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CEO] “도전은 현재진행형” 윤종규號 KB금융의 ‘혁신’ 이야기

도기천 기자 2021.10.19 09:27:20

윤종규표 ‘디지털 드라이브’ 2라운드
서민금융 60년史, ‘밀착형 디지털’로
격없는 만남·토론…최대무기는 ‘소통’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 AI체험관에서 강연하고 있다. (KB금융 제공)
 

3연임에 성공한 장수 CEO, 소통의 달인, 디지털 경영의 표본, 역대급 실적의 주인공…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윤 회장은 1973년 외환은행에서 행원 생활을 시작해 국내 4대 금융지주의 하나인 KB의 수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50년 가까이 금융권에 몸담아온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총공세에 맞서 디지털 개혁을 완수하는 일이 그것이다. “혁신으론 부족하다.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외치는 그의 뒤를 따라가 봤다. (CNB=도기천 기자)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 되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 말자. 각자가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최고의 인재로 거듭나자”

지난달 KB금융지주 창립 13주년 기념식에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강조한 말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역대급 실적행진에도 불구하고 위기감이 느껴졌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토스뱅크까지 출범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대공세’가 시작됐기 때문. 인터넷은행들은 파격적인 금리와 모바일에 기반한 첨단 플랫폼을 활용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윤 회장은 최근 “KB를 종합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대전환한다”고 선언했다. 창의적인 디지털 기업으로 탈바꿈하자는 것.

여기에서 윤 회장이 앞세운 무기는 ‘소통’이다. 소통을 통해 디지털 패러다임이 완성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이 아이디어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고객에게 가장 편한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백팩 멘 회장님’으로 통할 정도로 직원들과 눈높이를 맞춘다. 대표적인 사례가 윤 회장이 직접 참여하는 ‘타운홀미팅’이다. 그룹의 경영 전략, 경영 성과 등을 직원들과 공유하면서 다양한 주제로 격없이 묻고 답하는 자리다. 현재는 코로나19로 대면이 어려워 유튜브 생중계 형태로 열리고 있다.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열심이다. 최근 육아·외국어학습·재테크·결혼·워라밸 등을 주제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과 ‘e-소통라이브’를 가졌다. 또 윤 회장은 사내 인트라넷 ‘CEO와의 대화’ 코너를 통해 현장활동과 경영 메시지 등을 수시로 전하고 있으며, 익명 게시판을 통해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백팩을 메고 출근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직원들과의 격없는 대화를 좋아해 ‘소통전문가’라는 별칭이 붙었다. (KB금융 제공)
 

A부터 Z까지 ‘고객과 호흡’



KB국민은행이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인 ‘뉴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은 이러한 소통의 결과물이라 할 만하다.

이 앱은 인앱브라우저 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 앱에 담기지 않은 제3의 서비스를 다른 앱으로 이동하거나 앱인앱 방식이 아닌 웹 브라우저를 띄우는 형태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보험, 증권 등 KB계열사가 제공하는 일부 금융 서비스를 앱 하나로 이용할 수 있다.

KB페이도 뉴KB스타뱅킹 앱에 탑재된다. 앱 내에 탑재된 KB페이에 국민은행 계좌를 등록하면 국내외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실물카드 없이도 편리하게 결제가 가능하다.

그간 금융소비자들은 각각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별도 앱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B는 수많은 아이디어 회의를 거치며 고객의 눈높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했다. 뉴KB스타뱅킹 앱은 이런 ‘소통’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최대 화두였던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에 시동을 건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에 흩어져있는 개인금융정보들을 수집해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 신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인데, 올해 초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가 금융위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

은행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전문적 자산관리 노하우와 데이터 연계 기술, 오프라인 네트워크 등을 접목한 심리스(Seamless)한 자산관리서비스 고도화를 추진 중이며, 카드는 마이데이터 기반 130여개 금융기관의 정보를 연동한 ‘Liiv Mate 3.0’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맞춤형 금융상품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위워크 신논현점 7층에 마련된 KB이노베이션허브 전경. KB이노베이션허브는 KB금융그룹과 핀테크 스타트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KB금융 제공)
 

디지털 혁신의 방점은 ‘생활밀착’



이처럼 윤 회장이 추구하는 디지털 혁신은 ‘고객과의 소통’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는 1963년 정부의 서민금융 전담 국책은행으로 설립된 국민은행의 정신과도 일치한다.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서민과 함께해온 노하우가 이제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KB가 제공하는 여러 핀테크 서비스들은 이런 가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지난 1월 기존 앱을 개편한 ‘리브부동산’은 다양한 부동산 정보를 한곳에 모아 알기 쉽게 보여준다. KB시세·실거래가·매물가격·공시가격·AI예측시세·빌라시세 등 다양한 부동산 가격정보를 앱 하나로 조회할 수 있다. 또한 지도 상에서 가격정보와 핵심 단지정보, 분양정보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각종 포털사이트와 SNS 등에 흩어져있는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영상 및 리뷰도 클릭 한 번으로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는 부동산 전문 플랫폼이다. 지난달 말 기준 앱 다운로드 수가 200만건을 돌파하며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KB캐피탈의 ‘KB차차차’는 정확한 중고차 시세 제공을 목표로 내부 전담조직과 중고차 전문가들이 함께 만든 중고차거래 플랫폼이다.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개발되었으며, 중고차의 차량 가격에 미치는 50여가지 요소(사고이력, 연식, 주행거리, 연비, 차종 등)를 분석해 현재 시세 뿐 아니라 미래 시세까지도 고객들에게 실시간 제공하고 있다.

국내 금융그룹 최초 사설인증서인 ‘KB모바일인증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안전성과 보안성이 탁월해 발급자수가 880만명(9월말 기준)에 이르며, 최근 1년간 월평균 인증건수가 5750여만건이나 된다고 한다.

 

KB금융 여의도 본점. (KB금융 제공)
 

“변화 두려워말고 1등 금융 되자”



지난해 동학개미, 서학개미, 삼전(삼성전자)개미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주식시장도 KB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최근에는 라이브커머스와 주식거래를 접목시킨 모바일 주식거래 플랫폼(MTS) ‘M-able 미니’를 출시했다. ‘M-able 미니’는 주식 전문가가 출연해 분석하는 종목을 방송화면으로 보면서 바로 주식을 주문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KB증권 MTS 마블(M-able)의 '글로벌 원마켓 서비스'는 고객들의 해외주식투자를 돕는 서비스다. 환전 수수료 없이 원화증거금으로 해외주식을 사고팔수 있다. 2019년 1월 출시 후 현재까지 102만명이 가입해 이용 중이다.

올해 초부터는 미국 주식 무료 실시간 시세 서비스인 ‘실시간 Lite’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에 유료로 이용하던 실시간 시세 정보를 무료로 확인할 수 있게 돼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최근 열린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윤 회장은 “과거 영광을 누렸던 거대 기업들 중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가 많다”며 “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MZ세대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KB 고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늘 편의, 혜택, 즐거움을 드리는 ‘No.1 금융플랫폼’이 되자”며 전 경영진들에게 속도감 있는 실행을 주문했다.

어쩌면 윤 회장에게 ‘디지털 혁명’은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일지 모른다. ‘소통’을 무기 삼은 그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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