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텔링] 박수영 의원은 왜 내부에 수류탄을 던졌나?

‘대장동 50억 클럽’ 실명 공개한 속내

심원섭 기자 2021.10.07 10:52:51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인근에 민주당(위쪽)과 국민의힘이 내건 현수막이 각각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천화동인으로부터 5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이른바 ‘50억 약속 클럽’에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 그리고 경제매체 사주로 알려진 홍모 씨가 포함됐다는 폭로가 나와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이번 폭로를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해석이 분분하다. (CNB=도기천· 심원섭 기자) 

 

'자충수' '고도의 전략'? 해석 분분

여, 수세에서 공세로 '총반격' 나서 

특검 여론 조성 위한 '포석'일수도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6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사업 구조를 설계한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과 복수의 제보를 토대로 이들의 실명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이들 중에는 이미 받은 사람도 있고, 약속했으나 대장동 게이트가 터져서 아직 받지 못한 사람도 있고, 급하게 차용증서를 써서 빌렸다고 위장을 했다가 다시 돌려줬다는 사람도 있고, 빨리 달라고 재촉하는 사람도 있다는 추가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녹취록에는 성남시의회 의장과 시의원에게도 로비자금이 뿌려졌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며 “‘50억 클럽’을 포함한 화천대유 자금 흐름과 관련해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를 통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박 의원의 명단 공개 이후 여당은 포문을 열었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와 가까운 의원들이 거친 반응을 쏟아냈다.

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언론사 사주로 알려진 홍모씨 제외하고는 전부 박근혜 정부 때 사람들”이라면서 “이들이 실소유자라고 한다면, 말 그대로 ‘국민의힘 게이트’로서 토건 기득권 세력과 일부 법조계, 그리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치인들이 합작해서 만든 작품인데 왜 결론은 이재명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민형배 의원도 “아무런 근거도 없이 특정 대선후보를 거론하는 무책임한 정치공세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오히려) 대선후보로 한정해서 보면, ‘화천대유 국민의힘 게이트’로 지금까지 윤석열 후보 부친의 집 거래를 통한 연루 가능성이 있다”고 거들었다.

 

이재명 지사는 한 언론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국민의힘 내부에서) 수류탄 터졌는데 맞은게 나라고 하는 꼴"이라고 비유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화천대유 관련 이른바 ‘50억원 약속 클럽’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국민의힘에 불리한 내용을 국민의힘 소속 박 의원이 공개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자충수’인지 아니면 ‘고도의 전략’인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7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장동 의혹 특검 관철에 사활을 건 국민의힘으로서는 특검 도입을 관철하기 위해 의혹의 중심인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을 받기로 약속받은 정관계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문가는 “만약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구체적인 로비 정황이 드러난다면, 특검 도입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즉, 야권에 불리한 내용이지만 폭로해서 특검 정국을 조성하자는 속내라는 얘기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 임에도 특검을 도입하려는 것은 대선 정국을 '대장동 의혹'으로 조성해 여권의 유력 후보인 이재명 지사를 흔들려는 의도로 읽힌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이 지사가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었다는 판단 하에, 국민의힘 후보들이 이 지사에게 조금 밀리고 있는 형국을 반전시키기 위해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특검 절차가 매우 복잡한 만큼, 대선 때까지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한 시간끌기용"이라고 해석했다.

 

(CNB=도기천· 심원섭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