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니&비즈] 달려도 되는 전시회장… SK텔레콤 ‘이프랜드’ 속으로

선명규 기자 2022.01.03 09:39:38

‘코시국’ 거듭할수록 메타버스 각광
제약 많은 미술관도 이곳에선 자유
가상세계서 DC코믹스전 등 진행 중

 

 

SK텔레콤이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에서 진행하는 '저스티스 리그' 전시장 모습. 커다란 캔버스에 슈퍼맨 등 DC코믹스의 히어로들을 꽉 차게 담았다. (SK텔레콤 이프랜드 캡처)

 

뭐든 해봅니다. 대리인을 자처합니다. 모이지도 말고 움직임도 줄이고 마스크 없이는 대화도 금해야 하는 ‘자제의 시대’. CNB가 대신 먹고 만지고 체험하고, 여차하면 뒹굴어서라도 생생히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번 편은 요즘 핫플레이스라는 ‘메타버스(가상현실)’에서 진행하는 전시회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코로나 1년차. 불쑥 덮친 비대면 세상 속 일상생활에서 가장 각광받은 활동 수단은 차량이었다. 사람을 꺼리기 시작한 사람들은 소비와 문화생활 대부분을 차에 탑승한 채 행했다. 패스트푸드점이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주로 쓰던 ‘드라이브스루’ 방식은 마트·백화점에서 장보기, 도서관에서 책 대출 등으로 확장돼 옮아갔다. 코로나를 뚫고 나갈 전초기지로 자동차가 부상한 순간이었다.

코로나 3년차. 새로운 전진기지가 떠올랐다. 메타버스다. 이 버스(?)를 타면 못 갈 곳이 없다. 노선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공연장, 도서관, 야구장, 친목을 위한 모임의 장 등으로 무한 확장 중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기 어려운 곳들이 발길을 빠르게 이끌고 있다.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관람인원을 급격히 제한하고, 예약제로만 운영하는 미술관이 대표적 경우다. 문턱이 존재하지 않는 메타버스 세계의 미술관. 최근 이채로운 큐레이팅으로 주목받는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속 예술전시에 탑승해봤다.
 

의자에 뜬 ‘+’(플러스)를 누르면 캐릭터가 가서 앉는다. 전시장을 오래 배회하다 보면 다리가 아프기 마련. 세세한 설정도 그대로 옮겨 놓은 점이 재치있다. (SK텔레콤 이프랜드 캡처)

 


 

아바타가 나 대신 ‘인증샷’



DC코믹스의 히어로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저스티스리그’展이 열리는 전시장 입구. 슈퍼맨, 원더우먼, 배트맨이 등장하는 포스터이자 포토존 앞에 섰다. 카메라 버튼을 누르자 메타버스 세계관에 창조한 또 다른 내가 영웅들과 나란히 찍혔다. 본격적인 관람에 앞서 인증샷을 남기는 건 여느 오프라인 미술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 사진으로 방문기록을 남기는 행위는 여기에서도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하다. 크기 얘기다. 화폭이 집채만 하다. 커다란 캔버스에 영웅들을 꽉 차게 담아 시각적 쾌감이 좋다. 메타버스 전시의 또 다른 장점이라면 확대 기능이다. 보고싶은 작품의 부분 부분을 내 눈앞에 가져와 볼 수 있다. 오프라인 전시장이라면 관람 제한선에 막힐 것이다. 이 세계에선 작가의 섬세한 터치를 목격하는 진귀한 경험이 가능하다. 선 넘는 행동이 무례가 아니다.

이 전시에 나온 작품 수는 52점이다. 영웅들이 악당과 싸우는 모습 등을 포착한 역동적인 이미지 컷이 대부분이다. 슈퍼맨, 원더우먼, 배트맨에 최근 단독 주연 영화로 더욱 친숙해진 아쿠아맨과 플래시 같은 신선한 캐릭터들의 과격한 몸짓이 포착됐다. SK텔레콤 측은 “DC코믹스 국내 팬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DC 코믹스 슈퍼 히어로의 역사를 한 눈에 짚어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전시장은 ‘ㄱ’(기역)자 형태다. 꺾이는 쪽에 해당하는 중앙에 쉼터가 중정처럼 자리하고 있다. 나무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해 실제 로비처럼 꾸몄다. 의자에 뜬 ‘+’(플러스)를 누르면 캐릭터가 그 자리에 가서 앉는다. 천천히 오래 걸어야 해서 “전시 관람은 체력전”이란 말이 있듯이 전시장 내 휴게공간의 역할을 각인한 것이다.

조작하는 방법은 자동차게임 운전 방식과 비슷하다. 화면 왼쪽에 동그란 핸들 문양이 있다.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밀면 내달리고 돌리면 곡선을 그리며 꺾는다. 기둥 같은 장애물에 가로막히면 나아갈 수 없으니 섬세한 조작이 필요하다. 작은 터치에도 반응 속도가 빨라 적응이 쉬운 편은 아니다. 가볍게 건드려도 캐릭터는 어느새 몇 미터를 달려 나간다. 걷기 기능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메타버스에선 공간 이동이 자유롭고 빠르다. 다른 전시장으로 순식간에 입장할 수 있다. 사진은 ‘어반브레이크 2021’이 열리는 입구 모습. (SK텔레콤 이프랜드 캡처)

 


퇴장과 입장은 순식간



메타버스의 강점은 수초 내 이뤄지는 기민한 공간 이동이다. 영웅담 가득한 전시장에서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터치 몇 번만으로 다른 미술관에 입장했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인 ‘어반브레이크 2021’이다. 콰야, 김재욱, 레오다브 등 24명의 떠오르는 이름들이 참여했다.

다양한 장르를 관통하는 주제는 신선함. ‘저스티스리그’전이 100년 가까운 히어로들의 서사물이라면, ‘어반브레이크’는 예술계 내일을 바라보는 전시다. 크게 벌어져 있는 두 시간적 간극을 메타버스를 타고 종횡무진하며 관람한 셈이다.

조익환 SK텔레콤 메타버스 개발 담당은 “이프랜드 공간에서 예술가와 대중이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프랜드(ifland)는 SK텔레콤이 지난해 7월 선보인 메타버스 서비스다. 루프탑, 우주 과학관, 도서관 등을 비롯해 총 24개 콘셉트의 랜드(공간)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발사 장면을 중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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