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후보 선정, 국민의힘 저지로 끝내 ‘빈손’

3차례 투표서 후보 2명 각각 5표 획득에 그쳐…민주 “법 개정 강행”

심원섭 기자 2020.11.19 11:08:29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3차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 18일 열린 회의에서도 공수처장 최종후보 선출에 실패, 활동을 종료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법개정을 통한 강행수순에 들어가 여야의 갈등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에서 후보자 추천을 위한 제3차 회의를 개최하고 3차례에 걸쳐서 최종 후보 2인을 선출하기 위해 세차레에 걸쳐 투표를 시도해 다수 득표자 4명으로 범위를 압축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마지막투표에서 국민의힘측 후보추천위원 2명의 반대로 정족수 6인 이상의 동의를 얻은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데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변협이 추천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추천한 전현정 변호사가 가장 많은 5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연 공수처장후보 추천위원회위원장이 지난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3차 회의에서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 추천위는 한 관계자는 19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어제 4시간 반에 걸쳐 마라톤회의를 했으나 결국은 국민의힘 추천위원들의 연속적인 반대로 후보 2인을 선출하는 데 실패했다”며 “이후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회의를 계속하자고 제안 했으나 위원회 결의로 부결됐고, 이로써 추천위 활동은 사실상 종료됐다”고 말했다.

당연직 추천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제안대로 다시 회의를 한다고 해서 후보를 결정할 수 있을지 근본적 의문이 들었다”며 “다음 회의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추천위원회는 소수 비토권의 악용으로 아무런 진전 없이 사실상 종료됐다. 어떤 공수처장 후보자도 추천하지 못했다”며 “사실상 국민의힘의 반대로 합의에 의한 추천이 좌절된 돼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국민의힘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최 대변인은 “넉 달이 넘는 동안 국민의힘은 일관된 지연전술로 공수처 무산 전략에만 매달렸다”면서 “민주당은 국민 앞에 천명했듯이 법사위가 중심이 되어 대안을 신속히 추진하도록 할 것이다. 법을 개정해서 올해 안에 공수처를 반드시 출범시킬 것”이라고 압박했다.

반면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회의를 계속하자고 제안했는데도, 법상 행정기구인 추천위가 자진 해체해버린 꼴”이라며 “민주당이 처장 추천을 마음대로 하도록 상납하는 법치 파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 원내대변인은 “삼권 분립에 따라 엄중히 중립을 지켜야 할 법원행정처장조차 자발적으로 정부 여당의 수족이 됐다는 사실에 경악한다”라고며 “추천위원들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후안무치한 법치 파괴에 동조하는 것을 중단하고, 추천위 회의에 복귀해 논의를 속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준엄한 국민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늘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야당 비토권을 삭제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상정해 공수처장 선출을 이달 내 매듭짓는다는 방침이어서 여야 극한충돌을 예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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