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던 하루... 윤석열-이준석, 파국 직전에 극적 ‘포옹’

尹 “모두 제탓, 힘 합치자”

심원섭 기자 2022.01.07 10:42:17

극한 대치 끝에 전격 화해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껴안으며 ‘원팀’임을 과시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당직 임명안 강행 처리와 소속 의원들의 이준석 당 대표 사퇴 결의 추진으로 6일 내내 시끄러웠던 국민의힘이 막판에 극적으로 윤 후보와 이 대표가 화해 제스처를 취하면서 갈등이 봉합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부터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어지러운 하루가 이어졌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8시경부터 전날 이 대표가 윤 후보 측에 제안한 이벤트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함으로써 화해 무드에 대한 기대가 나오는 듯 했으나 이 대표가 자신과 상의 없이 다른 방식으로 지하철 인사를 했다며 기자들에게 “관심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냉랭한 기류를 이어갔다.

그러다가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윤 후보가 소위 ‘윤핵관’으로 지목된 권성동 윤한홍 의원 대신 권영세 이철규 의원을 사무총장과 부총장으로 임명하려 하자 이 대표가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두 사람은 또 한번 충돌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결국 주요 당직자 임명을 강행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 대표를 향해 소속 의원들이 ‘사퇴 요구 결의’를 논의하는 그야말로 난장판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오전 10시 이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의원총회는 윤 후보에 힘을 모아주기 위해 명칭도 ‘변화와 단결’이라고 붙였지만, 이 대표를 집중 성토하면서 사퇴결의를 하는 장소가 되는 바람에 파열음만 노출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돼 버렸다.

이후 오후에 의총에 참석한 이 대표는 30분 동안 이어진 공개 연설에서 “의원들이 이준석의 복귀를 명령하시면 지정한 어떤 직위에도 복귀하겠다”고 꼬리를 내리면서 “저는 우리 후보가 유일한 야권후보라는 생각한다. 대선승리 방향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어도 진심을 의심하지 말아달라. 또다시 제가 이탈하면 당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 즈음에 윤 후보가 의총장 문을 열고 들어와 깜짝 발언을 하면서 사태가 급반전됐다.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를 여러분이, 국민이 뽑았다. 저와 대표와 여러분 모두 힘 합쳐서 3월 대선을 승리로 이끌자”면서 “모든 게 다 후보인 제 탓이다. 저희가 대의를 위해 지나간 걸 다 털고, 오해했는지도 아닌지도 다 잊자”고 발언한뒤 이 대표와 포옹하자 의원들은 손뼉 치며 환호했다.

이후 두 사람은 이 대표의 자가용 전기차를 타고 평택 공사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들의 조문을 위해 함께 이동했으며, 뒷자리에는 김기현 원내대표와 권영세 사무총장 겸 선대본부장이 함께 타고 동행했다.

 

재보선 공천권 또다른 ‘뇌관’

이렇듯 다시는 안 볼 사이처럼 으르렁대던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돌연 대선 승리를 위한 ‘원팀’을 외치며 포옹했으나 '불안한 동거'라는 말도 나온다. 


이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오는 3월 재·보선 공천에서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당 대표로서 공천권을 행사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후보자의 자격시험 방안을 의결하는 등 공천권 행사 방침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는 ‘대선 후보는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해 가진다’는 국민의힘 당헌에 명시된 윤 후보의 권한과 충돌할 우려가 있다. 

여기에다 윤 후보의 부인과 장모 등이 각종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이로인해 윤 후보의 입지가 흔들릴 경우 이 대표의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다. 

 

이밖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 등에 있어서도 두 사람 간의 신경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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