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텔링] “물류와 문화의 결합”…한진의 ‘로지테인먼트’가 말하는 것

이성호 기자 2022.07.04 09:18:59

물류에 메타버스 결합…최초 시도
배송 개념 넘어 디지털 생활문화로
조현민의 도전과 혁신은 어디까지?

 

한진이 국내 물류업계 최초로 구축한 미래지향적인 가상의 물류 공간인 메타버스 ‘로지버스 아일랜드’를 오픈했다. (사진=로지버스 아일랜드 캡쳐) 

 

종합물류기업 한진이 색다른 시도로 물류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른바 물류와 문화를 결합한다는 ‘로지테인먼트(Logistics + Entertainment)’. 이것의 방식은 다양하다. 모바일 게임 ‘택배왕 아일랜드’, 카카오 이모티콘, 브랜드 굿즈를 선보이며 고객과의 새로운 접점을 확대하고, 미래지향적 물류 세계관을 구현한 메타버스까지 선보였다. 이 모두가 업계 최초 시도다. 한진의 도전은 성공할까. (CNB뉴스=이성호 기자)


 


한진은 최근 미래지향적인 가상의 물류 공간을 표방한 메타버스 ‘로지버스 아일랜드’를 정식 오픈했다.

물류를 통한 연결과 상상이라는 주제로 만든 ‘로지버스 아일랜드’에는 한진의 주요물류사업을 나타내는 5개의 공간이 투영돼 있다.

첫 번째는 ‘택배 터미널’이다. 스마트하고 친환경적인 한진택배의 미래모습을 나타낸 공간이라는 것. 두 번째는 미래의 창고를 나타내는 ‘풀필리먼트센터’다. 이곳에서는 회의나 협력사 비즈니스 미팅이 가능한 회의실이 조성돼 있다.

세 번째 공간은 한진 홀이다. 신입사원 교육 등을 할 수 있다. 여러 명이 모여 교육이나 설명회를 진행할 때 활용하는 장소다. 네 번째 공간은 컨테이너 터미널이며, 마지막으로 움직이는 계단을 이용해 도달해야 하는 항공우주센터가 있다.

이곳은 육해공 수송을 넘어 우주까지 확장하겠다는 한진의 꿈을 담았다. 항공우주센터에는 우주로 뻗어 나가는 한진의 우주선 한진호가 있다.

이렇게 우주로 택배가 배달되는 날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아래는 가상공간 ‘로지버스 아일랜드’의 이미지 컷이다.

 

어디론가로 떨어지고 있다.
도착한 곳은 한진이 제페토에 구축한 미래지향적인 가상의 물류 공간인 메타버스 ‘로지버스 아일랜드’. 어떤 곳인지 둘러봤다.
길을 따라 가보니 택배차량들이 있고 상자들이 레일 위에 올려져 있다.

 

시선을 돌려 공중에 움직이는 계단이 보인다. 건물 위로 올라갈 수 있는 듯. 하지만 자꾸 떨어진다. 어렵지만 인내를 가지고 도전!
드디어 올라가는데 성공!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문이 있어 들어가 보니 택배박스가 쌓여 있다. 이곳이 우주로 배송하는 장소인가 보다.
우주선 조정실이다.
다시 지상으로 내려와 들어간 곳은 풀필리먼트센터. 원형 테이블과 의자도 있는 방이었다.
밖으로 나와 컨테이너들이 모여 있는 곳을 둘러보고 투어를 마쳤다. 구경하다 보니 어느 순간 ‘방장’이 돼 있었지만, 초보인 나에겐 힘든 직책. 모두 말을 걸지 않아서(?) 패스.
흠. 여기는 그냥 물(바다)이다.

 

한진의 색다른 시도는 이뿐 만이 아니다. 메타버스에 앞서 지난해 모바일 택배게임 ‘택배왕 아일랜드’를 출시했다.

‘택배왕 아일랜드’는 대표적인 택배 프로세스인 분류·상차·배송을 모티브로 한 미니게임 3종을 플레이하는 3D 형태의 캐주얼 아케이드 게임이다. 언택트 시대에 라스트마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택배사가 고객에게 재미있고 스마트한 택배·물류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소개다.

또한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 한진 브랜드 굿즈 제작 등 MZ세대를 비롯해 더 많은 고객에게 물류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택배·물류업계 최초의 시도이며, 물류와 문화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Logistics + Entertainment)의 일환이다.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로 2020년 한진 마케팅 총괄 전무로 합류해 지난해 부사장에 이어, 올해 사장 자리에 올라 공유가치창출(CSV)과 신사업 프로젝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이다.

조 사장은 LG애드 MBK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2007년부터 대한항공 광고선전부 광고선전기획팀을 거쳐, 여객마케팅부 담당 및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광고 담당자로 활동한 바 있는 자칭타칭 마케팅 전문가다.

 

모바일 택배게임 ‘택배왕 아일랜드’. (사진=한진)

 


‘조현민표 로지테인먼트’는 물류 혁신의 첫발



조 사장은 왜 한진에서 ‘로지테인먼트’란 카드를 꺼내 들었을까?

일단 물류는 이미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특히 이커머스 활성화와 펜데믹 이후 소비패턴이 바뀌고 이에 따라 물류도 변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 라이브방송, 스마트 스토어 등 온라인·모바일 판매가 활발해지면서 고객의 물류 니즈도 그만큼 복잡·다변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조 사장은 “전반적으로 물류는 어렵고 재미없으며 부담스러운 부문이라는 생각이 있다”며 “하지만 한진이 업계 리더로서 좀 더 재밌게, 쉽게 그리고 친근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 로지테인먼트”라고 정의했다. 로지테인먼트는 대고객 접근성을 강화한 마케팅이라는 얘기다.

조 사장은 “아시아 탑티어가 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먼저 인정을 받아야 한다”며 “제품(서비스)에는 자신이 있지만 이를 모르는게 안타깝기에 마케팅(로지테인먼트) 활동으로 한진이라는 브랜드를 친숙하게 전달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변화에 대비해 메타버스라는 트렌드와 같이 가면서 물류의 미래모습을 한진이 주도하고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 6월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한진의 ‘로지버스 아일랜드’ 오픈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조현민 사장이 로지테인먼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성호 기자)


보기 쉽게 한눈에 표현할 수 있는 물류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는 조 사장. 미래 물류에 대해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더 많은 상상과 다양한 시도로 앞으로의 모습을 예견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아울러 회사 구성원 중 45% 가량이 MZ세대라 디지털을 활용한 새롭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스마트한 한진을 만들어 가야한다는 점도 도전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로지버스 아일랜드’는 이러한 전략 속에서 탄생한 것이다.

이 같은 한진의 샛길에 냉정한 시선도 있다.

‘로지버스 아일랜드’는 그야말로 초기 단계다보니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다. 잠재 고객 등 여러 타깃 대상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유인책이 필요해 보인다. 더 나아가 ‘물류와 디지털 문화의 결합’이라는 취지에 맞게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한 흡입력도 요구된다.

이에 한진은 더 많은 비즈니스와 연결될 수 있도록 메타버스를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블록체인이나 NFT 등 최신기술을 바탕으로 메타버스와 실제 물류를 연결시키는 실험도 예상된다.

‘로지버스 아일랜드’는 한진이 꿈꾸는 미래 물류의 첫걸음인 셈이다.

(CNB뉴스=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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