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파주 평화누리공원에서 만난 전기자동차 충전기

손정호 기자 2021.09.09 09:46:40

파주 평화누리공원에 있는 환경부의 전기자동차 충전기. (사진=손정호 기자)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산책하고, 걸음을 옮기다가 주차장에서 환경부의 전기자동차 충전기를 만났다. 얼마 전에 LG화학의 계열사로 배터리 사업을 하는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관심 있게 살펴봤기에 이 충전기가 반가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형 배터리, ESS(Energy Storage System) 등을 생산한다. 현재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글로벌 10위권 안에 들어있다고 한다.

배터리 시장에서 현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기차인데, 세계 주요국들은 정책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현대자동차는 ‘퓨처링 제네시스’를 통해 오는 2030년부터 제네시스를 수소·순수 전기차만 판매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제너럴모터스(GM)는 전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플랜을 만들었다. 테슬라는 전기차만 생산하고 있다.

화석연료는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고, 환경 오염은 계속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체에너지 사용이 용이하고 환경 오염이 적은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배터리 시장 규모도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인 SNE리서치에 의하면 2025년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1800억 달러(약 211조원)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인 1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충북 청주시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오창 제2공장을 방문해 ‘K-배터리, 세계를 차지(charge)하다’라는 전략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반도체가 정보를 처리하는 두뇌라면 배터리는 제품을 구동시키는 심장과 같다”며 “선박도, 항공기도, 철도까지 배터리로 움직이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가 스마트폰, 노트북 등 IT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배터리는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평화누리공원에 있는 전기차 충전기를 보면서 제2의 반도체 산업이 우리나라에서 안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 경제의 발전과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에 따라 국가는 이런 기업과 산업이 조화로운 경제 생태계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평화누리공원에서 전기차 충전기를 만나기 전에, 파주 출판도시에서 택시를 타고 한강 옆에 있는 통일로를 달렸다. 60대 정도로 보이는 나이 든 택시 운전기사가 한강을 따라 펜스가 있는, 앞으로만 곧게 뻗은 도로를 달리며 통일로라고 소개했다. 이 도로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 떼를 몰고 방북했던 길이라고 했다. 현재는 현대아산에서 추진하던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평화누리공원의 전기차 충전기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전기차를 타고 다시 남북경협을 향한 평화의 길을 달린다면 한국 경제는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은 아직 요원한 일이지만, 그런 꿈을 잠시 햇빛을 받으며 꾸어봤다. 나이스 드림(nice dream)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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