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매타버스 시즌2’ 인천·강원 표심잡기 총력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인천 공약’…통일전망대서 ‘평화번영 구상’ 발표

심원섭 기자 2022.01.17 10:51:54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5일 강원도 춘천시 명동거리를 방문해 물밀 듯이 몰려온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매타버스(매주타는 버스) 시즌2’ 타고 인천과 강원도를 찾아 표심잡기 공략에 나섰다.

이 후보는 지난 주말 BMW(버스·메트로·워킹) 집중 유세로 서울을 ‘저인망식’으로 훑은 데 이어 불과 일주일 만에 중도층이 몰려 있는 인천을 찾아 ‘유능한 경제대통령’으로 중도 표심을 확실히 잡아두기 위한 수도권 집중공략에 나섰다.

이 후보는 지난 14일 오전 차량 이동 중 유튜브 라이브 진행을 통해 인천 순회의 시작을 알리면서 과거 부모님과 어린 시절 인천 연안부두를 방문한 경험을 통해 인천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인천시에서 사랑의 온도탑 기부액을 가장 먼저 채웠다는 것과 인천시 지역화폐인 ‘이음카드’를 거론하며 지역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인천 연수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방문해 가진 인천경제자유구역 입주기업인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라이브 방송 진행 후 인천 연수구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찾아 입주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해외투자자본·기술 유치를 위한 지원 방안과 애로사항 등을 청취한 뒤 인력난·특허출원 문제 등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이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자율주행 관련 사업체 대표가 ‘국가 핵심기술’로 묶여 해외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하자 “규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데 오히려 장애가 된다는 말씀을 동의한다.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 후보는 스타트업의 특허출원 등록에 ‘신속 트랙’을 만들어달라는 한 참석자의 요청에는 “이건 우리가 정책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허 심리 기간을 앞당겨야 기술경쟁 시대에 관련 기업이 빨리 권리를 확보해 경쟁에 나설 수 있다”며 “오늘 가장 크게 건진 것”이라고 반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정치와 행정은 국민이 원하는 것을 대신하는 것”이라며 “행정을 공급자, 관료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인천 중구 꿈베이커리에서 인천시 관련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이 후보는 인천 중구 비영리민간단체 꿈베이커리를 방문해 빵 만들기 체험을 체험 한 뒤 인천 지역에 대한 공약을 발표하며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노선 사업의 조기 추진과 함께 바이오·항공 중심의 지역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그리고 이 후보는 부평구 문화의거리를 찾아 물샐틈없이 운집한 시민들을 향해 특유의 즉석연설로 대선후보로서 자신의 유능함과 실천력을 강조하면서 “국가 책임자는 유능해야 하는데, 대충 누구를 시켜서, 점쟁이한테 물어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경쟁후보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역술인 논란을 꼬집기도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6일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방문, 평화경제정책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이 후보는 주말인 15∼16일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강원도를 방문해 홍천, 춘천, 인제, 고성, 양양 등을 방문해 강원도를 평화특별자치도로 만들고 맞춤형 경제발전 전략을 펴겠다고 공언하며 150만 강원도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접경지인 강원도는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짙은 곳으로 분류되는 지역이지만, 민주당은 국민의힘 윤 후보의 ‘북한 선제 타격’ 발언으로 지역 민심이 출렁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번 이 후보의 ‘한반도 평화번영 구상’을 공개하며 지역 표심에 호소했다.

이 후보는 강원도 투어 첫 날인 지난 15일 영서권 바이오클러스터 예정지인 홍천군 홍천생명건강과학관을 방문해 “강원지역을 특별자치행정구역으로 성격지어서 추가적 지원과 발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밝히면서 K-바이오 산업 선도 육성 방안도 발표했다.

