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단일화’ 동상이몽…박용진 ‘구애’ vs 강훈식 ‘냉랭’

박 “어떤 방식으로든 용의”…강 “비행기 띄워야 활주로에 방지턱 놓는 느낌” 거부

심원섭 기자 2022.08.12 10:37:02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앞서 강훈식(왼쪽), 박용진 후보가 악수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이 ‘이재명 대세론’으로 확연히 기울어져 가는 상황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박용진 후보가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으로 묶이는 3위 강훈식 후보를 향해 재차 단일화를 촉구하며 불씨 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강 후보는 박 후보의 제의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당 대표는 이재명)으로까지 불리는 선두 이 후보와의 격차가 워낙 큰 터라 실효성이 없다는 회의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


이러한 상황에서 박 후보가 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선 배경에는 사실상 이번 주말을 지나고 나면 전당대회 순회 경선이 반환점을 도는 만큼, 더 늦어지면 반전의 계기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절박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이미 경선 첫 주에 합산 74.15%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 후보가 오는 12일부터 진행해 14일 발표될 1차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우세를 이어간다면 대세론을 뒤집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 후보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이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민심과 당심이 확인되는 방식이면 어떤 방식이든, 강훈식 후보가 제안하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뤄낼 용의가 있다”고 적극적으로 구애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강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강훈식이라는 사람이 민주당의 비전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비행기를 띄워야 하는데, 그 활주로에 단일화라는 방지턱을 설치하는 느낌”이라며 “지금 시점의 단일화 논의가 명분, 파괴력, 감동 어떤 게 있느냐”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이어 강 후보는 “냉정하게 말하면 저와 박 후보가 지난 주말 얻은 득표는 권리당원 전체의 1%가 안 된다”며 “아직 60% 넘는 권리당원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투표율 자체를 높여서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강 후보 측 한 측근도 12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강훈식 후보로서는 현재 드러난 75%대 20%대 5%의 구도를 단일화해서 70%대 30%의 구도로 바꾸는 것보다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따라서 강 후보로서는 단일화에 대해 제안할 방식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3일 울산·경남·부산, 14일 세종·충북·충남·대전 지역순회 경선을 치른 뒤 14일 저녁 지역 투표 결과와 1차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발표할 예정이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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