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니&비즈] 삼성·LG전자의 독특한 ‘집들이’…그 안에 들어가 보니

선명규 기자 2022.07.11 09:23:48

메타버스·VR…가상공간에 집 만들어
걷고 열고 확대해가며 가전제품 경험
취향대로 제품 골라 마음껏 꾸밀수도

 

LG전자는 최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에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을 경험할 수 있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브랜드관을 열었다. (오늘의집 갈무리)

뭐든 해봅니다. 대리인을 자처합니다. 매일같이 새로운 문물이 쏟아지는 격변의 시대. 변화를 따라잡기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CNB가 대신 해드립니다. 먹고 만지고 체험하고, 여차하면 뒹굴어서라도 생생히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굴지의 가전기업들이 가상공간에 마련한 ‘집’에 들어가 봤습니다. <편집자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특한 공간에 쇼룸을 꾸렸다. 메타버스 세계와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이다. 모두 가상이란 공통점 말고도 같은 점이 또 있다. 집을 주제로 꾸며 손님인 소비자를 초대한다는 것. 내밀한 공간인 남의 집을 활보하며 양사의 가전을 체험할 수 있게 마련한 것이 특징. 문 열고 기다린다는 두 집에 거리낌 없이 들어가 봤다.


‘VR 집들이’에 초대한 LG전자



초대장을 받았다. 집들이를 한단다. 발송인은 두 부부다. 2층짜리 주택에 층을 나눠 살고 있다. 방문에 앞서 다른 준비는 필요 없었다. 갖춰 입지 않아도 되며 어디서든 찾아갈 수 있으니까. 그들이 일러준 주소는 화면 속에 있었다. LG전자가 ‘오늘의집’에 연 브랜드관이다. 이 회사 ‘LG 오브제컬렉션’ 제품들로 인테리어를 완성한 집이다. 실제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을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로 들여다보고 활개 칠 수 있게도 만들었다.

1층에는 롱보드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신혼부부가 산다. 집의 기본 구획을 선택해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거실·주방·침실 등 각각의 버튼을 누르면 해당 공간으로 이동한다. 곳곳에는 TV, 의류관리기, 청소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이 놓여있다. 손바닥 모양을 누르면 기기의 문이 열리고 재생버튼을 누르면 집주인이 나와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다른 층 구경하기’를 누르면 전혀 다른 인테리어의 집이 등장한다. 푸드스타일리스트 부부의 터전인 2층이다. 여기서도 식물재배기, 공기청정기 등을 같은 방식으로 살펴볼 수 있다. VR이기에 360도로 마구 돌려가면서. 지루할 수 있는 제품 전시장을 ‘랜선 집들이’ 형식으로 꾸며 보는 재미를 더한 점이 특색있다.

LG전자는 이번 VR 쇼룸을 열면서 인테리어 체험부터 제품 정보 검색, 구입까지 논스톱으로 가능하게 구현했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 한국마케팅커뮤니케이션그룹장 장진혁 전무는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에서도 오브제컬렉션을 활용한 실제 인테리어를 생생하게 체험하고 정보와 혜택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고객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360도로 돌려가며 '랜선 집들이'를 할 수 있는 LG 오브제컬렉션 브랜드관 (오늘의집 갈무리)

 


​삼성전자, ‘나만의 집 꾸미기’로 고객 소통



삼성전자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집을 지었다. ‘마이 하우스(My House)’란 이름처럼 공간을 사용자 입맛대로 꾸밀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새하얀 양옥에 입장하면 벽, 진열된 가구, 전자제품 옆에 다양한 아이콘이 뜬다. 슬슬 걸으며 하나씩 누르면 여러 보기가 나온다. 다양한 질감과 색상의 벽지, 각기 다른 모양의 조명등, 그리고 삼성전자의 제품들까지. 방문자는 이 ‘나만의 집 꾸미기’를 구현해 주는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그리는 집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이동하며 선택하다 보면, 남의 집처럼 이질감 들던 내부가 내 취향이 물든 곳으로 마침내 탈바꿈 한다.

마음껏 시공 가능한 ‘마이 하우스’는 출시하자마자 장사진을 이뤘다. 선보인지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방문객 수 400만을 달성했다. 특히 MZ세대의 발길이 잦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삼성전자 측은 “MZ세대가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체험하고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이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는데 이 전략이 통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지은 '마이 하우스'에서는 인테리어를 마음껏 바꿀 수 있다. (제페토 내 마이 하우스 갈무리)


체험형 콘텐츠로 다양한 볼거리 제공



양사는 이처럼 고객 접점을 찾아 새로운 땅을 발굴하고 있다. ​‘고객 경험’을 새 화두로 내세우면서 온·오프라인은 물론, 메타버스 등 가상세계로 만남의 장을 넓히고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공간 크기(35㎡·74㎡·105㎡·135㎡·165㎡)에 따라 어울리는 인테리어와 제품을 추천해주고 VR로 볼 수 있는 서비스인 ‘비스포크홈 메타' 홈페이지를 최근 열었다. 이와 함께 자사의 기기 연결 경험을 실생활 속 시나리오로 보여주는 영상·체험 캠페인 ‘스마트싱스 일상도감’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TV∙온라인 광고와 함께 삼성 디지털프라자 주요 매장에 마련한 체험공간으로 동시다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

LG전자는 서울 성수동, 부산 광안리 등 젊은 층이 자주 찾는 곳에 체험 중심의 팝업 스토어를 열고 방문객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손맛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이 늘자 체험형 콘텐츠를 내세운 홍보 방식이 주류가 됐다”며 “소비자와 가까운 전자 업계도 엔데믹 상황에서 친밀감 높은 색다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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