특히 이 후보는 강원지역에서 600명 고용창출한 CTC 바이오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홍천 하면 딱 떠오르는 게 옥수수인데, 이게 결국 아까 말하시는 진단키트 생산업체가 몇 년만에 600명 고용할 정도로 규모가 카졌지 않나”라며 “좋은 사례”라고 추겨 세웠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5일 홍천군 홍천생명건강과학관을 방문, 전시물을 둘러보us서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이 후보는 춘천으로 이동해 강원도 18개 시군 번영회장들과도 간담회를 하고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 후보는 군납 농산물 공급체계를 경쟁입찰로 전환키로 한 정부 방침과 관련해 참석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터트리자 “조달청이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잘하는 걸 역행해서 입찰하겠다고 하면 중국 농산물이 들어올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군납 농산물은 접경지역 해당 시군 또는 인근에서 생산되는 걸 우선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간담회는 당초 예정됐던 간담회 시간인 40분보다 30분가량 더 진행됐는데 이는 국민의힘 윤 후보가 과거 빚었던 논란을 의식해 참석한 번영회장들의 건의 사항을 전부 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지난 해 12월 11일 이들과 만나 자신의 할말 만 하고 사진을 찍은 뒤 20여분 만에 퇴장하는 바람에 일부 참석자로부터 ‘사진 찍으러 왔냐’는 등의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두고 여야간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이 후보는 춘천 번화가인 명동거리를 찾아 인산인해를 이룬 시민들을 향해 20여분 간에 걸친 특유의 즉석연설을 통해 윤 후보의 대북 ‘선제 타격’ 발언을 ‘안보 포퓰리즘’이라고 거세게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과거)북한에다가 선거 때 ‘총 쏴 달라, 그러면 돈 주겠다’고 제안한 집단”이라고 비난하는 등 안보 이슈에 민감한 강원 민심을 자극했다.

춘천은 이날 영하의 기온에 하늘에서는 작은 우박이 떨어질 정도로 추운 날씨였지만 거리에는 수백명이 운집해 발 딛을 틈이 없었으며, 연회색 코트에 검은 바지 차림의 이 후보가 등정하자 거리 곳곳에서 지지자들이 외치는 ‘이재명 대통령’ 구호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이 후보는 시민들과 셀카를 찍으며 거리 행보를 시작했다.

이에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한 관계자는 밀려든 인파에 고무된 듯 “거의 호남에 온듯한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인제읍 소재 나무카페에서 열린 명심 토크콘서트 ‘충성! 인제 왔습니다!’에서 토크콘서트 출연진과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나의 군생활 그리고 그후’라는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이 후보는 “일부 사람들이 멸공 등을 이야기하는데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는 안타깝다”며 “저는 군대를 가고 싶었지만, 산재를 당해 어쩔수 없이 갈 수가 없었지만 두 아들 모두 힘든 군대를 다녀왔는데, 젊은 시기에 특별한 인생을 겪은 군 장병들을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해 주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후보는 사회자가 ‘장병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고 부탁하자 “양구, 인제 등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는 장병들을 찾아가고 싶어도 코로나19로 인해 못가는 점 이해해 달라. 모두 건강하게 잘 생활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6일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방문, 망원경으로 북녘땅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16일 ‘매타버스 시즌2’ 인천·강원 일정 마지막으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방문해 금강산관광 재개 및 비무장지대(DMZ) 관광 추진,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등을 핵심으로 하는 강원도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마땅하다”며 “한반도 평화시대를 선도하는 디지털·그린 뉴딜의 메카로 제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강원도가 남북평화시대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법 제정을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평화경제특별구역을 지정하고 왕래와 교역의 절차를 간소화해 남북경제협력, 공동 자원개발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후보는 “남북 상황에 좌지우지되며 사업추진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사업단계를 명확히 나눠 흔들림 없이 해나가겠다”면서 “한반도 평화는 우리 모두의 생존 문제로서 2008년 이후 닫혀버린 금강산 관광의 문을 최대한 빠르게 다시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데이터 기반의 바이오·헬스 융복합 벨트를 조성하겠다”며 정밀의료 데이터산업과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를 연계한 바이오·의료 분야 지역산업 생태계 조성과 중화항체 치료제 개발지원센터 설립 지원 등을 약속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수소·풍력·바이오 등 인프라 확대로 강원도를 탄소중립과 그린뉴딜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동해 풍력발전과 플라즈마 활용 그린수소 생산 및 연구단지 조성, 액화수소 산업 추진 등을 제시했으며, 탄광지역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하고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는 내용의 폐광 및 접경지역에 대한 경제자립 기반 마련과 해양·산악·내륙 관광 육성 방안 등도 공약에 포함됐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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