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인증샷’ 마케팅에 푹 빠진 유통업계…MZ세대 집객 노린다

김수찬 기자 2022.07.22 09:43:48

월리·벨리곰…인기 캐릭터와 ‘인생샷’
굿즈·소품 활용한 촬영부스까지 설치
2030 눈높이 맞춘 감성 마케팅 총력


 

식품·유통업계는 브랜드나 제품의 특징을 살린 거대 조형물이나 유명 캐릭터를 설치해 ‘인증샷’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왼쪽부터 롯데홈쇼핑의 자체 캐릭터 '벨리곰', 더현대서울에 설치된 월리 조형물, 하이트진로가 인생네컷과 협업해 설치한 포토 스튜디오. (사진=김수찬 기자)
 

식품·유통업계가 ‘인증샷’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브랜드나 제품의 특징을 살린 거대 조형물이나 유명 캐릭터를 설치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 더 나아가 무인 사진관을 운영 중인 셀프 스튜디오와 협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CNB뉴스가 인증샷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동시 공략하고 있는 유통가를 들여다봤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유통업계의 핵심 소비층인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초 출생자)는 직접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것에 반응하고 소비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조형물과 인기 캐릭터가 있는 곳이라면 직접 찾아가 ‘인증샷’을 찍고, SNS를 통해 공유한다. 이에 유통기업들은 이들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인증샷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더 현대 서울에 설치된 13m 높이의 대형 월리 조형물. (사진=김수찬 기자)
 

‘월리’ 소환한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인증샷 마케팅의 주인공으로 글로벌 유명 캐릭터 ‘월리’를 내세웠다.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월리를 찾아라(Where’s Wally)’ 콘텐츠 사용 및 저작권에 대한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월리 캐릭터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월리를 찾아라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주인공 월리를 찾는 내용의 그림책으로, 1987년 영국에서 발매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6000만부 이상이 팔린 매머드급 베스트셀러다.

우선, 현대백화점은 여의도 더현대 서울과 압구정 본점 등 전국 16개 백화점과 아울렛 8개점에서 월리를 찾아라를 테마로 백화점 내부를 꾸미고, 고객 체험형 콘텐츠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주요 점포에는 무려 13m 높이의 대형 월리 조형물이 들어섰다. 거대한 조형물은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압구정본점·더현대 서울 등 7개 점포에서 2~3주씩 순차적으로 설치됐다.

또한 무역센터점과 판교점 문화홀을 ‘월리 스튜디오’로 꾸며 고객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다양한 월리 캐릭터를 활용한 한정판 굿즈(보드게임 등)를 사은품으로 증정했다.

아울러 고객 2000여명의 캐리커처를 활용한 초대형 아트북을 만들고, 월리 행복 걷기 챌린지를 실시해 월리 티셔츠를 판매했다. 판매금 전액은 푸르메재단에 기부되며, 보행장애 어린이 재활치료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버블쇼·보물찾기·풍선 증정 등 다양한 고객참여형 이벤트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측은 “7월 2~3일 이틀간 진행된 월리 체험형 콘텐츠에만 약 30여만명의 고객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백화점을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롯데월드타워 메인 광장에 설치된 15m 초대형 벨리곰.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 ‘벨리곰’ 내세워 집객…글로벌 진출까지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 캐릭터 ‘벨리곰’을 내세워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벨리곰은 롯데홈쇼핑이 지난 2018년 MZ세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캐릭터다. ‘일상 속에 웃음을 주는 곰’이라는 세계관을 가진, 사람을 좋아하는 핑크색 곰이다.

롯데홈쇼핑 역시 벨리곰을 활용한 거대 조형물을 설치해 집객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 4월 롯데월드타워 메인 광장에 아파트 4층 높이의 15m 초대형 벨리곰, 2m 크기의 벨리곰 6개를 설치한 ‘어메이징 벨리곰’ 공공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 시작과 동시에 ‘인증샷 성지’로 입소문을 타며 3일 만에 50만명이 다녀간 데 이어 2주 만에 방문자 200만명을 넘어섰다.

또한, 팝업 스토어 형식으로 운영한 굿즈샵은 매일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 상품들이 1시간 만에 완판되는 등 높은 호응을 얻었으며, SNS상에서 벨리곰 게시글도 2만건 이상 게재됐다. 같은 기간 벨리곰TV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50만 명을 돌파했으며, 온라인 스토어 ‘벨리곰 닷컴’ 매출도 5배 이상 신장했다.

벨리곰 효과에 힘입어 롯데월드몰 일일 방문객은 30%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증샷 마케팅을 통해 온오프라인 집객 효과를 제대로 본 셈이다.

벨리곰을 활용한 마케팅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일 인천공항공사와 자체 캐릭터 벨리곰 IP(지적재산권) 활용 스마트 서비스 제공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벨리곰 IP를 활용한 ▲인천국제공항 공공 전시, 키오스크 등 디스플레이 홍보 ▲무인 발권 서비스 홍보, 탑승권 제작 등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또한 인천국제공항 제1,2여객터미널 출발층에 3m 크기의 벨리곰 조형물이 각 1개씩 전시된다. ‘캐리어를 끄는 벨리곰’ 등 휴가 시즌을 겨냥한 이색 콘셉트로 기획됐다.

롯데홈쇼핑은 향후 기업, 지자체들과 연계해 전국 곳곳에서 전시 및 팝업 스토어를 진행할 예정이며, 연내 대만, 독일 등 현지에서 콘텐츠 기획 및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무인 포토 스튜디오 '인생네컷'과 협업해 서울 홍대 매장에 테라 전용 부스를 설치했다.  부스는 테라의 시그니처 색상인 초록색과 테라의 심벌로 꾸며져 있다. (사진=김수찬 기자)
 

하이트진로, ‘인생네컷’에 테라 전용 부스 운영



하이트진로는 무인 포토 스튜디오와 협업해 인증샷 마케팅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무인 포토 스튜디오 ‘인생네컷’과 협업해 테라 브랜드를 활용한 사진 프레임(테라네컷)을 개발했다. 사진 프레임은 전국 인생네컷 320개 매장에 한정 적용한다.

테라네컷은 최근 MZ세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테라 굿즈 ‘스푸너’로 테라를 따거나 테라를 시원하게 마시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또 병뚜껑 머리띠와 대형 스푸너 등 테라와 관련된 다양한 촬영 소품도 준비해놨다.

서울 강남과 홍대 매장에는 테라 전용 부스도 각각 1대씩 설치했다. 부스는 테라의 시그니처 색상인 초록색과 테라의 심벌로 꾸며져 있다.

하이트진로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세대를 아우르며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잡은 인생네컷과의 협업을 통해 세대 공감대를 형성하고, 술자리 외에도 테라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앞다퉈 인증샷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는 이유는 매출과 직결돼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집객력을 올리고, 관련 상품을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MZ세대의 자발적인 SNS 공유를 통한 온라인 마케팅 효과도 커 효율이 매우 높다는 장점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인증샷 명소로 알려지기 위해서는 제품을 형상화한 구조물이나 유명 캐릭터 조형물 등을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고, 투입 비용 대비 효율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꾸준히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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