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CEO] ‘인플루언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문화 경영’에 빠지다

손정호 기자 2021.10.29 09:33:23

그린·레드·핑크카드…SNS로 직접 홍보
된장라면 레시피 공개해 팔로워들 환호
때론 음악에 빠져…유명 뮤지션과 소통
‘현대카드=문화기업’ 이미지 크게 기여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SNS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최근 이마트와 함께 선보인 밀키트 ‘정든 된장라면’을 먹고 있다. (사진=현대카드)

“된장라면 냄새가 구수하네요.” 최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이마트와 함께 선보인 ‘정든 된장라면’ 레시피를 올렸다. 이 레시피대로 만든 라면을 먹고 인증샷을 올리는 유저들이 많아졌다. 이처럼 정 부회장은 SNS를 활용해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CNB가 그만의 자유로운 경영 트렌드를 들여다봤다. (CNB=손정호 기자)


 

 


“현대카드의 미니멀리즘 흔적을 일부 남기면서도 레드, 그린, 핑크에 각기 다른 강렬한 페르소나(성격·Persona)를 부여했다.” (정태영 부회장)

정태영 부회장이 새상품 출시에 맞춰 자신의 SNS에 남긴 글이다. 현대카드는 최근 프리미엄 상품인 그린, 레드, 핑크 카드에 MZ 세대(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에 출생한 세대)가 좋아하는 혜택을 골라 담은 ‘TRIBE’ 서비스를 추가한 새로운 버전을 공개했는데, 정 부회장이 직접 홍보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정 부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경영 활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례로 현대카드는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손잡고 ‘정든 된장라면’을 만들었다. 정태영 부회장이 정용진 부회장에게 대접한 라면 레시피를 살려서 만들었는데, 이마트에서 10월 한정판으로 파는 밀키트 상품이다.

이후 정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 ‘정든 된장라면’에 대한 영상과 사진, 글을 올렸다. 이 라면을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을 담은 유튜브 영상, 이를 알리기 위해 만든 CF 영상과 이 CF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비하인드 영상 등이다.

 

정태영 부회장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다양한 영상과 사진을 업데이트한다. 정 부회장이 직원들과 ‘정든 된장라면’ CF를 촬영한 영상도 그중에 하나이다. (사진=정태영 부회장 페이스북 캡처)

정 부회장은 SNS에 영상과 함께 “된장라면은 술을 마신 다음 날 라면을 먹을 때 된장을 반 스푼 정도 푸는 제 습관에서 점차 발전한 것인데 해장용으로 딱 좋다며 감을 잡으신 분들이 많다”는 글을 올렸다.

이 게시물에는 “아이들과 같이 먹었는데 만족입니다” “남은 국물은 물과 밥을 넣고 끓여 먹었는데 면보다 밥이 더 맛있었습니다” “재구매하려고 기다리고 있어요” 등 여러 댓글이 달렸다.

정 부회장은 팔로워가 페이스북 10만여명, 인스타그램 4만여명에 달한다. 유저들은 댓글과 ‘좋아요’ 누르기로 그의 게시물에 자유롭게 반응한다. 이 정도면 정 부회장을 인플루언서(SNS에 영향력을 가진 사람)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듯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CNB에 “정 부회장은 SNS로 소통하면서 (사업 아이템에 대해) 영감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며 “경영적인 내용 뿐 아니라, 일상적인 개인사도 적극적으로 SNS에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 경영’으로 다가가다



정 부회장은 음악을 ‘소통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현대카드는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뮤직 라이브러리’를 운영하고 있는데, 정 부회장은 이 공간에서 만난 뮤지션들의 영상과 사진을 SNS에 올리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음악에 대한 게시물도 많이 올린다. 잔나비 보컬이 정 부회장 사무실에 있는 모습(왼쪽)과 국내외 뮤지션들이 그에게 선물한 LP와 씨디 사진. (사진=정태영 부회장 인스타그램)

최근에는 밴드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 씨가 정 부회장의 사무실에서 음악을 듣는 영상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사무실에 앨범 들고 놀러 온 최정훈, 최정준 형제와 함께 새 앨범을 기계에 걸었다. 대중의 가슴을 위한 앨범을 낼 때와 때로는 자신의 가슴을 위한 앨범을 낼 때의 심정 등을 이야기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소개했다.

‘뮤직 라이브러리’ 내 별도공간인 언더 스테이지(공연장)에서 뮤지션 유희열, JTBC 예능 프로그램인 ‘싱 어게인’ 출연자인 김준휘 씨 등과 함께 찍은 사진도 올렸다. 정 부회장은 “중후한 음색의 발견”이라고 칭찬했다.

 

국내외 유명 뮤지션들이 선물로 준 LP와 CD 사진도 업데이트하고 있다. 마룬5, 스팅, 위켄드, 잔나비, 콜드플레이, 퀸 등이다. 이에 대해 그는 “참 고마운 행운”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사진도 자주 올리는 편이다. 음악을 듣거나, 뮤지션 유희열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다. (사진=정태영 부회장 페이스북)

이처럼 정 부회장이 SNS를 활발하게 하는 이유는 문화 마케팅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그가 SNS에 올리는 내용 대부분이 현대카드와 관련된 음식, 음악, 건축 미술 등이기 때문. 이는 소비자들에게 현대카드가 문화기업임을 각인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CNB에 “정 부회장은 유튜브 강연에서 사운드를 그림과 일치시키는 싱크로나이제이션(Synchronization)을 언급한 적이 있다”며 “고객이 좋아하는 혜택과 컬러, 비쥬얼 등 다양한 요소들이 통일성이 있어야 좋은 브랜딩이 된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CNB=손정호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