘의 정확도는 최대 30%까지 향상됐다. 최대 1년간 매일 30억 건의 이용 로그를 통해 고객의 라이프 패턴을 찾아내고, 최근 시청 트렌드와 1만여 개의 감성 키워드·장르로 분류된 콘텐츠 정보와 결합해 콘텐츠를 추천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실시간 방송을 주로 보는 가정에는 5개의 전용관 중 LIVE 채널 전용관을 첫 화면으로 추천하고, 신혼부부 고객에게는 OTT서비스가 전용관 중 가장 앞으로 배치된다. 요일과 시간대별 시청 이력을 분석해 특정 시간에 자주 보는 채널을 추천하기도 한다. 아이가 커 가면 위한 미세하게 달라지는 시청 패턴 변화를 감지해, 선제적으로 그 다음 연령·발달 단계에 맞는 트렌디한 콘텐츠를 골라준다. ‘AI 큐레이션’은 성장형 기능인 셈이다.

KT 측은 “앞으로 지니 TV에서 KT그룹 미디어 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 스카이TV, 지니뮤직의 콘텐츠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6일 서울 강남구 지니뮤직 사옥에서 열린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유진영 감독, 주연배우 오연서, 이수혁, OST 가수 이소정이 오디오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T)

 


AI가 목소리 연기하는 드라마도 제작



이와 함께 개성있는 콘텐츠 제작에도 공 들이고 있다. 지난달 KT그룹의 자회사인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가 AI 기술을 활용해 선보인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대표적이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 밀리의서재를 통해 오리지널 전자책으로 공개된 바 있다.

새로 공개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는 총 19명의 출연진이 등장하는데, 이 중 8명의 배역은 AI 보이스가 연기했다. KT AI 보이스 스튜디오를 통해 구현된 가수 윤도현이 카메오로 등장하고, 휴남동 서점 손님 역으로 등장하는 7명의 목소리도 AI 보이스가 각각의 캐릭터에 맞춰 연기했다.

KT 측은 “이번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의 오디오 드라마 공동제작을 신호탄으로 밀리의서재가 발굴한 독서 콘텐츠 기반 오디오·영상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고, KT 미디어 밸류체인 내 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