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이 온다④] KT의 토종 플랫폼 ‘게임박스’ 체험해보니

가성비 유저에 적합…‘대작’ 부재는 아쉬워

김수찬 기자 2020.10.16 10:00:57

 KT의 국내 토종 플랫폼 ‘게임박스’는 월정액이 저렴해 가성비를 따지는 유저들에게 적합해 보인다 . (사진=KT 제공)

게임에도 ‘구독 경제’가 깊숙이 침투했다. 월 이용료만으로 별도 게임기 없이 PC, 스마트폰, 콘솔 등에서 게임을 실컷 즐기게 된 것. 국내 이통3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에 CNB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게임 서비스 체험기를 연재하고 있다. 이번 편은 KT의 국내 토종 플랫폼 ‘게임박스’다. (CNB=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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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한 플랫폼…터치 두 번으로 구동



게임박스 가입 과정은 ‘간편’ 그 자체였다. SKT(마이크로소프트), LG유플러스(엔비디아)와는 달리 대만 개발사 유비투스의 기술을 적용해 자체 플랫폼을 구축했기 때문에 가입 과정이 간소화된 것이다. 또 카카오톡, 네이버, 구글, PASS 앱 등을 통해 편리한 연동 가입을 지원하기 때문에 ‘가입 절차=귀찮음’으로 인식되는 이용자들에게 큰 매력 요소다.

KT 이용자만 가입할 수 있는 건 아니고 타 통신사 이용자와 5G 미지원 단말기를 사용하는 이용자도 가입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안드로이드에서만 이용할 수 있으며, iOS 지원은 하지 않는다.

가격은 업계 최저 수준이다. 월정액 가입 시 첫 달은 무료며, 연말까지 50% 할인된 월 4950원에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정상가(9900원)로 사용하더라도 SKT ‘5GX 클라우드 게임’(1만6700원)과 LG유플러스 ‘지포스나우’(1만2900원)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다.

월정액 가입자가 아니어도 10개의 추천게임을 무제한으로 이용하거나 유료게임을 5분간 체험 플레이할 수 있는 무료정책도 지원한다. 가입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단 느낌이 들었다.

게임박스의 UI와 UX는 상당히 캐쥬얼한 느낌이다. 원하는 게임을 클릭하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바로 게임이 실행된다. 두 번의 터치만으로 게임이 구동될 정도로 직관적이다. 또 인기 게임 및 유명 BJ의 영상 등 ‘게임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특정 장르 및 취향을 선호하는 게이머에게 흥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다양한 환경에서 체험하고자 갤럭시 S10 LTE, 갤럭시 S20 5G 등 2종 단말기를 준비해 SKT 5G 클라우드 플랫폼을 실행했다. 사진은 갤럭시 S10 LTE에서 구동한 레이싱 게임 ‘WRC4’의 모습. (사진=김수찬 기자)
 

‘아재 감성’ 자극…가상 게임패드로 차별화



지난번 SKT 체험 때와 동일하게 갤럭시 S10 LTE, 갤럭시 S20 5G 등 2종의 단말기와 ‘XBOX 원 컨트롤러’를 준비했다. 네트워크 환경은 LTE, 5G, 와이파이 등 3종이다.

게임박스의 총 게임 개수는 약 115개다. 장르별로는 ▲액션/어드벤쳐(24개) ▲FPS/슈팅(21개) ▲인디/캐쥬얼(32개) ▲스포츠(6개) ▲레이싱(9개) ▲대전(11개) ▲전략 시뮬레이션(7개) 등 7가지 카테고리로 구분돼 있었다.

눈길을 끈 점은 올드 게이머를 위한 오락실 게임 라인업이 존재한다는 것.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인기를 끌었던 슈팅 게임 ‘라이덴’, 횡 스크롤 액션 게임 ‘더블드래곤’과 ‘메탈슬러그’ 시리즈, 대전격투 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 등이 ‘아재 감성’을 자극했다. 해당 게임들은 2인용 지원도 가능하다.

올드 게이머답게 대전격투 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98’을 시작으로 스포츠 게임 ‘NBA 2K20’와 레이싱 게임 ‘WRC4’, 액션 게임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 등을 플레이했다.

고사양 3D 게임의 경우 와이파이와 LTE 환경에서 게임 로딩까지 약 20~25초가 걸렸고, 5G 이용 시 5~6초 정도 단축됐다. 저사양 게임은 모든 환경에서 10초 정도의 로딩 시간이 소요됐다. LTE나 와이파이 환경에서 고속 화면 전환 시 다소 버벅거리는 현상이 있었지만, 5G 환경에서는 끊김 현상 없이 구동됐다.

게임박스의 장점 중 하나는 전용 컨트롤러 없이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100여 종의 게임 각각에 맞춤형 가상 게임패드가 적용됐기 때문에, 좀 더 섬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또한 DIY(Do It Yourself) 기능을 사용해 버튼 터치 습관이나 손가락 크기 등 개인별 상황에 맞게 버튼 위치나 크기, 민감도, 밝기 등을 직접 조정할 수 있었다. 동영상이나 컷신이 나올 때는 가상 조이스틱 버튼 화면을 오프시킬 수도 있다.

‘미니 조이스틱’으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미니 조이스틱을 스마트폰 상단 정 중앙에 부착 후 게임을 실행하면 스마트폰 센서의 위치를 파악해 인식한다. 다만 LTE 단말기에서는 이용 불가하다. 미니 조이스틱은 타 통신사 서비스에서는 지원되지 않아 게임박스의 차별화된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스포츠 게임 ‘NBA 2K20’(위)와 대전격투 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98’를 구동한 모습. (사진=김수찬 기자)
 

대작 부재의 아쉬움…라인업 더 탄탄했으면



저렴한 가격과 차별화된 요소 등은 장점이지만 소위 말하는 ‘대작 게임’이 부재한 점은 아쉽다. 인지도 높은 게임이 없으면 유입 동기가 떨어지고 구독 서비스를 유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게임박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라인업을 보다 탄탄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CNB에 “현재 NHN, 스마일게이트 등과 이미 제휴한 상태이며, 국내와 일본, 미국 등의 주요 게임사와 적극적으로 협상해 콘텐츠 수급에 집중하고 있다. 곧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글화가 미흡하다는 점도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체 115개 중 한글 지원 게임은 약 32개로, 30%에 못 미치는 수치다. 더군다나 한글 지원 게임 중 11개가 인디/캐쥬얼 게임이어서 한글을 체감하기는 더욱더 힘들었다.

클라우드 플랫폼의 스트리밍 특성에 따른 네트워크 지연 문제도 있었다. 5G 환경과 다르게 LTE나 와이파이 환경에서는 게임 실행 시 ‘네트워크 연결 상태를 확인하시고 잠시 후 다시 한번 시도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나오면서 오류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LTE·와이파이 환경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게임박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플랫폼이다. 아이폰 탑재를 앞두고 있으며, 타사와 대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게임박스를 애플 iOS에서도 서비스할 수 있도록 애플과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이 지난 14일 공개한 아이폰 12에 5G가 지원됨에 따라 현실화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을 넘기만 한다면 더 많은 사용자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타 통신사에 비해 구독료가 가장 저렴한 것도 매력적이다. 다양한 게임을 가볍게 즐기는 라이트 유저에게는 최적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게이머라면 구독할 가치가 충분하다.

(CNB=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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