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故이건희 삼성 회장' 평가 엇갈려

여 “영욕의 삶” vs 야 “선각자”…대립구도 뚜렷

심원섭 기자 2020.10.26 10:03:51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에 조문한 뒤 장례식장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25일 별세한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고인을 애도하는 데에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그 공과(功過)에 대해선 평가가 선명하게 엇갈렸다.

 

故 이 회장은 재계 인사이기는 하지만, 여의도 정가에서도 언제나 이슈의 한복판에 섰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진보-보수 진영의 시각차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허영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던 영욕의 삶”이었다는 고인의 공과를 담은 논평을 냈다.

이어 허 대변인은 “삼성은 초일류 기업을 표방했지만, 이를 위한 과정은 때때로 초법적이었다”며 “이 회장의 타계를 계기로,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대국민 사과에서 국민들께 약속했던 ‘새로운 삼성’이 조속히 실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정호진 수석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이 회장은 대한민국 사회에 어두운 역사를 남겼고 그 그림자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이어졌다”며 “이제 재벌개혁을 자임하는 국민 속의 삼성이 되길 바란다”고 삼성의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배준영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이 회장의) 미래를 선도할 인재에 대한 애정과 철학은 지금도 인재육성의 교본이 됐다. 고인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혁신과 노력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던 선각자”로 추켜세웠다. 

국민의당도 안혜진 대변인의 논평에서 “경제계의 큰 별이 졌다”고 평가하면서 “고인께서 살아생전 대한민국 경제에 이바지한 업적은 결코 적지 않았다. 편히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하지만 여야는 이 회장의 조문 여부에 대해서는 "가족장을 원하는 유족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허 대변인은 “삼성에서 조화·조문을 사실상 사양하는 상황이라 지도부 등 조문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도 “유족 측에서 조문을 사양하고 있어서 지도부가 시기와 방식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의당은 어떤 식으로 장례 형식이 결정되든 조문은 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를 보낸데 이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故 이 회장의 빈소로 보내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재계의 상징이신 이건희 회장의 별세를 깊이 애도하며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건희 회장은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반도체 산업을 한국의 대표 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애도했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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