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눈이 삐딱하니까 삐딱하게 보이는 것”...‘이재명 국감’서 주목 받은 이유

'미스터 쓴소리', 국힘 의원들과 '이유있는 충돌'

심원섭 기자 2021.10.22 10:14:13

지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조응천 감사반장이 초시계를 들어 보이며 시간을 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국정감사의 최대 이슈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국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였다.  

 

여기에서 주목받은 인물은 증인으로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였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와 국민의힘 의원들 간에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고, 이 지사의 ‘압승’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경기도 국감이 막을 내렸다.

 

그런데 경기도 국감에서 이 지사 후보 못지않게 주목받은 인물이 있다.

 

지난 20일 열렸던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에서 국민의힘 소속인 이헌승 국토위원장을 대신해 위원장 직무 대리를 맡아 사회를 봤던 민주당측 감사반장인 조응천 의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조 의원은 시종일관 국민의힘 의원들과 신경전을 벌여 관심을 끌었다.

민주당내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조금박해'(조응천, 금태섭, 박용진, 김해영) 중 한 명인 조 의원은 공식직함은 민주당 측 감사 반장이었지만, 이날은 ’위원장‘을 맡은 것이다.

이날 감사 초반에 조 의원이 사회를 맡게 됐을 때만 해도 국민의힘은 조 의원이 ‘조금박해’의 일원이라고 불리는 만큼 엄정 중립을 지켜줄 것을 기대한 반면, 민주당은 자당 소속 의원인 만큼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주길 기대하면서도 내심 돌발상황을 우려하는 등 여야의 표정은 엇갈렸다.

그러나 조 의원은 감사가 시작되자 초시계를 들고 위원장석에 앉아 시종일관 이 지사와 여야 의원들의 답변·질의 시간을 재면서 이 지사에게 ‘발언 시간을 정확히 재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분위기가 남달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위원장 대행을 맡아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민주당 조응천 감사반장이 감사를 종료하려하자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조 의원은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이 지사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점을 풍자하려는 취지의 ‘양두구육’을 표현하기 위해 들고 온 소품인 양 가면을 씌운 개 인형을 갖고 질의에 나서자 "여야가 국감장에 다른 물건을 들고 들어오지 말자고 합의했는데 이를 어겼다"고 지적하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조 의원은 질의를 시작하려는 송 의원을 향해 “마이크를 꺼라”고 제지하면서 “여야 간사 간 합의로 회의장 내 국감 분위기를 방해할 수 있는 물건을 갖고 오지 않도록 하지 않았느냐. 인형을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송 의원이 계속 버티자 주위 사람에게 인형을 위원장석으로 가져오라는 손짓을 계속해 결국은 제거했다.

이어 송 의원이 “(이 지사에게) 야당 의원들 질의에 답변할 때 핵심적인 내용만 짧게 답변해줄 수 있도록 엄중이 요청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하자 조 의원은 “제가 지금 기술적으로 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등 국감이 진행될수록 조 의원과 야당 의원의 설전은 거칠어졌다.

뿐만 아니라 조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작심한 듯 “눈이 삐딱하니까 삐딱하게 보이는 것이지 무슨 소리를 하느냐”며 “내가 똑바로 하고 있지 않느냐”고 맞받아치는 등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조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지사가 의원들의 질의가 끝난 뒤에도 답변을 계속한다”고 항의하면서 “사회자 마음대로 하느냐”고 따지자 “사회자라니, 내가 뭐 MC냐. 지금 뭐 지역 행사하는 거냐”고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사회를 계기로 지난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며 민주당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해오며 여권 지지자들의 비판을 받았던 조 의원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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