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과 거리두기? 이재명 “집값상승, 민주당 구성원으로서 사과”

대학생 기자단 간담회 “기성세대와 큰 간극” 인정…공정 문제도 사과

심원섭 기자 2021.11.18 11:12:15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권 대학언론연합회 20대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7일 서울지역 대학학보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대정신으로 ‘공정’을 강조하면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다시한번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권 대학언론연합회 주최 20대 대선후보 간담회에서 “공정성 회복이 시대 과제다. 슬프고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저는 불공정의 피해를 받았지만 그걸 극복했다. 여의도 출신의 주류 정치인도 아니고 화려한 스펙이 없음에도 제가 지지를 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하는데 요새 그런 이야기 했다가 뺨 맞죠”라며 “아동, 학생, 노인, 장애인, 농민 지원은 많은데 청년은 없다. 우습지 않으냐”고 반문하며 ‘청년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이 후보는 “진보정권이 집값을 잡으려 하면 집값은 오른다. 정책 불신 때문”이라면서 “정책이 완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시장의 불신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등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 문재인 정부와 거리를 두는 모습도 엿보였다.

그리고 이 후보는 “민주당이 미움을 받는 제일 큰 이유는 부동산이다. 부정부패도 아니고 대외관계에 엄청나게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 것도 아니고 국민이 촛불을 들고 규탄할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불신을 받는다”라며 “저도 민주당 주요 구성원으로서 또 한 번 사과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나는 사실 시장주의자다. 시장 대응을 믿고 가격통제는 별로 안 좋아한다. 시장 왜곡을 불러오기 때문”이라며 “주택문제도 시장 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맞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가 없고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 양자는 상호를 보완하는 의존관계”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권 대학언론연합회 20대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이 후보는 자신의 제안으로 여당이 추진 중인 ‘전국민 재난지원금’(전국민 일상회복 방역지원금)과 관련해 “4차에 이르기까지 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누군가를 골라서 지원했더니 경제효과가 거의 없었다. 모래밭에 물주는 것처럼 사라졌다”며 “치킨을 먹으려면 닭을 사고해야 하는데 현금을 주니 빚을 갚고 끝나 버렸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 초반에는 마이크를 넘겨받은 진행자가 이 후보에게 질문을 할 때 누군가 이 후보에게 손바닥만 한 쪽지를 건네 잠시 돌발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이 후보는 “미안한데 누가 지금 쪽지를 주는 바람에. 학보사 중에서 학교가 괴롭히는 곳이 있나 보죠?”라며 좌우를 살피면서 “그렇게 하지 말도록 해달라. 이런 얘기가 (쪽지에) 있다. 요즘도 무슨 탄압을 하고, 괴롭히고 그러나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진행자가 당황해하며 말을 잇지 못하자 “표현의 자유는 어떤 영역에서도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면서 “혹시라도 그런 곳이 있으면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잘 보장 받길 바란다. 학교에서도 그런 건 잘 인정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1시간 30분간 진행된 간담회에서 시종일관 차분한 어조로 청년 문제는 물론, 젠더 갈등, 부동산 대책, 재난지원금에 이르기까지 사회 이슈 전반에 대한 의견을 폈으며, 주최 측도 ‘압박 질문’ 대신 이 후보의 정책 비전과 이슈에 대한 견해를 듣는 데 집중했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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