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號 영입 1호’ 조동연에 담긴 메시지… 80년대생 여성, 육사출신

우주·항공·군 전문가들 “깜짝 카드”

심원섭 기자 2021.12.01 10:27:56

지난달 30일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이재명 캠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발표’에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조동연 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장기간 공들여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1호 영입인사’인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의 핵심 키워드는 80년대생 여성으로 육사출신이라는 점이다.

조 위원장은 1982년생으로 두 아이의 ‘엄마’인 워킹맘이며 지난 2004년 육군사관학교 60기를 졸업한 뒤 경희대 아시아태평양지역학 석사, 미국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공공행정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그리고 조 위원장은 육사 졸업 후 이라크 자이툰사단, 한·미 연합사령부, 외교부 정책기획관실, 육군본부 정책실에서 17년간 복무하고 지난해 소령으로 예편 후 국방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아 서경대학교에서 군사학과 조교수와 미래국방기술창업센터장을 맡아왔다.

조 위원장이 지난 달 30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영입인사 발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선 첫 소감으로 “제복과 군복이 자랑스러울 수 있는 국가가 됐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며 “작년까지만 해도 군복을 입고 있었다. 안전이나 방위 분야, 국방에 계시는 분들이 하루하루 힘들게 일을 한다”고 말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조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자주 국방을 기반으로 강한 안보를 강조하는 이 후보의 메시지와 맞닿은 지점으로 외연 확장을 위해서는 해당 분야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과 일맥상통했다.

 

조동연 신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민주당 중앙당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리고 이 후보가 첫 영입 인사로 여성을 택한 것도 조 위원장이 국방과 우주항공, 방위산업 분야 전문가이면서도 1남 1녀를 둔 ‘엄마’라는 점에서 자신의 대선 전략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 위원장은 이날 “일을 하는 부모가 동일하게 힘든 것 같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가족이 생기고 아이가 생기면 (그렇다)”며 “각각 역할에 맞춰서 여자가 많은 일을 하고 남자가 다른 일을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위원장은 “다만 최근에는 각자 하는 일들 이상으로 더 많은 것이 요구되는 시대인 것 같다”며 “과거 직장에 한 번 들어가면 안정적인 계획을 세우고 미래를 그릴 수 있는데 지금 젊은 부모들은 아이도 돌봐야 하나 미래도 불투명해서 별도의 공부를 해야 하고 다른 분야도 찾아야하고 변화도 쫓아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위원장은 “다양한 노력들이 선행돼야겠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일관성 있고 균형된 정책”이라며 “가까운 미래만 예측하더라도 부담감이 (줄고) 아이들의 미래를 그리는 것에 도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짧은 생각이 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한 조 위원장은 이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세대인 82년생으로 청년 세대로 분류돼 명목상 MZ세대(1980년대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와 1990년대~2000년대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청년 세대의 고민을 이해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조 위원장은 지난 학창 시절에 IMF로 인한 부친의 사업 실패로 어려움을 겪다가 한 때 검정고시를 생각하다가 전액 장학금을 받는 부일외고와 육사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선대위 ‘1호 영입인사’인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 겸 미래국방기술창업센터장. (사진=민주당 제공)

이 후보는 이날 조 교수의 영입을 공식 발표하며 “선대위의 길에 맨 앞장서서 지휘해 줄 조 위원장이 뉴스페이스(새로운 우주)를 추진한 것처럼 선대위의 ‘뉴페이스’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조 위원장을 ‘우주항공 분야의 전문가’라고 치켜세웠으며, 민주당도 조 위원장을 ‘우주산업 혁신 멘토 및 군사전략가’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국내 우주 관련 전문가들은 “조 교수는 ‘우주산업’보다는 ‘군사전문가’라는 타이틀이 어울린다”는 평가를 내놨다.

  1. 국내 우주 관련 한 전문가는 1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위원장이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은 사람”이라며 “군사전문가라면 몰라도 굳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우주항공 전문’가라고 내세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다른 한 우주 분야의 한 전문가도 통화에서 “아마 이력에 서경대 미래국방기술창업센터장을 역임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면서 “엄밀히 말해서 ‘우주항공 전문가’라기 다는 여성으로서 군사전문가라고 표현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 위원장이 이재명 선대위에 영입된 데는 육사를 다니다 전남대 의대에 진학한 의사 출신인 민주당 이용빈 의원과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 의원은 조 교수가 쓴 저서 ‘뉴 스페이스 시대의 비즈니스전략 : 우주산업의 로켓에 올라타라’를 읽은 뒤 송영길 대표에게 소개했으며, 이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냈고 육사 선배인 김병주 의원(육사 40기)과 송 대표가 함께 조 위원장을 만나면서 합류에 급물살을 탔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선대위 제안을 받은 뒤 가장 고민한 것은 정치 경험 부족이었다”면서 “보통 30~40년을 근무하고 큰 혜안을 갖고 정계에 들어오는 선배들이 많이 있어서 따라갈 롤모델이나 케이스가 없어 가장 크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CNB=심원섭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