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검수완박’ 공표…‘거부권’ 반전 없었다

국회 본회의 개의 3분만에 172석 찬성으로 법안 통과

심원섭 기자 2022.05.04 10:36:45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간 극한 충돌 사태를 빚었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의 종지부를 결국 퇴임 6일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마무리 했다.

문 대통령은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회에서 통과돼 정부에 공포 요청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검찰개혁 관련 법안에 대해 우리 정부 임기 안에 책임있게 심의해 의결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른바 '검수완박'법을 공포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선택적 정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검찰을 비판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어 국회가 수사와 기소의 분리에 한걸음 더 나아간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검수완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동안 국민의힘과 검찰은 문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 행사해 검수완박에 제동을 걸어달라고 요구했으나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사용하지 않고 국회가 처리한 법안을 그대로 공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사용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밀어붙인 법안을 문 대통령이 가로막는다면 극도의 혼란을 피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결국 여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추락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은 잘된 합의”라고 공개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비춰볼 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 스스로가 이번 법안 처리에 동의하고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이 처음 ‘검수완박’ 법안을 발의했을 때만 해도 정치권에서는 법안의 내용은 차지하더라도 민주당의 단독 처리는 문 대통령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속도조절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그러다가 박 의장이 중재안을 내놓고, 국민의힘도 한때 여기에 합의를 이루면서 문 대통령 역시 최소한의 명분은 확보하게 된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다 전날 찬반 양론 대립이 극심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의 사면을 하지 않기로 한 것도 추가로 정치적 결단을 하는 데 따르는 부담이 다소 줄어들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찰개혁은 역사적·시대적 소명에 부합하는 정책 방향”이라고 각별히 의미를 부여한 것은 보면 절차적 문제를 떠나 그동안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수없이 강조해왔다는 점 역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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