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08.21 14:58:17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강당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취임식을 마지막으로 42년간의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군복을 벗은 이순진 전 합참의장이 재조명되면서 연일 포탈의 실검에 상위순번을 점령하고 있어 정치권의 물론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건군 이래 처음으로 합참의장 이·취임식에 참석해 이 전 의장을 ‘순진 형님’이라고 부르며 ‘참군인’ ‘작은 거인’이라고 극찬했으며, 청와대에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의장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40년이 넘는 군 생활 동안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이 전 의장 내외에게 딸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캐나다 왕복 항공권을 ‘깜짝 선물’해 관심을 끌었으며,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의장이 나라를 지키느라 가정에 소홀히 한 부분이 있다면 다 갚으시라는 문 대통령의 마음을 담은 것”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파격적인 행보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지난달 18일 북한의 도발로 안보 위기가 심화한 가운데 군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한편, 방산비리 의혹으로 위축된 군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마련한 청와대에서 있었던 군 지휘부 초청 오찬자리에서 였다.
이 자리에서 이 의장은 42년간의 군 생활을 회고하면서 “42년간 마흔다섯 번의 이사를 했고, 동생들 결혼식에도 한 번도 참석 못 했다”며 “이것이 분단 상태인 조국을 지키는 대한민국 군인의 숙명인 것 같다”고 말해 문 대통령이 큰 감명을 받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오찬 종료 후 동석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조용히 다가가 이 의장의 전역일이 언제인지 물었으며, 송 장관이 후임 합참의장의 취임식 때 전역식을 같이 하게 될 것이라고 답하자, 문 대통령은 이 의장의 전역식에 꼭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공관병 갑질’로 수사를 받고 있는 박찬주 대장과는 정반대 사례로 이 전 의장이 공관생활 당시 공관 조리병을 원대 복귀시키고 부인이 직접 음식 준비를 해 공관병을 한 명만 뒀다는 일화를 전하면서 칭찬하자 이 전 의장의 부인은 “제가 직접 음식 준비를 하지 않으면 마음이 안 놓여서요”라고 말했고, 이 전 의장도 “제가 입이 짧아서 집사람이 해주는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쑥스러워 했다고도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 대장은 오늘 전역사를 통해 아내가 한 고생을 말하며 눈물을 흘렸고, 부인 역시 전역사를 마치고 내려온 남편을 포옹해주었다”며 “참 보기 좋은 모습”이라고도 말했으며, 이 전 의장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하고, 부인 박경자 여사에게 캐나다 항공권과 함께 꽃다발을 선물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신임 군 수뇌부로부터 보직 및 진급 신고식을 받고 삼정검에 수치를 달아줬으나, 국회 인사청문 대상자인 관계로 보직신고를 하지 못했던 정경두 신임 합참의장의 삼정검(장군 진급 시 대통령이 수여하는 검)에 수치(유공자나 유공단체에 포상할 때 주는 끈이나 깃발)를 달아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