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핫] 윤석열 ‘퇴임후 국민 봉사’ 발언 속내는?

"여왕벌 나타났다" 전운 감도는 여의도

심원섭 기자 2020.10.26 10:23:27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국민 봉사’라는 발언과 관련해 퇴임 후 정계 진출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여의도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여당에서는 거친 비판이 이어진 반면, 야권은 은근한 기대감을 내비치는 등 여야의 평가가 선명하게 엇갈렸다.

윤 총장은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의원들의 질문에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도 없다”고 답한 바 있으나, 야권의 지난 4·15 총선 참패 이후 인물난이 부각되면서 부상했다. 윤 총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후보 상위권을 차지해왔다.

이번 윤 총장의 국감 발언을 두고 여당은 "윤 총장이 국감장을 ‘정치인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공간으로 삼았다"며 "그럴 것 같으면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검찰총장의 직분을 다하는 것이 곧 국민을 위한 봉사”라며 윤 총장을 향해 직격탄을 쏘면서 “본래 공직자의 자리란 국민께 봉사하는 자리로서 (퇴임 후) 천천히 생각해 볼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보수언론과 야당이 유력 대권후보로 지지를 보내니 대통령도 장관도 국민도 아무것도 눈에 뵈는 게 없는 게 분명하다”며 “검찰을 정치적 욕망을 위한 사유물로 전락시키고 있다. 검찰개혁을 완수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역시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을 겨냥해 “‘주권재민(民)’이지 ‘주권재검(檢)’이 아니다”라며 “‘칼’은 잘 들어야 한다. ‘칼잡이’의 권한과 행태는 감시받고 통제되어야 한다”는 짧은 글을 적었다.

반면, 국민의힘 황규환 부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여권의 반응 겨냥해 “공직자가 퇴임 후에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상식적인 발언에 대해, 화들짝 놀라 지레짐작 비판하고 나선 모습이야말로 소모적이고 부끄럽다”고 일갈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여왕벌이 나타났다. 야권 정치 지형의 대변화는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야권은 당장 윤 총장이 명확히 거취를 밝힌 것은 아니라고 해도, 향후 영입 추진 가능성을 타진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의 국감 발언은) 여의도 판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대단한 정치력으로 잘 모실 테니 정치판으로 오라”면서 “역대 검찰총장 중 이렇게 정치적인 총장은 전무했다.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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