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권력투쟁 본격화... ‘97그룹’ 세대교체론 급부상

이재명 견제하려는 '비주류 연합'? 친명계는 역풍 우려 '침묵'

심원섭 기자 2022.06.17 10:31:40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2차)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에 열릴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친이재명)과 ‘반명'(반이재명)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계파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으로의 세대교체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97그룹‘ 세대 교체론에 불을 지핀 건 이광재 전 의원으로서 지난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각 계파 수장격인 이재명·전해철·홍영표 의원 등의 동반 불출마를 제안하며 “70~80년대생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세대 교체론‘ 부상 배경에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의 잇단 패배와 당내 계파 갈등이 깔려 있어 근본적인 쇄신을 위해서는 현재 당을 주도하고 있는 ’86 그룹‘을 포함한 중진 중심의 리더십을 탈피해 새로운 가치를 실현할 차세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따라서 이 의원 발언 이후 민주당에서는 “지금 민주당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 주역이 70년대생이 되길 바란다”며 “40대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한다면 저를 버리고 주저 없이 돕겠다”고 세대 교체 바람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16일 의원회관에서 CNB뉴스 기자와 만나 “당내에서 대선·지선 평가 토론회, 간담회 등을 통해 ’세대 교체‘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향후 새로운 지도부 구성 때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의원은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는 요구는 사실 총선에 국한된 목소리가 아니다. 이 시기에 교체하지 못하면 다음은 또 언제가 될는지 기약할 수 없어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단순한 ‘간판 교체’로는 실질적 혁신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97 그룹’이라고 해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보장은 사실 없다. 맹목적 세대 교체 바람에 편승한다면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97 그룹‘의 대표주자로는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전재수(가나다 순)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강병원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 사명이 맡겨진 다면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친명 측에서는 ‘세대 교체론’ 자체가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판단하고 세대 교체를 명분 삼아 비(非)명계 간의 암묵적 담합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친명계 한 의원은 17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세대교체가 필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그러한 주장을 펴는 이유는 이 의원의 출마를 막기 위해 압박하는 차원으로 보인다”며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더라도 책임론이 계속 제기될 텐데 이 위기에서 당을 구할 대표적 인물은 이 의원 말고는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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