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호반그룹 ‘아트스페이스 호화’, 광화문에서 피어나다

손정호 기자 2022.04.30 12:04:10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 미술관 열어
호반의 ‘아트 브릿지’ 비전, 또한번 실현
국내외 개성파 작가들 작품 20점 전시

 

호반그룹의 호반문화재단은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 미술관인 '아트스페이스 호화'를 오픈하고 개관전을 열고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호반그룹(호반건설)의 호반문화재단이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 건물에 미술관을 오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첫 전시회에는 국내외 유명작가 16명의 작품이 내걸렸다. 봄꽃이 만발한 지난 21일 이곳을 찾았다. (CNB=손정호 기자)


 


“‘GLITTER PATH’는 햇빛이 물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의 길을 일컫는다. 해가 막 떠올라 수면과 가까워진 여명의 순간에 그 길은 더욱 찬란하고 선명해진다.”

호반문화재단이 서울 광화문에 오픈한 미술관 ‘아트스페이스 호화’의 벽면에 적혀 있는 글귀다. 이곳의 첫 전시 주제인 ‘액트 원 더 글리터 패스(ACT. 1 THE GLITTER PATH)’를 상징하는 문구다.

기자는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시청역 4번 출구에서 내려 이곳으로 향했다. 아트스페이스 호화가 위치한 프레스센터 앞 정원에서는 녹색 잔디가 파릇파릇하게 자라고 있었다. 프레스센터 빌딩 벽면에 ‘ART SPACE HOHWA’라고 적힌 검은색 간판이 보였다. 그 위로 개관전을 소개하는 옅은 주황색의 거대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빌딩에는 서울신문과 언론중재위원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한국언론진흥재단 등이 입주해 있다. 미술관으로 들어가기 전에 빌딩 앞의 잔디밭을 거닐면서 ‘관계항 – 만남의 탑’ ‘광화수’ 등의 야외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아트스페이스 호화'의 개관전은 ‘액트 원 더 글리터 패스’를 주제로 열리고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빌딩 안으로 들어서니 1층 왼쪽에 아트스페이스 호화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앞엔 검은색 영어 간판과 개관전 포스터가 현란하다. 출입문은 유리인데, 옅은 주황색으로 이번 전시회를 상징하는 잔물결 모양을 새겨 뒀다. 유리문을 여니 이번 전시의 미술작품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시장은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었다. 국내 작가 9명, 해외 작가 7명의 작품 20여점이 크지 않은 전시장을 채우고 있었다. 30분 정도 천천히 거닐면서 작품을 감상하기에 적당한 규모였다.

이 미술관은 지난 5일 개관했다. 개관식에는 김상열 서울미디어홀딩스 회장(호반그룹 창업주)과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담당 사장, 우현희 호반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백만 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표완수 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이석형 언론중재위원회 위원장 등도 함께 전시를 둘러봤다.

이날 우현희 이사장은 “호화라는 이름에는 화려한 공간이라는 것과 함께 미술품이 가진 다채로움을 함께 누리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대중과 소통하는 복합예술공간이 될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예술로 징검다리 놓다



호반그룹이 이 미술관을 열게 된 이유는 뭘까.

호반그룹은 2004년부터 문화재단을 설립해서 다양한 예술 지원 사업을 해왔다. 문화예술의 확장적 경험과 혁신적 창작을 지원하는 ‘아트 브릿지’를 비전으로 삼고 있다.

 

지난 5일 '아트스페이스 호화'의 개관식 모습. 김상열 서울미디어홀딩스 회장과 우현희 호반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호반문화재단)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젊은 문화예술 작가와 이론가의 활동을 돕는 창작공간 지원 사업인 H아트랩, 발달장애 예술인 지원 사업인 예술공작소R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년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미술 공모전인 ‘2022 H-EAA(Hoban - Emerging Artist Awards)’도 진행하고 있다.

2018년에는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쇼핑몰인 아브뉴프랑 한쪽에 미술관 호반아트리움을 열고, ‘아트 인 더 컬러’ ‘휴 크레슈머 사진전’ 등을 진행했다. 호반아트리움은 광명시에서 다른 도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호반문화재단은 이런 경험을 토대로 서울에 새로운 미술 공간을 찾았고, 호반건설이 서울신문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곳에 둥지를 틀게 됐다. 호반건설은 원래 서울신문의 3대 주주(지분 19.4% 소유)였는데, 지난해 9월 우리사주조합의 지분(28.6%)를 매입해 최대주주가 됐다. 서울신문은 입주해 있는 프레스센터 빌딩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다.

 


환상적인 화풍 인상적



이곳의 첫 전시 ‘더 글리터 패스’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

호반문화재단은 이 전시회에 1970년대 이후에 등장한 반인상주의와 추상 표현주의, 신형상주의, 단색화, 미니멀리즘, 사진조각 등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표현 방법에 대한 실험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한 작품들이다.

 

‘더 글리터 패스’ 전시회에서 감상할 수 있는 쿠사마 야요이의 ‘INFINITY-NETS’(왼쪽), 아니쉬 카푸어의 ‘MIRROR’. (사진=호반문화재단)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아니쉬 카푸어의 설치작품인 ‘미러(MIRROR)’가 눈에 들어온다. 아니쉬 카푸어는 삼성 리움미술관의 야외 공간에도 대형 작품이 있는데, 커다란 스테인리스 스틸 오브제로 유명한 인도계 영국 조각가이다.

그 옆에는 마르크 샤갈의 ‘아네모네의 연인’이 걸려 있는데, 꿈속에서 본듯한 환상적인 모습을 담는 그만의 화풍이 인상적이었다. 비만인 사람을 주로 다룬 페르난도 보테로, 대상의 모습을 새롭게 해석하는 조지 콘도, 미니멀리즘의 확장을 추구하는 쿠사마 야요이 등의 작품이 선택됐다.

한국 작가들 중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이 강한 김창열, 이우환, 이강소, 전광영 등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아트스페이스 호화 측은 “동서와 매체를 넘나드는 현대미술 작품들을 선보이는 개관전이 팬데믹 시대를 지나오고 있는 우리에게 위로와 미적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예술과 대중, 동양와 서양, 과거와 현재를 공명할 수 있게 만드는 매개체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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