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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아침마다 비판한 ‘문모닝’에서 ‘충성’ 맹세한 이유

대선 땐 안철수 지지하며 매일 비판…“김대중·노무현·이희호 하염없이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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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0.07.04 14:21:47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을 내정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에서 문 대통령이 당시 민주평화당 박 의원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사진=연합뉴스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국가정보원장에 깜짝 발탁한 것을 두고 의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야권 인사를 장관급에 발탁한 것은 물론, 과거 문 대통령과 박 내정자가 껄끄러운 관계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박 내정자의 ‘구원’은 지난 2003년 대북송금 특검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북송금 특검법 거부 대신 공포를 택했고, 그 결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 밀사 역할을 했던 박 내정자는 특검 수사를 받고 옥고를 치뤄야 했다. 이때 문 대통령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이어 두 사람간의 갈등 양상은 지난 2015년 2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 당권경쟁을 벌이면서 정점을 찍었다. 박 내정자는 문 대통령을 향해 “꿩도 먹고 알도 먹고 국물까지 마신다”며 ‘부산 친노’ ‘패권주의자’로 낙인찍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으며, 문 대통령은 TV토론에서 박 내정자의 집요한 공격을 받자 “왜 없는 말을 하느냐. 그만 좀 하시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

같은 해 말 박 내정자는 안철수 김한길 전 의원 등 비주류와 동반 탈당해 국민의당을 만들었고,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호남 의석을 싹쓸이하는 녹색돌풍을 일으키는 데 앞장섰다. 정치생명까지 걸었던 문 대통령에게 호남에서의 충격적 참패는 큰 타격이었다.


2017년 대선 때도 박 내정자는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며 거의 매일 문 대통령을 비난해 ‘하루를 문 대통령 비판으로 시작한다’는 뜻의 ‘문모닝’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을 향한 공세의 최일선에 섰던 악연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박 내정자를 국정원장에 발탁한 것은 남북관계 복원의 물꼬를 트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지난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막대한 역할을 한 바 있는 박 내정자는 2017년 대선 이후 야당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우리 모두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지지자가 돼야 한다”고 말하는 등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박 내정자와 그간의 구원을 해소하며 남북관계 진전이라는 공감대를 쌓아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튿날인 지난달 17일 외교안보 원로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 박 내정자를 초청해 의견을 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편, 세간의 예상을 깨고 신임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된 박 내정자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정되었다는 통보를 청와대로부터 받았다”며 “역사와 대한민국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님을 위해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박 내정자는 “앞으로 내 입에서는 정치의 정(政)자도 올리지도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과 전화 소통을 중단한다. 후보자로 임명해 주신 문재인 대통령님께 감사드리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님이 하염없이 떠오른다”고 소감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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