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실적이나 내용이 거의 비공개인 오프라인 미술품 시장과 달리 미술품 인터넷 경매는 투명성이 필수다. 따라서 경매 결과만 잘 살펴봐도 인기 화가를 가늠할 수 있다.
특히, 작품 및 화가사진, 낙찰가, 낙찰자 아이디 등을 홈페이지 내에 영구 공개하는 점 덕에 미술품 애호가들 사이에서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미술품 경매사이트 포털아트(www.porart.com)는 더욱 확인해 보기 쉽다. 마침, 포털아트가 자사 경매 결과를 통해 집계한 국내 최고 인기 화가의 면면을 최초 공개했다.
포털아트에 따르면 이 회사가 국내 유명화가 작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올해 초 이래 가장 많은 작품이 판매된 화가는 ‘일출-신.망.애’ 시리즈로 유명한 중진화가 신동권 화백으로 지난 10일까지 무려 416점이 판매됐다. 2위는 김길상 화백으로 작품 337점이 팔렸다. 신화백의 작품은 ‘태양’을 주제로 ‘믿음’. ‘소망’. ‘사랑’을 담아낸 작품들이다. 때문에 개업 선물이나 입학, 졸업 선물로 인기가 높다.
김 화백의 작품은 ‘가족’, ‘동심’, ‘여심’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주로 그린다. 특히, 정보통신부에서 연하장을 만들기 위해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네티즌 투표를 실시한 결과, 네티즌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어 1회부터 3회까지 3년에 걸쳐 연속 소개됐다. 김 화백의 작품은 누구에게나 선물할 수 있고, 어느 가정에나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포털아트 김범훈 대표는 “1, 2위를 기록한 두 화백의 작품은 모두 독창적인 작품인데다 선물하기에 적당하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신기한 것은 판매되는 작품 수가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호당 평균 경매 낙찰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것인데 신화백의 경우 8개월 만에 호당 가격이 2배 정도 상승할 정도로 투자가치가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호응을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털아트에 따르면 70대 이상 원로화가들의 작품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원로화가 중엔 안호범 화백이 136점으로 단연 선두이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철새 군무를 30년 이상 창작해 온 정의부 화백이 122점을 팔아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또, ‘산의 소리’를 화폭에 담아온 신종섭 화백이 119점,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최광선 화백의 독특한 ‘장미’ 작품이 105점이 팔렸다. 특히 신화백의 경우 작품이 동이 나서 화실에도 작품이 없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호당 평균 경매 낙찰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국내 화가 중 최초로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은 80대 원로화가 이한우 화백의 경우 모두 118점이 판매됐다. 이화백의 경우 작품 낙찰가가 보통 1000만~7000만원 선을 형성되고 있어 실제 판매액이 이미 15억 원을 넘어 국내 화가 중 내년에 소득세를 가장 많이 내는 화가로 기록될 것이란 것이 포털아트 측 설명이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국내 중견 작가 중엔 가국현(70점), 김석중(181점), 남택수(114점), 박병구(92점 판매), 이황(129점) 화백 등이 있다. 이들의 작품은 30만~200만원 수준에 낙찰되고 있다.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화가로는 일본에서 호당 70만원 이상에 3500점 이상을 소개한 차일만 화백과 국내 여류화가 중 일본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소개한 강미덕 화백 등으로 포털아트를 통해 각각 97점과 107점을 팔았다.
기업 선물로 가장 인기가 있는 작품들은 북한 작품들이다. 특히, 북한 화가가 세계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는 ‘소나무화’, ‘호랑이화’, ‘동양화’ 등의 인기가 특히 높다. 게다가 얼마 전 북한 화가 작품들이 영국에서 우리 돈 1000만~3000만원에 판매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의 인기도 덩달아 급상승하고 있다.
유흥음식점 등에 가장 인기 있는 작품들은 중국화가 작품들이다. 특히 사실적 인물화, 누드화는 인기가 점점 올라가고 판매 수가 늘어나고 있다. 또, 사실주의 작품들의 경우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일컬어지는 구소련(우즈베키스탄) 화가의 작품들을 찾는 미술품 애호가도 많다.
포털아트 김범훈 대표는 “미술품 판매의 중심축이 화랑에서 인터넷으로 이동하면서 미술품 구매가 예전처럼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닌 보통 사람들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대중에게 인기 있는 화가들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면서 “특히, 내년 초 소득세 신고를 앞두고 올해 포털아트를 통해 작품을 판매한 모든 화가들의 소득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면 우리 미술계의 진정한 ‘블루칩 화가’들이 어떤 분들인지 명백히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포털아트는 하루 60~100점 이상, 월간 1800~3000점의 미술품을 판매하는 국내 최대 미술품 단일 판매 창구다. 이 회사의 월간 미술품 판매량은 화랑협회에 등록된 전국 100여 화랑 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