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가 의원들 자리 챙겨주는 곳이냐"...‘李 부진’에 민주당 위기론 커져

초선들 “현장성 잃어...외부인재 영입해야”

심원섭 기자 2021.11.19 10:26:06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안팎의 진단이 쇄도하면서 선대위 정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일부 초선 의원들은 “현장으로 들어가겠다”며 선대위 직책을 던지는 충격요법을 쓰고 있으며, 당 지도부는 ‘별동대’ 신설 등 혁신위원회 카드를 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대위 쇄신 신호탄은 초선 의원들이 쏘아 올렸다. 

 

민주당 정당쇄신·정치개혁 의원모임 소속 김남국·김용민 등 초선 의원 등 10명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가 현장성을 잃었다”며 청년·여성·사회적 약자 등을 대변할 수 있는 외부 인재 영입을 공개 촉구한 바 있다. 

 

이어 ‘너목들위원회’(너의목소리를들으러가는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탄희 의원은 자신의 SNS에 “선대위에 현장성·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전면 배치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지역과 현장으로 가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야 한다”면서 “저부터 먼저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겠다. 현장을 도는데 직책은 없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선대위가 현장성을 잃었다”고 밝히고 있다. 좌측부터 김용민 최고위원, 김승원, 윤영덕, 전용기, 최혜영, 이탄희, 장경태, 유정주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선후보도 18일 정당쇄신·정치개혁 의원모임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선대위 개편을 논의하면서 “선대위가 신속하고 성과 있게 활동하는지에 대해 많은 분이 의구심을 갖게 된 것 같다”며 “해결 방향을 놓고 여러 의견이 분출하는 상태에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해 위기상황임을 시인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 후보 확정 이후 용광로 조직을 꾸렸지만 지난 한 달여간 선대위는 내부 손발이 맞지 않아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민주당내 대표적인 ‘책사’로 알려진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도 지난 17일 일부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민주당 선대위 체제는 의사결정구조를 못 갖춘 비효율적 체계로 전문성 중심 전진 배치가 아닌 선수 중심 캠프 안배”라고 꼬집으면서 “이재명 혼자 뛰고 있다. 말도 나온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인 김민석 의원도 최근 SNS에 “민심은 부동산 실책에 대한 더 통렬한 사과와 반성을 원한다. 민주당 선대위를 보고 안이한 자리나눔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원팀을 넘어 백의종군의 헌신을 요구한다. 더 젊고 경쾌하게 바뀌어야 한다. 지금이 반성하고 심기일전할 때로서 신발끈을 고쳐 맬 시간”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쇄신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수도권 중진의원은 18일 CNB뉴스 기자와 만나 “민주당이 선대위의 3대 콘셉트로 △원팀 △개방 플랫폼 △미래 비전을 제시했지만, 아직은 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대위 조직표나 선대위 산하 각 위원회 인선 내용을 봐도 선대위가 어떤 정책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현역 의원들 자리 하나씩 다 챙겨주려고 온갖 위원회를 일단 설치하고 본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지난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를 지지한 민주당 의원이 대략 50~60명 정도되는데 이들 중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뛰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해찬·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영향력 있는 원로급 인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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