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신년사 행간읽기①] KB·신한·하나·우리금융…새해 키워드는 ‘디지털 혁신’

이성호 기자 2022.01.10 10:19:56

금융규제 강화로 활력 잃은 은행들
마이데이터 사업 ‘시동’…경쟁 치열
금융과 플랫폼 경계 넘는 혁신 주문

 

올해 4대 금융지주의 경영 키워드는 ‘디지털 경쟁력 강화’로 모아진다.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사진=각사)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신년사를 통해 던진 화두는 ‘변화와 혁신’이었다. 여전한 팬데믹 상황 속에서 산업의 새 패러다임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도전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에 CNB가 기업·산업별로 신년사에 담긴 의미를 분석해 연재한다. 첫 번째는 디지털 경쟁력 확보에 나선 4대 금융그룹이다. <편집자주>


 


2022년 금융산업 전망은 썩 밝지 않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등에 따르면 전 금융권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산 성장이 정체되고 또한 신용대출에 대한 한도 축소,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를 위한 대출수요도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정상화 과정에서 대손비용이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다중채무자, 한계기업 등 취약차주의 잠재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해 있다.

여기에 더해 플랫폼이 시장을 지배하는 트렌드의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빅테크 등 비금융회사의 금융업 진출로 인해 한층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금리대출, 퇴직연금, 자산관리(WM) 등에서의 경쟁이 고조되고 있으며, 코로나 시대에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는 현실에서 올해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은행-비금융회사 간 시장 선점을 위한 자리다툼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권 전반에 걸쳐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가열되고 있는 것. 이에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 수장들은 한 목소리로 무리하게 자산을 확대하기보다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핵심 무기는 역시 ‘디지털’로 “변해야 산다”로 압축된다. 전통적인 금융그룹들이 성장동력의 대변환에 앞다퉈 깃발을 올리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1등 금융플랫폼 도약”


 

윤종규 KB금융 회장. (사진=KB금융) 

먼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가장 먼저 내민 것은 ‘대인호변(大人虎變)’ 자세다.

호랑이가 털갈이해 아름다움을 더한다는 말로 ‘세상을 바꾸는 금융-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라는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한 것.

이를 위한 경영전략으로 ‘R.E.N.E.W.’를 제시했다.

 

‘R.E.N.E.W’는 핵심경쟁력 강화(Reinforce the Core), 글로벌 & 비금융사업 영역 확장(Expansion of Global & New Biz), KB스타뱅킹의 역할 확대(No.1 Platform), 차별화된 ESG 리더십 확보(ESG Leadership), 최고의 인재양성 및 개방적·창의적 조직 구현(World class Talents & Culture)의 5가지 방향으로 구성됐다.

특히 디지털을 통해 최고의 고객 경험(CX; Customer eXperience)을 제공하는 No.1 금융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이다.

윤 회장은 “최고의 고객 경험을 주고 ‘High Quality’, ‘High Speed’, ‘Low Cost’를 통해 손님들이 믿고 찾는 KB를 만들어 갈 것”을 다짐했다. “KB에 가면 모든 것이 한 번에 해결된다”는 인식을 심어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한다는 구상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재창업의 각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신한금융)

“도전을 상징했던 지난 40년의 역사를 모두의 자부심 삼아 일류를 향한 재창업의 각오를 함께 나누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이 같은 포부로 2022년 임인년의 문을 열었다.

올해는 신한을 창업한 지 40년이 되는 해로 현재의 난관을 돌파하고 새 신(新), 나라 한(韓)의 새로운 대한민국 금융의 신한으로 다시 태어나자는 기치다.

신한금융은 지난해부터 모든 일상을 근본부터 바꿔 가는 문화 대전환 ‘RE:BOOT 신한’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며 가장 먼저, 고객의 관점에서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이라는 새로운 비전도 정립했다.

조 회장은 그 연장 선상에서 올해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라는 ‘신한 WAY 2.0’을 새로운 핵심가치로 내세웠다.

‘바르게’는 고객과 미래를 기준으로 바른길을 선택해 자원을 집중하고, ‘빠르게’는 속도가 곧 경쟁력으로 실행의 속도를 높여 빠르게 행동하고 실패를 통한 성장을 꾀한다는 요량이다. ‘다르게’는 각자의 다름을 존중하고 모두를 아우르는 조화를 통해 남다른 결과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신(新) 핵심가치는 디지털 금융의 주도권 경쟁 속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금융의 경계 넘어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사진=하나금융)

‘덩치만 큰 공룡’은 결국 멸종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신년을 맞아 던진 경계심 가득한 화두다.

하나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서 훨씬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한다는 주가, 즉 시가총액이 한때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정태 회장은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강점의 레벨업 ▲디지털 퍼스트 ▲리딩 글로벌로 재무장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먼저 ‘강점의 레벨업’으로 빅테크가 가지지 못한 강력한 오프라인 채널을 보유하고 있음에 따라 이를 손님 중심의 옴니채널로 탈바꿈하고, 미래 성장기업들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것.

또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한다는 ‘디지털 퍼스트’, 그리고 ‘리딩 글로벌’로 글로벌 시장에 은행뿐만 아니라 전 그룹사가 협업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찾아서 함께 진출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개인금융, 기업금융, WM, IB 등 금융의 전통적인 영역에 대부분 국한돼 있는 핵심역량은 더욱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금융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과 글로벌로 나아가는 여정을 지속한다는 얘기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창발(創發)적 혁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새해를 맞아 임직원들에게 ‘창발(創發)적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금융업의 장벽이 허물어져 버린 지금 시대에 기존의 틀 안에 갇힌 작은 변화 정도로는 시장에서 더 이상 생존력을 갖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그룹 체계 완성’을 올해의 경영목표로 수립, 달성을 위한 6대 경영전략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6대 경영전략은 ▲수익·성장기반 확대 ▲디지털 초(超)혁신 추진 ▲핵심 성장동력 육성 ▲선제적 리스크관리 강화 ▲기업문화, 브랜드, ESG Level-up ▲그룹시너지·경영효율성 제고 등이다.

이 중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첫 번째 핵심 경영전략인 ‘수익·성장기반 확대’로 올 한해 완전 민영화와 내부등급법 승인을 발판으로보다 적극적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하는 동시에 기존 비은행 자회사의 괄목할 성장을 이끈다는 복안이다.

이미 NPL 자회사인 ‘우리금융F&I’는 모든 설립 준비가 마무리돼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증권 부문 등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만한 무게감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도 한층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것.

아울러 올해는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등 테크 기업들과 겨뤄야 할 서비스들이 본격화되는 만큼, 디지털 초혁신 서비스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승부수를 걸었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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