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경선은 그동안 ‘나홀로’ 선거운동을 벌여 온 우상호 의원과 20일 사의를 표명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다음 주 중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이는 박 전 장관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세차례 캠프를 차렸던 곳으로 알려진 종로구 안국빌딩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했다.
우 의원의 캠프 사무실은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대선 캠프가 있었던 곳인 여의도 대산빌딩에 있다.
민주당은 설 연휴 이후인 2월 마지막 주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을 치를 계획이지만 후보가 두 명에 불과한 데다 두 사람 간 지지율 격차가 아직 커서 흥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20일 최고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치열한 경선 국면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우상호, 박영선의 성을 따면 ‘우박’이다. 서울시민들께서 우레와 같은 박수로 성원해주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도전장을 내밀은 바 있다. 3년 만의 ‘리턴 매치’인 셈이다. 당시 박 전 시장이 66.3%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고 박 장관(19.59%)과 우 의원(14.1%)은 각각 2ㆍ3위를 기록했다.
서울시장 도전 ‘재수생’인 우 의원은 지난해 12월 출마 선언 당시 “마지막 정치적 도전으로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하고, 이번 선거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배수진을 치는 등 사실상 정치적 명운을 걸었다.
박 전 장관은 지난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며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천정배·추미애·신계륜 후보를 꺾고 민주당 후보가 됐으나,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 패하는 등 이번이 세 번째 서울시장 도전이다.
우 의원의 최대 강점은 86그룹(1980년대 학번ㆍ1960년대생)의 ‘맏형’으로 쌓아온 당내 조직 기반이며,박 장관은 높은 대중적인 인지도가 자산이다.
공천관리위원장인 김진표 의원은 지난 19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박영선·우상호 후보는 우리 당의 대표적인 스타 정치인”이라며 “마치 메시와 호날두가 축구 시합하는 것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