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與 질타·추궁에도 거침없는 ‘소신발언’ 일관

공격적인 태도에 “똑바로 앉으라” 지적…회한 토로도

심원섭 기자 2020.10.23 10:52:43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다양한 표정으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거침없는 ‘작심발언’으로 이목을 집중시켰으나 그의 막힘없고 공격적인 듯 한 언행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을 사며 곳곳에서 충돌을 빚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윤 총장의 ‘작심발언’은 이날 오전 “(장관의 수사지휘가) 근거·목적 등에서 위법한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정말 비상식적”이라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포문을 연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윤 총장은 “수사지휘권은 장관이 의견을 낼 필요가 있을 때 검찰총장을 통해서 하라는 것이지 특정 사건에서 지휘를 배제할 권한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대부분 법률가가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장관의 부하라면 정치적 중립과 거리가 먼 얘기가 되고 검찰총장이라는 직제를 만들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총장은 취임 당시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해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에 대해 “그때뿐만 아니라 지금도 같은 생각이실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특수통이 배제된 검찰 인사와 관련해서는 “힘 있는 사람에 대한 수사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해야 하는데 누구도 수사에 안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윤 총장을 향해 융단폭격을 가했으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엄호’에 나선 가운데 윤 총장은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을 앞세워 격정적으로 자신을 변호하면서 곳곳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특히 윤 총장은 검사출신인 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구체적 사안에 대해 장관과 검찰총장은 상·하급자 관계”라고 지적하자 “검사를 해보셨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라고 응수했으며, 이에 송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며 질타하자 “제가 검사를 26년 한 사람이다. 왜 자꾸 억지 논리를 대냐”라고 책상을 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또한 윤 총장 가족·측근 비위 의혹을 추궁한 민주당 김용민 의원의 질의에는 “이게 뭡니까”, “참∼어이가 없다” 등 거친 말을 이어가자 이에 김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자 “사과 못 한다”고 맞서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또한 윤 총장은 수사지휘권 발동 근거가 된 법무부의 감찰 결과에 ‘중상모략’이라고 반응한 데 대해선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라고 말해 국감장을 더욱 기장속으로 몰아넣기도 했으며,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 비호설에 대한 추궁에는 “인사권도 없고 주변에서 다 식물 총장이라고 하는데 누가 누구를 비호하느냐”고 발끈했다.

이처럼 국감장을 들었다 놨다 하는 발언 이어가던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수사 방해를 받은 적 있느냐”는 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질문에는 침묵으로 답변을 대신해 눈길을 끌었으며, 윤 총장의 침묵이 계속되자 박 의원은 “없습니다”라고 자문자답 했다.

또한 박 의원이 과거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윤 총장이 외압을 폭로한 사실을 상기시키자 윤 총장은 “검찰 생활을 겪으면서 참 부질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정치와 사법이라고 하는 것이 크게 바뀌는 것이 없구나, 내가 편하게 살지 이렇게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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