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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하청 노동자의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전봇대 까치집 제거 작업

안전규정은 현장에선 실효성 전무, 2만볼트 이상의 고압전류 흐르는데 규정 어겨가며 하청 유지 위해 목숨 걸고 까치집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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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병곤기자 |  2020.03.30 20:53:34

2만볼트 이상의 고압전류가 흐르고 있는 가운데 규정도 어겨가며 목숨을 걸고 작업을 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 하청 노동자

날씨가 봄을 맞이해 포근해지자 유난히 까치들의 활발한 활동이 눈에 띈다.

 

까치들이 산란기를 맞아 자신의 알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뭇가지를 물고와 전봇대 등 높은 곳, 특히 전류의 따뜻한 열기 때문에 까치들이 전봇대에 집을 많이 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까치들의 집 짓기에 유난히 바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한국전력공사에서 하청을 맡아 까치집 등을 제거하고 있는 하청 노동자들이다.

 

문제는 이들 노동자들이 감전의 위험과 동시에 추락의 위험성을 갖고 그 위험천만한 작업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노동자들 대부분이 사활을 걸고 전봇대에 올라 타 까치집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한전의 규정에는 전봇대 등 높은곳에 오를때는 반드시 2인 이상이 팀을 이뤄 작업을 수행해야 하며 또한 자신의 안전을 위해 몸을 지탱해 줄 안전고리 2개 이상의 장비를 갖추고 작업을 수행해야만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질 않고 있다.

 

대략 전봇대의 높이는 약 6~7미터 가량 추측되지만 이들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시간과의 싸움이 곧 돈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규정을 지키며 일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것이 현실이다.

'안전운행'이라는 문구가 적힌 프랭카드를 걸고 있는 한국전력공사 하청 노동자의 차량, 하지만 하청 노동자의 안전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본지 기자도 우연히 전봇대를 오르고 있던 한 하청노동자의 작업현장을 목격하게 됐다.

 

이 노동자는 전봇대를 3미터 정도 올라가다 중간에 잠시 발을 헛뒷었다. 다행히 이 노동자는 다시금 성큼 성큼 전봇대 상단까지 단숨에 올라갔다. 그제서야 이 노동자는 안전띠를 그 높은 곳에서 전봇대에 자신의 몸을 의지했다. 참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후, 한참을 까치집 제거에 몰두하고 다시금 전봇대 밑으로 내려온 노동자는 큰 한숨을 쉬었다.

 

본지 기자는 그 노동자에게 다가가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본지 기자는 "제가 알고 있는 안전규정은 안전고리를 하나가 아닌 2개 이상의 안전고리를 걸고 작업을 해야하는것 같다. 왜 고리가 하나밖에 없는지 궁금하다. 자칫 위험할 수 있는데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질문을 던지자 노동자는 "나는 한전에서 하청을 받고 작업중인 직원이다. 안전고리 하나만 갖추고 작업하는것이 위험하다는걸 알고는 있지만 내가 관리해야할 지역이 워낙 많다보니 규정을 지키며 일하기에는 현장에선 쉼지 않다. 한전에서도 규정을 지키라고 매번 주의를 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그 노동자는 "2일 이상이 작업을 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작업하기가 엄두가 나질 않는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하청직원들은 이런 형태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청 노동자는 사실 변압기 이상은 절대 올라가서는 안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까치집은 전봇대 꼭대기에 위치해 있어 변압기 아래서 작업하기에 너무 버거워 이렇게 꼭대기 상부까지 올라가 작업을 하고 있다. 변압기 위 작업은 크레인을 올려 작업해야 하지만 우리같은 하청직원들은 그 비용을 들여 작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변압기 상부에는 고전압인 2만볼트가 넘는 강한 전류가 흐르고 있다. 절연장갑을 끼고 있어도 자칫 감전사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이에 대해 한전경기본부 관계자는 CNB와의 전화통화에서 "관리 인력 부족으로 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공기업으로써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관련부서와 협의해 하청 노동자들의 교육에 더욱 힘을 쓰겠다. 향후, 더욱 하청 노동자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돌아오는 답변은 예상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만은 않았다. 공기업이 관리 인력 부족을 탓할때 하청직원들은 시간과의 싸움과 함께 갑의 요구에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오늘도 사활을 건 작업에 뛰어들고 있다.

 

(수원=이병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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